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절 선전' 中 대신 러시아 3배 띄운 北…속내는?

장희준 2023. 7. 3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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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른바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을 통해 북중러 연대를 과시한 가운데 중국보다 러시아에 무게감을 실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사일과 군사정찰위성, 신형 무인기 등 북한의 무기 개발에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도 관측된다.

특히나 북한이 러시아와의 연대, 군사 분야 협력을 과시한 만큼 향후 군사정찰위성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신형 무인기 등 북한의 전략무기 개발에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이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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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표단 사진보다 러 대표단 사진 3배 多
우크라 전쟁으로 서방과 각세운 러 입장 반영
"北 무기개발에 러 지원 가능성…공세성 강화"

북한이 이른바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을 통해 북중러 연대를 과시한 가운데 중국보다 러시아에 무게감을 실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미사일과 군사정찰위성, 신형 무인기 등 북한의 무기 개발에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도 관측된다.

31일 통일연구원의 '북한 정전협정일 70주년 기념 열병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27~28일자 노동신문에 중국 대표단 사진을 30장 첨부한 반면, 러시아 대표단 관련 사진은 84장으로 3배 가까이 많이 실은 것으로 집계됐다. 외형적으로는 '북중러 연대'로 묶여 있지만, 이번 전승절 행사만 놓고 보면 북중보다 북러 밀착이 도드라진 것이다.

북한, 전승절 70주년 '기념보고대회' 개최

각국의 대표자 관련 보도는 차이가 더 분명하다. 지난 29일 발행된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를 기준으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의 사진이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배치됐다. 1면에서 가장 큰 사진은 김정은과 쇼이구 장관, 리훙중 부위원장이 열병식 주석단에 자리 잡은 모습이다. 다만 하단에는 김정은과 쇼이구 장관만 따로 근접 촬영한 사진이 배치됐다. 6~7면에도 무장장비전시회 시찰 등 두 사람의 일정 관련 사진들로 채워졌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중국과 러시아에 차이가 있다고 봤다. 러시아 관련 보도에선 ▲견해 일치 ▲전략·전술적 협동과 협조 ▲공동전선 ▲전략적 단결 등 양국의 '밀착'을 매우 강화하는 표현이 다수 등장한 반면, 중국에 대한 보도에선 상투적 표현 외엔 특별하게 의미가 부여된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차이는 북한의 의도에 앞서 각국의 입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 국가들과 각을 세운 러시아와 달리, 중국은 미중 패권경쟁 국면에서 다른 나라와의 관계도 신경 써야 하는 만큼 더 신중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북러 사이에는 무기거래 의혹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중국이 과거에는 북한의 열병식에 대표단장으로 상무위원장을 파견했다가, 이번에는 부위원장을 보내 대표단의 격을 낮춘 것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실장은 "(중국 대표단장의) 급이 낮다 보니 시진핑 국가주석의 친서를 김정은에게 전달하는 것 외에는 공식활동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러 초밀착…"러, 북한 무기개발 지원할 수도"

북한, '전승절 70주년' 야간 열병식 개최

이번 열병식에서 대내외를 향한 김정은의 육성 연설이 나오진 않았지만,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다목적공격형무인기 '샛별-9형' 등 위협적인 신형 무기들이 전격 공개됐다. 특히 수중핵어뢰 '해일'과 극초음속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고체연료 기반의 신형 ICBM '화성-18형', 전술핵무기 등 핵심적인 전략·전술 핵무기도 대거 등장했다.

이는 곧 대미·대남 무력 대응을 예고하는 '도발적 의미'가 담겼다는 점에서 한반도 내 북한의 공세성은 더욱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나 북한이 러시아와의 연대, 군사 분야 협력을 과시한 만큼 향후 군사정찰위성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신형 무인기 등 북한의 전략무기 개발에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이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할 사안이다.

홍 실장은 "중국과 러시아의 기술적 지원이 추가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이 가진 실질적 위협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며 "이 밖에도 북러 및 북중러의 직간접적 연합훈련이나 무기운용 협력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번 열병식 이후 8~9월 중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을 명분으로 삼아, 공세적인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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