[이제는 지방시대] 옥정호 품고 섬진강 르네상스 활짝… 1000만 관광시대 연다

김용권 2023. 7. 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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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임실군 옥정호의 핵심관광지인 붕어섬 출렁다리를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임실군 제공


전북 임실군에서 정읍시까지 이어지는 옥정호. 1965년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을 만들면서 생긴 거대한 인공 호수다. 유역면적 763㎢, 저수면적 26.3㎢에 이른다. 아침햇살을 받아 호수 위에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일품으로 꼽힌다. 사계절 다르게 보이는 호수 내 붕어섬은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대고 전주·김제·정읍 등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던 이 호수가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임실군이 옥정호 관광개발 사업을 야심차게 추진해온 성과다.

시작은 2015년이었다. 16년간 묶여 있던 옥정호의 ‘상수도 보호구역’이 풀렸다. 2014년 군정을 맡은 심민 군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옥정호를 전북 제일의 수변 관광지로 개발하겠다는 꿈을 세웠다. ‘섬진강 르네상스’라는 깃발을 앞세우고 1000만명 관광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옥정호를 따라 벚꽃과 데크로 조성된 ‘물문화 둘레길’이다. 임실군은 순환도로 완전개통, KTX 정차역 신설 등을 추진, 1000만명 관광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임실군 제공


탄탄한 준비를 거쳐 옥정호를 따라 ‘물문화 둘레길’을 조성했다. 50억원을 들여 운암면 운종리~운암리 7.3㎞에 전망데크와 하늘데크를 놓았다. 사람들이 찾아와 호숫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입석리 요산공원 일대 광장을 정비하고 데크로드와 전망대를 만들었다. 야외공연장과 꽃대궐을 펼쳐놨다. 여기엔 30억원이 투입됐다.

정점은 붕어섬 주변 개발이었다. 3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10월 420m 길이의 출렁다리를 완공했다. 6만6000여㎡의 붕어섬엔 산림욕장과 수변데크, 사계절 경관을 꾸몄다. 출렁다리를 시범 개통한 석 달간 45만여명이 몰렸다. 올해 3월 출렁다리와 붕어섬 생태공원이 정식 개장했다. 임실군은 붕어섬 안에 도서관은 물론 멋진 카페를 유치, 옥정호의 핵심 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다.

더불어 옥정호 순환도로 주변에 왕벚나무 등 7000여 그루를 심었다. 또 15㎞ 구간에 덩굴장미를 심고 1만4000여㎡에 철쭉류와 작약 등을 심었다. 군청 안에 사업을 전담할 ‘옥정호힐링과’도 신설했다. 최진옥 옥정호힐링과장은 “149억원이 들어가는 ‘섬진강 에코뮤지엄’ 진입도로와 연계도로 사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며 “운암대교∼운암면 학암리 19.4㎞에는 2027년까지 ‘물안개길’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운암면 운종리 일대엔 ‘에코누리 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6만5700여㎡의 캠퍼스엔 생활형숙박시설과 전시·문화시설, 공원 등이 들어선다. 옥정호 주변이 정비되면서 호수 주변으로 멋진 카페와 음식점·갤러리 등이 속속 들어섰다.

옥정호는 성수면 치즈테마파크와 함께 임실군에 외지인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임실을 찾은 방문객은 809만명이었다. 2018년(498만명)보다 300만명 이상 증가한 숫자다. 남은 역점사업은 ‘순환도로’ 완전 개통이다. 현재 운암면 쌍암리~운암리 15㎞ 구간만 연결돼 있다. 임실군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국비 등 620억원을 확보해 운암면 청운리∼사양리 6.39㎞를 이을 계획이다. 또 190억원을 들여 운정리 ‘자라섬’을 연결하는 현수교를 건설키로 했다. 붕어섬을 연결하는 진입교량도 세울 예정이다. 이밖에 ‘웰니스 치유복합공간’과 ‘생태숲’ 등도 추진한다. 김치환 임실군 기획감사실장은 “2027년까지 각종 사업을 활발히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우리 임실이 전북 관광의 미래를 선도할 것이란 기대가 커가고 있다”고 말했다.

심민 임실군수
“옥정호는 한국의 보물… KTX 반드시 정차해야”

“옥정호는 이제 전북의 보물만이 아닌 대한민국의 보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심민(76·사진) 임실군수는 3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옥정호 주변을 거닐다보면 변화된 모습이 확연히 느껴진다”며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즐기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10년째 임실 군정을 이끌고 있는 심 군수는 ‘섬진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기획자이자 현장소장이다. 그는 민주당의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군민들로부터 2014년 7월부터 3번 연속 부름을 받았다. 취임 초 지역 발전과 인구 감소 대책 등에 대해 고심하던 중 보호구역에서 해제된 옥정호에서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심 군수는 “농어촌 지자체가 인구 소멸을 막는 방법은 ‘굴뚝 없는 공장’인 관광 산업뿐”이라며 “옥정호를 전국적인 관광지로 만들어 잘 살고 행복한 임실을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임기 3년 안에 군민과 함께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반드시 열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옥정호 순환도로 완전 개통을 숙원사업으로 꼽았다. “다목적댐이 있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순환도로가 없는 곳은 임실이 유일하다”며 “도로가 끊겨 주민들은 인접 지역인데도 다른 길로 멀리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는 “최상의 결실을 위해선 임실역에 KTX가 정차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임실 방문객은 809만명으로, KTX가 정차하는 구례군(581만명)과 곡성군(556만명)보다 200만명 이상 많다며 KTX 정차역 신설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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