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울수록 지지 ‘마라’…요즘 빵·라면·치킨은 이열치열이 대세

김민상 2023. 7. 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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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가 최근 내놓은 매운맛 상품. 사진 SPC


식품 업계가 매운맛을 앞세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뜨겁고 습한 날씨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강한 맛으로 풀어내려는 MZ세대의 입맛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 나온다.

파리바게뜨는 여름 시즌을 맞아 이열치열을 주제로 ‘마라페어’ 베이커리 3종을 최근 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소시지빵과 크로켓, 찹쌀떡을 마라 특유의 얼얼하고 매콤한 풍미를 재해석한 베이커리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겨울에도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합친 1020세대)를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대문엽기떡볶이가 지난 7월 출시한 ‘마라떡볶이’가 일주일 만에 재료 소진으로 품절되는 등 이번 여름에도 ‘이열치열’로 더위를 맞서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기존 신라면보다 2배 매운 신라면 더 레드. 사진 농심


농심은 신라면의 매운맛을 강화한 한정판 제품 ‘신라면 더 레드’를 내달 출시한다. 신라면 더 레드는 스코빌지수(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수치)가 7500SHU로 기존 신라면 3400SHU의 2배가 넘는다. 이는 농심에서 판매하는 라면 중 가장 매운 제품인 ‘앵그리 너구리’(6080SHU)보다 높다.

오뚜기도 내달 신제품 ‘마열라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고춧가루에 마늘과 후추의 매운맛을 더한 맛이 특징이다. 제주산 마늘과 굵은 입자의 후추 맛을 블록으로 구현한 ‘마추블록’이 포함됐다.

전 세계에서 ‘불닭 먹방 챌린지’ 열풍을 일으킨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는 지난달 기준 2012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50억 개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매운 맛을 즐기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유하는 재미 때문에 식품 업계 신상품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매운맛은 세계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 중이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35개 매장에서 ‘레드착착’과 ‘블랙페퍼’ 등 두 종류의 ‘핫황금올리브’ 치킨 시리즈 판매를 지난 4월 시작했다. 현지 소비자 반응과 평가를 반영해 추후 미국 전역 매장으로 확대 도입할 예정이다. 레드착착은 황금올리브치킨에 하바네로 고추를 활용한 레드 시즈닝을 뿌리고, 블랙페퍼는 후추 특유의 개운함과 알싸함으로 얼얼한 매운맛의 풍미를 더 했다. BBQ 관계자는 “미국 MZ세대를 비롯한 다양한 국적의 현지인에게 ‘매운맛 치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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