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의 권상사 조인성…“달라진 세상에서 대중과 소통 방법 고민”

임세정 2023. 7. 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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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의 열린 해석으로 캐릭터 풍성해져”
‘무빙’ ‘어쩌다 사장3’ 등 공개 예정
영화 '밀수'에서 권상사를 연기하고 있는 조인성. NEW 제공

산울림의 명곡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가 흘러나오면서 권상사(조인성)의 액션은 시작된다. 베트남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권상사는 전국구 밀수왕, 피도 눈물도 없는 악독한 인물이다. 화려한 패션과 수려한 외모를 뽐내며 건달들을 진압하는 그의 모습은 상대역인 장도리(박정민)의 코믹한 모습과 대조되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지난 26일 개봉한 영화 ‘밀수’에서 권상사를 연기한 배우 조인성을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김혜수와 염정아의 압도적인 연기, 박정민과 고민시의 사랑스런 연기를 모두 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처음 시나리오를 보면서 ‘액션 끝판왕 류승완 감독이 하다 하다 이제는 물 속에서 활극을 찍으려 하는구나’ 하다가 돌연 ‘나도 물에 들어가야 하나’ 덜컥했다”고 말했다.

배우 조인성.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권상사는 비중은 작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춘자(김혜수)와 처음 대면하는 ‘면도칼 신’은 공포스러운 캐릭터를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장도리와의 대규모 액션 신에선 함께 있던 춘자를 보호하는 모습에서 관객들에게 ‘대본에 없었던 멜로’를 의심받기도 했다.

조인성은 “권상사가 가진 잔혹함을 첫 등장에서부터 표현해야 했고 김혜수 선배의 충분한 리액션으로 ‘무서운 권상사’가 만들어졌다”며 “두 인물은 비즈니스 관계다. 무서워서 떨고 있는 상대방을 안심시키려는 ‘권상사다운 애티튜드’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 멜로를 많이 했던 배우들이라 관객들에겐 화학 작용이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관객들이 열린 해석을 해주셔서 캐릭터들이 더 풍성해졌다”고 밝혔다.

배우 조인성.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권상사가 ‘영화의 비주얼을 담당한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화려하게 그려진 데 대해선 “캐릭터에 몰입했을 뿐인데 류 감독이 멋지게 담아주셨다. 최근 작품들에선 ‘이게 정말 나인가’ 싶을 정도로 멋있지가 않았다”며 “이럴 때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연기 경력이 쌓일수록 출연을 결정할 때 캐릭터의 비중보다는 작품 자체를 들여다보게 된다. 조인성은 “그간 찍은 영화들은 ‘그만 나와’ 하고 싶을만큼 비중이 컸다. 분량이 많으면 내 연기를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고 자기 혐오가 나오게 된다”면서 “전보다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연기를 한다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분량이 적어도 역할이 재밌고 작품이 좋으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큰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는데 작품 작품의 행간이 재밌으면 그 배우가 계속 궁금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조인성.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조인성은 2023년 유난히 바쁘다. ‘밀수’에 이어 다음달 9일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공개된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예능 ‘어쩌다 사장’을 촬영하기 위해 곧 미국으로 떠난다.

‘어쩌다 사장’을 통해선 영화나 드라마에서 느끼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고 있다. 조인성은 “코로나 이후 3년이 흘렀고 콘텐츠 환경이 갑자기 변하기 시작했다. 변화된 세상 속에서 어떻게 대중과 호흡할 것인가 고민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배우 조인성. 아이오케이컴퍼니 제공

그는 “드라마를 하면 촬영하고 후반 작업을 마치고 시청자들을 만나기까지 최소 1년 반이 걸린다. 빨리 대중을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초인종 안 누르고도 안방에 들어갈 방법을 고민하다가 예능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나다운 예능을 하고 싶다, 사람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조인성도 어느덧 40대가 됐다. 그는 “나이듦을 이야기하는 건 아직은 섣부르지만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점점 넓어진다는 게 좋다”며 “‘잘 살았다’고 뽐내려고 사는 건 아니지만 그런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연기에 대한 고민과 욕심도 커진다. “모든 배우는 작품마다 ‘제로값’에서 시작한다. 전작의 평가가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지 않기에 매번 막막하고 ‘산 넘어 산’”이라며 “하면 할수록 창피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그는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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