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스 커밍스 "한국전쟁, 영원히 기억돼야 할 비극적 사건"

전희경 2023. 7. 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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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평화 협정을 위한 전망과 도전> 콘퍼런스 열려

[전희경 기자]

지난 28일 오전 9시~오후 3시(현지시각), 조지 워싱턴 대학교에서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 기념: 평화 협정을 위한 전망과 도전> 콘퍼런스(https://youtu.be/a0F3OXN1NUw)가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는 크리스틴 안 위민크로스 DMZ 대표의 패널 소개를 시작으로 기조 연설, 1차 패널 토의, 점심과 네트워킹, 2차 패널 토의, 행사를 준비한 활동가 소개 순으로 진행되었다.
 
▲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기조 연설  전쟁도 평화도 아닌: 핵 그늘 아래 있는 70년 된 한국의 정전 질의 응답시간에 조지아 평화포럼의 김선호 대표가 바이든정부의 정책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 전희경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의 기조 강연은 한국전 정전협정에 관한 역사적 맥락과 복잡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했다.

"1945년 9월 2만5000명의 미군이 상륙했을 때, 78년 후 2만8000명이 여전히 그곳에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커밍스 교수는 "한국 전쟁은 전쟁에 휘말리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탈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보여주는 사례"라며 한국전쟁이 지난 70년 동안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으며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모두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1953년 1월 출범한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한국에서 핵무기 사용을 검토했지만, 핵무기를 사용할만한 전략적 목표물이 없다는 이유로 사용을 포기한다. 그러나 5월 평양 독산댐을 시작으로 북한의 모든 댐을 폭격한다.  

커밍스교수는 "원자탄은 삼갔지만, 미국은 또 다른 신무기인 네이팜탄을 공중에서 쏟아부어 불바다를 만들었으며, 정전 협정 협상력을 높이고  농작물을 파괴하기 위해 독산댐, 자산댐, 구원가댐, 남시댐, 태촌댐 등 거대한 댐들을 파괴했다. 바로 이 때문에 엄청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한국전쟁의 가장 악랄한 측면으로, 이에 대해 쓰고 읽는 일 자체가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 한국전쟁 중 폐허가 된 북한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발표 자료
ⓒ 브루스 커밍스
커밍스 교수에 따르면, 북한의 도시들이 입은 공습피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일본 도시가 공습으로 입은 피해보다 더 심각했다. 일본의 60개 도시가 평균 43%로 파괴된 반면, 북한의 마을과 도시의 파괴 추정치는 60%에서 100% 사이였다. 공식적인 미 공군 역사에 따르면 1953년 5월 공군기 59대가 독산댐을 폭격했을 때, 쇄도하는 홍수로 6마일의 철도, 5개의 다리, 2마일의 고속도로, 5제곱마일의 논이 파괴되었으며, 70개 마을이 침수되었다.

"한국전쟁은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비극적인 사건이다. 우리는 미래에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평화와 협력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우리 자신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도 큰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미래를 위한 길을 찾는 데 열정적으로 힘쓰며,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적인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행동해야 한다."

커밍스 교수는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는 2010년에 새로운 전쟁이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지, 레온 파네타(Leon Panetta)는 2012년에 몇 달 동안 '전쟁이 한 발짝 떨어진 상태'라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북한 몰이해와 정책 실패로 1945년 남북 분단 이래 78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은 갈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힌 커밍스 교수 등 패널들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보유한 북한과의 긴장 상태는 언제든지 대결 상태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 Panel 1: Human Costs of Unending War  (왼쪽부터)- Joy Gebhard, Divided Family Member - Rick Downes, Coalition of Families of Korean and Cold War POW/MIAs - Executive Director- Jennifer Deibert, National Committee on North Korea - Program Director (Moderator)- Dr. Kee B. Park, Harvard Medical School - Faculty
ⓒ 전희경
  
Human Costs of Unending War (https://youtu.be/tYUAQuWx1c8)

"끝 없는 전쟁의 인적 비용"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첫 번째 패널토의에서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아버지의 유해를 찾는 한국전 포로및 행방불명자 유가족협회의 릭 다운스(Rick Downes)씨와 한국전쟁으로 95%가 파괴된 사리원에서 고아가 된 조이 갭하드(Joy Gebhard)씨가 겪은 가슴 아픈 이야기와 고난의 경험을 공유했다. 신경외과 의사인 박기범(Kee Park) 하버드대 교수는 전쟁이 북한의 보건에 남긴 영향과 북한에 대한 비인도적 경제제재가 미친 인적 비용에 대해 말했다. 

