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혀사는 장애인·가족… 돌봄으로 삶의 질 획기적 개선

2023. 7. 31. 1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장애인 아들을 '업어서 대학 졸업시킨 어머니'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지극한 모성애'의 사례라기 보다 '가족에게 책임을 미뤄버린' 장애인 복지의 비극적 현실 폭로다.

재가 진료, 가정 간호, 사회 복지, 요양 서비스 등 적절한 방문 서비스와 주·야간 보호를 양대 축으로 하는 지역사회 돌봄이 제공되면 장애인과 가족들의 삶은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

장애인들의 삶에서 '집'이 갖는 중요성이 너무 경시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용익의 돌봄 이야기] ⑦ 시급한 지역사회 장애인 돌봄


장애인 아들을 ‘업어서 대학 졸업시킨 어머니’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미담이 아니다. ‘지극한 모성애’의 사례라기 보다 ‘가족에게 책임을 미뤄버린’ 장애인 복지의 비극적 현실 폭로다. “해외여행 얘기를 하지만 우리는 안 바란다. 동네 밖이라도 나가 보면 소원이 없겠다”는 부모의 눈물이 훨씬 현실적이다.

장애는 노화보다 발생 시점이 빠르다. 장애는 늙음보다 긴 고통을 줄 수 있다. 장애는 종류가 여럿이고 양상도 다양하다. 그래서 장애인 서비스는 설계가 복잡하다.

장애인 대책이라면 흔히 소득·고용·건강·이동수단 등을 꼽지만, 사실은 지역사회 돌봄이 가장 바탕에 깔려야 한다. 2021년 말 기준 장애인 총수는 265만명이고 돌봄이 필요한 ‘심한(옛말로 중증)’ 장애인만 해도 98만명이다. 이들은 병원에 가기 어려워 감기·설사가 큰 병으로 악화하기도 하고, 활동 보조가 없으면 방안에 갇혀 살기 십상이다. 재가 진료, 가정 간호, 사회 복지, 요양 서비스 등 적절한 방문 서비스와 주·야간 보호를 양대 축으로 하는 지역사회 돌봄이 제공되면 장애인과 가족들의 삶은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 같은 시점에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노인의 수가 105만명이었음을 생각하면 노인과 장애인의 지역사회 돌봄 수요는 거의 비슷한 규모로 짐작할 수 있겠다.


장애인들의 삶에서 ‘집’이 갖는 중요성이 너무 경시되고 있다. 가장 어려운 처지라 할 수 있는 시설 장애인의 수는 2만8565명(2021년)이다. 이들의 80.7%는 발달(지적·자폐)장애, 13.4%는 뇌병변·지체 장애인이다. 이들은 어려서부터 장애인이 된 경우가 많아 “내 집에서 혼자 살아 보고 싶다”는 안타까운 ‘평생 소원’을 갖고 산다. 이들이 혼자서도 살 수 있는 ‘복지 주택’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그렇지만 절대 다수의 심한 장애인은 가족과 함께 산다. 재가 장애인을 위한 ‘주택 개조’ 사업이 시급하다. 지체·뇌병변 장애인을 위해 문턱을 없애거나 문을 넓혀 주고 앉아서도 쓸 수 있는 높이의 세면·개수대를 만들어 준다면 이들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교통 등 외부 공간의 이동성뿐 아니라 실내 공간의 이동성 또한 같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사회 돌봄은 서비스의 변화뿐 아니라 공간의 변화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재)돌봄과미래 이사장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