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박서준·박보영 연기 폭발…대지진 폐허 속 생존기 [종합]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캐릭터에 녹아든 배우들의 호연 속 대지진 폐허 속 생존기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31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엄태화 감독과 배우 배우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선영, 박지후, 김도윤이 참석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돼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이병헌이 주민 대표 영탁 역을, 박서준이 가족을 지키고자 애쓰는 민성 역으로 분했다. 박보영은 신념을 잃지 않으려는 명화 역을 연기했으며 김선영이 황궁 아파트 부녀회장 금애, 박지후가 외부에서 살아 돌아온 혜원, 김도윤이 비협조적인 주민 도균 역을 각각 맡았다.
2014년 연재 이후 호평을 모았던 김숭늉 작가의 인기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을 원작으로 새롭게 각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세상을 집어삼킨 대지진 이후 '우리 아파트 하나만 살아남는다면?'이라는 상상력에서 시작했다.
2016년 '가려진 시간' 이후 7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온 엄태화 감독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제목을 짓게 된 배경을 설명하며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생각하다 인문 서적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책을 보면서 그 책의 제목을 가제로 붙여놓았었다. 두 단어가 붙어있는 것이 아이러니했는데, 이 영화에 잘 어울릴 것 같더라"고 말했다.
또 폐허가 된 아파트 세트와 CG까지 실감나게 구현해 낸 영화 속 장면 장면들을 언급하면서 "정해진 예산 안에서 최고의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한정된 공간 안에서 뭔가 연극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할 수 있는데, 그런 것에 중심을 두고 연출을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평온하고 소중한 우리 가족만의 공간 아파트가 이 세상의 유일한 피난처가 된다는 설정 아래 이병헌과 박서준, 박보영까지 때로는 폭발적으로, 또 고요한 톤으로 각 인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이병헌과 박서준은 폭염 속에서 겨울 옷을 입고 촬영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헌은 "아무래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폭염의 날씨에 한겨울 옷을 입고 촬영을 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것은, 모든 작품이 늘 마찬가지지만 늘상 그 인물이 처한 상황과 캐릭터에 끊임없이 가까이 가려고 하는 상황 속에서 마음 속으로 몸부림 치는 부분들이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박서준도 "정말 더위가 가장 많이 힘들었다. 그것 말고 연기 잘 표현하고자 받는 스트레스는 당연히 좋은 스트레스다.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박보영은 "명화를 그리고 싶었는데, 박보영이 튀어나와서 조금 힘들었다. 감독님께서 옆에서 도움을 많이 주셔서 잘 끝낼 수 있던것 같다"고 돌아봤고, 김선영도 "즐겁게 찍었다. 너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박지후는 "대지진과 강추위라는 재난 상황이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했는데, (촬영에) 너무 몰입이 잘 됐다. 선배님들과 감독님이 낯설어하는 저를 많이 이끌어주셨다"고 전했고, 김도윤은 "배우들의 연기와 세트 같은 다른 부분들이 너무 완벽하게 준비가 돼 있었다. '나는 그만큼 준비가 됐나?'하는 압박감이 드는 것이 조금 힘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실제 영화의 내용처럼 재난 상황에 닥쳤을 때 외부인을 받아줄 것이냐는 물음에도 다양한 생각들을 내놓았다.
이병헌은 "민주적으로 투표의 결과에 따랐으니 아무 말 못하고 대의를 따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이는데, 만약 저였더라도 굉장히 고민스러웠을 것 같다. 나중에 벌어질 문제들은 미처 생각 못하고 일단 받아주지 않았을까 생각은 해봤다"고 얘기했다.
박서준은 "저 역시도 일단 외부인들보다 가족들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감독님과 많이 얘기를 나누면서 토론했다"고 말했고, 박보영도 "명화처럼 저도 일단은 받아주자는 생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선영은 "저는 영화를 보기 전에는 당연히 외부인도 받아들인다는 생각을 100% 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까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아 갈등이 된다"고 전했다.
엄태화 감독은 원작 웹툰을 언급하며 "웹툰을 재밌게 봐서 시작하게 됐다. 가장 중요하게 봤던 것이 아파트라는 소재였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아파트라는 것이 들어서고 버블 시대와 맞물려서 빠르게 발전하지 않았나. 빠르게 발전하게 된 것이 좋은 부분도 있지만 거기에서 나타나는 안 좋은 부분들 등을 녹여보려고 했다"며 "작품에 함께 한 배우들의 모습을 보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셔도 좋을 것 같다"며 작품을 향한 관심을 당부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월 9일 개봉한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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