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압도하는 이병헌의 페이소스, 그가 곧 장르다(종합)

이이슬 2023. 7. 3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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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한테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찍었다고 했더니 어떤 영화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세상이 다 무너졌는데 아파트 하나만 남아있는 설정'이라고 말했더니 대뜸 '어느 시공사냐' '어디에서 지었냐'고 물어서 한참 웃었어요."

다음달 9일 개봉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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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언론시사회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役 연기한 이병헌
엄태화 감독 "박해천 동명 서적서 제목 영감"
이병헌[사진출처=연합뉴스]

"지인들한테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찍었다고 했더니 어떤 영화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세상이 다 무너졌는데 아파트 하나만 남아있는 설정'이라고 말했더니 대뜸 '어느 시공사냐' '어디에서 지었냐'고 물어서 한참 웃었어요."

배우 이병헌(53)은 31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언론시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파트 소재가 최근 불거진 사회 문제와 연관성이 있지 않냐는 질문을 받고서다.

같은 질문에 극을 연출한 엄태화 감독은 "아파트를 잘 담기 위해 국내 역사, 문화를 공부했다. 지금 현실과 연결되더라. 1970~1980년대 한국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해서 빠르게 발전했다. 좋은 부분도 있지만 나타나는 안 좋은 부분도 있다는 걸 알았다"고 답했다.

영화는 2021년 4월 촬영을 시작했다. 이병헌은 "폭염 날씨에 한겨울 옷을 입고 촬영해서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다음달 9일 개봉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2014년 연재된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영화로 각색했다. '잉투기'(2013) '가려진 시간'(2016)을 연출한 엄태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병헌은 극 중 아파트 주민 대표 영탁으로 분한다. 그는 인간적이면서도 카리스마 넘치고, 천연덕스러우면서도 날카로운 면모를 지닌 영탁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매력적인 연기로 130분을 이끄는 이병헌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는 이병헌이 있다. 그의 얼굴이 곧 장르고, 서사이고 개연성이다. 엄청난 페이소스를 내뿜으며 극장을 유토피아로 만드는 배우의 힘이 느껴진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스틸[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받고 오랜만에 읽는 블랙코미디가 신선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이전에도 블랙 코미디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스릴감을 끝까지 가져가면서 장르적 색채를 확실하게 보여줘서 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캐릭터가 극단적이지 않다. 상식적인 선에서의 선과 악이 다 존재하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누군가는 이기적이지만, 또 누군가는 이타적이다. 그런 점이 영화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통의 인간이 극단적 상황을 맞았을 때 드러나는 인간성에 대한 이야기가 재밌었다"고 강조했다.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세상 모든 게 무너지고 아파트 한 동만 남는다. 주민들은 아파트에서 새로운 사회를 이룬다. 엄 감독은 "저녁에 집에 갔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지면 어떨까 상상했다. 한국에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배경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어 "CG(특수효과) 등 작업에서도 현실성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사람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이랬을 것이라고 상상하면서 만들어갔다. SF나 판타지가 아닌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차별점을 재차 강조했다.

엄태화 감독[사진출처=연합뉴스]

제목에 관해 엄 감독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작가 박해천)라는 서적을 보게 됐다. 책을 보면서 한국에서 아파트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오늘날에 이르렀는지 알게 됐다"고 떠올렸다.

이어 "콘크리트는 아파트를 상징하고 유토피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두 단어를 합친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집필하던 시나리오에 가제로 붙여놨는데 반응이 좋아서 확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물을 잘 따라간다면 해외 관객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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