의료봉사를 위해 20여차례 북한을 다녀온 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에 시행한 여행 금지 조치와 바이든 대통령의 동조치 연장으로 인해 몇 년 동안 북한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수술실을 방문했던 박 교수는 가혹한 제재 때문에 병원들이 기본적인 장비조차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박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군사비 지출이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료 교육과 무료 의료 서비스를 유지해왔다고 평가했다.  

최근 수출입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당뇨 치료약인 인슐린의 수입을 10배로 증가시켰는데 이는 70%의 인구를 보호할 수 있는 양이다. 그는 인구의 10%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볼 때, 가혹한 봉쇄 하에서도 국민을 보호하려는 정부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의사들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do no harm)는 맹세를 하는데, 무기를 다루는 사람들도 그런 맹세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들도 도덕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를 이루는 것이 북한에서 효과적인 공중 보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수적이라고 밝히며, 마틴루터 킹목사의 말을 인용하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We shall overcome because the Arc of the Moral Universe is long, but it bends toward Justice." (MLK)
"정의를 향한 여정은 멀고 더딜지라도 정의는 오게 되어있습니다. 우리는 결국 승리할 것입니다."

첫 번째 패널 세션은 미국친우봉사회 인도적대북지원 프로그램 제니퍼 디버트국장이 진행했고, 두 번째 패널 세션은 여지연 노스웨스턴대교수가 진행했다.
 
▲ Panel 2: Peace to Prevent Nuclear War - Lt. General (Retired) Daniel P. Leaf, U.S. Air Force Professor Siegfried Hecker, Stanford University - Colonel (Retired) Ann Wright, U.S. Army - Professor Jiyeon Yuh, Northwestern University (Moderator)- Professor Siegfried Hecker, Stanford University
ⓒ 전희경
 
"핵전쟁을 막기 위한 평화"라는 주제의 두 번째 패널 토론에서는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포드대 교수가 북한에 대한 몰이해로 인해 미국은 핵감축 대신 미국 본토 타격능력을 갖춘 핵무기 보유국을 추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헤커 교수는 미국의 오류를 비판했으며, 평화와 정의를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 해커 교수는 맨해튼 계획으로 최초로 핵폭탄을 개발한 로스 앨러모스 국립연구소장을 지낸 바 있으며, 북한 연변 원자력 연구소 플루토늄 프로그램을 평가하기 위해 북한을 여러차례 방문했던 북핵전문가이다.

앤 라이트 예비역 대령은 미국 정부에게 옳은 일을 하라고 목소리를 내야하며, 문화교류와 외교를 통한 관계 정상화와 국제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댄 리프(Dan Leaf) 전 전 미 태평양 사령부 부사령관도 핵 전쟁 위기가 한반도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있으니, 평화협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는 위민크로스DMZ크리스틴 안 대표와 캐시 최 정책 및 조직 담당자의 인사로 마무리되었다. 다양한 전문가, 인도적 활동가, 이산 가족, 다인종, 다민족, 다세대, 30대 이하 30명의 청년들과 함께 한 한국전 정전협정 70주년 콘퍼런스는 사람들의 인식을 확장시켰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대화와 협력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줬다.
 
▲ 콘퍼런스 참가자 기념촬영 한반도평화 지금!, Korea Peace Now!
ⓒ 전희경
  
행사를 조직하고 집회를 이끈 위민크로스DMZ 조현숙 활동가는 "이제 시작이다. 이번 행사로 조직된 민중의 힘을 보았다. 이 힘과 세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것 같은 희망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 정전 70주년 평화행동 행진 숨막히는 더위와 갑작스런 비에도 아랑곳 않고 링컨 기념관까지 행진했다
ⓒ 김창종
 
평화행동 참여를 위해 휴가를 내고 디시를 방문한 노쓰캐롤라이나 유문조씨는 "한반도 분단이 주요 사회악의 근원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는데, 한반도 평화를 촉구하는 행사에 참가하여 희망을 찾았다. 행사는 연방하원의원들, 주요인사들의 기자회견, 한풀이 행사, 역사학자와의 강의와 간담회, 그리고 전쟁과 분단으로 고통받은 한국계 뿐만아니라 참전 후 행방불명된 미군인 아들의 이야기 등으로 진행되었다. 당장 평화 협정을 체결하라!"라고 소감을 밝혔다.
 
▲ 링컨기념관 앞 집회 사진 한국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행동
ⓒ 김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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