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 ‘기독교 때리기’…이번엔 교회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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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또다시 기독교인 빌런(악역)이 등장했다.
김동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전에 공개된 드라마에서는 신앙이 좋지 않아 교회를 설렁설렁 다니던 사람이 주로 빌런으로 등장했는데 이젠 열심히 교회 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까지 악행을 일삼는 캐릭터로 비치고 있다"며 "이런 드라마가 반기독교 정서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인=빌런' 공식에는 교회를 향한 세간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해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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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위선적인 모습 담겨 있어…교회의 신뢰 회복이 우선”
드라마에 또다시 기독교인 빌런(악역)이 등장했다. 이젠 교회 공간마저 빌런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묘사되고 있다. 지난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D.P.’ 시즌2에 나오는 최고 빌런은 기독교인이다. 해당 드라마는 우리나라 넷플릭스 순위 1위를 달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구자운(지진희 분) 준장은 군내 가혹행위 등 조직에 불리한 사건을 적극적으로 은폐한다. 군 수뇌부를 향한 비난 여론을 막으려고 서슴없이 사건도 조작한다. 그는 하급자의 뺨을 성경으로 때리거나 수시로 욕설도 내뱉는다.
반면 그는 교회에서 시편 83~85편을 읽고 묵상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인자한 표정으로 찬송가 288장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를 부르는 등 신실한 신자로 그려진다.
작품 속 교회는 예배를 위한 성스러운 공간보단 빌런들이 전략을 모의하는 공간에 가깝다. 구 준장 오른팔인 또 다른 빌런 오민우(정석용 분) 준위는 구 준장과 교회에서 만나 작당 모의를 한다.
넷플릭스는 드라마에서 이미 수차례 기독교를 좋지 않은 소재로 삼았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수리남’ 등에도 기독교인 빌런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동환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3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전에 공개된 드라마에서는 신앙이 좋지 않아 교회를 설렁설렁 다니던 사람이 주로 빌런으로 등장했는데 이젠 열심히 교회 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까지 악행을 일삼는 캐릭터로 비치고 있다”며 “이런 드라마가 반기독교 정서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 교계에 구 준장과 비슷한 모습으로 교회와 개인의 비리를 감추려는 교인들이 있는 것도 현실”이라며 “드라마가 기독교인의 위선적인 모습을 꼬집는다고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독교인을 빌런으로 내세우면 인물을 보다 자극적으로 연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영훈 성결대 문화선교학과 교수는 “부패한 기독교인은 곧 위선자”라며 “빌런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은 관객에게 빌런을 더 증오하고 미워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 역시 “구 준장은 성경 속 대표적 위선자인 바리새인과 닮아있다”면서도 “예수님은 바리새인과 율법학자 등 위선자를 미워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인=빌런’ 공식에는 교회를 향한 세간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해석도 있었다. 윤 교수는 “기독교인은 윤리적으로 살 거란 기대가 기독교인 빌런의 악행을 부각시킨다”며 “똑같은 일을 저지르더라도 빌런이 기독교인이라면 그는 더한 위선자가 된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교회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장동민 백석대 교수는 “미디어에 반영된 교회의 자화상을 성찰해야 하고 또한 더 좋은 기독교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이런 콘텐츠에 반발하는 순간 또 다른 미움을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현 필름포럼 대표 역시 “이런 드라마를 통해 교회들이 초대교회가 보여줬던 건강한 공동체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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