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 1년에 두 번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이영광 2023. 7. 3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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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

[이영광 기자]

 지난 5월 30일 광주 북구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자 의무 격리를 해제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정부는 6월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하고 확진자에게 부과됐던 7일간의 격리 의무를 5일 격리 권고로 조정했다.
ⓒ 연합뉴스
지난 3월, 대중교통 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면서 본격적인 일상 회복에 돌입했다. 6월부터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면서, 확진자에게 적용됐던 '7일 격리 의무'도 '5일 권고'로 전환했다. 사실상의 '코로나 종식' 선언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선포를 해제하면서 사실상 코로나19 위기는 끝난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4만 명을 넘어서면서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시 이전처럼 방역을 강화해야 하는 것일까? 확진자 급증 추세와 이에 대한 대응법에 관해 7월 27일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대부분 해제했는데, 하루 확진자는 4만 명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셨나요?
"기본적으로 전문가들이 일상 회복 계획을 세울 때 1년에 두 번 정도 유행이 올 거라고 예상을 해왔고 저도 그걸 계속 말씀드렸어요. 이런 상황이 몇 년 동안은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 이유는 새로운 변이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XBB 계열로 변이가 바뀌었지만, 변이 등장 주기가 연구계산으로는 3~5개월마다 종들이 한 번 바뀌고 그 종 중에서 몇몇 종들은 대규모로 우세종이 되는 현상이 나오고 있거든요. 거기다가 대부분의 사람이 백신 접종도 했고 감염도 되어서 우리가 말하는 복합 면역이라는 게 형성되어 있죠. 그런데 이 복합 면역도 시간이 지나면 똑같이 감소하거든요. 이 두 가지 현상이 결합하게 되면 여름·겨울로 유행이 1년에 두 번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죠."

- 보통 인플루엔자는 겨울에 유행하는데, 왜 코로나는 여름에 유행하는 건가요?
"우연히 주기가 여름·겨울로 맞아 있는 건데요. 인플루엔자가 계절성을 가진 것은 인간 사회에 들어온 지 굉장히 오래된 감염병이라서거든요. 때문에 인플루엔자가 변화하고 계절적인 요인 또는 인플루엔자의 이동이 결합되어 겨울에 한 번의 유행으로 나타나는 거죠. 그러나 코로나19는 계절성을 띤다고 할 정도로 인류 사회에 넘어온 지 오래 안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계절성이 아니라 주기성으로 있는 겁니다."

- 이번에 유행하는 게 방역 완화로 인한 건 아닌가요?
"방역 정책의 변화나 아니면 예전에는 마스크 많이 쓰고 다니시다가 여름이 돼서 더워서 많이 안 쓰고 다니시잖아요.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일부 영향을 미칠 거예요. 그러나 그게 미치는 요소는 크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설명드렸던 것처럼 코로나19의 특성 자체가 주기성을 가지게 특성이 바뀐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은 방역 정책의 영향이라기보다 바이러스 자체의 특성과 감염병 고유의 특성이 된 거라고 봐야 됩니다."

- 이번에 유행하는 게 더 아프다는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
"증상의 변화가 있다고 하면 중증화의 변화나 패턴이 바뀌는 게 나타나야 되는데 그런 것까지는 보이지 않는 걸 봐서 증상의 변화는 아직 없는 걸로 보이고요. 예전의 증상과 중증화율에서 오히려 중증화율은 계속 감소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지금 유행하는 게 XBB인데 그건 어떤 건가요?
"오미크론에서 우리가 처음에 BA.1, BA.2, BA.5로 불렀는데 명명하는 방식에 따라서 이름이 XBB로 붙은 거거든요. 그래서 오미크론의 세부 변이라고 보시면 돼요. 알파벳이 바뀌는 변이가 나올 가능성이 언젠가는 있겠지만 아직은 오미크론 안에서의 변이가 일어나고 있거든요. 더 강력하고 중증화율이 높아지는 변이의 등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세부 변이 계열로 계속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봅니다."

"인플루엔자만 해도 아프면 쉴 수 있어야"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정재훈
   
- 코로나 걸려도 격리 의무가 있는 게 아니고 권고죠. 회사에서도 쉬려면 자기 휴가 써야잖아요. 이것도 유행에 영향 줄 것 같은데요?
"마스크 쓰기나 격리 의무도 어느 정도 유행에 영향을 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 크기의 측면에서 큰 변화가 있을 정도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격리 의무를 유지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요소들도 있죠.

본질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은 아프면 쉬는 게 맞고 어떠한 종류의 인플루엔자라고 하더라도 격리를 유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회적인 피해나 역량 같은 걸 고려 안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는 거죠. 이런 선택이 유행에 크게 결정적으로 영향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그러나 격리 의무가 없어지면 쉬는데 눈치 보이잖아요?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상병수당이라든지 아니면 아프면 쉴 권리를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 등에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코로나19가 아니라 인플루엔자만 해도 아프면 쉴 수 있어야 하거든요. 이런 건 사회적인 문화와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 이 추세로 확진자가 증가해도 예전 방역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나요?
"중증화율에 큰 영향을 주는 변이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지금의 기조는 그대로 유지가 될 거로 생각하고요. 지금 법정감염병 등급을 조정한다거나 아니면 추가적인 조치 이행한다는 이야기들이 있고 그런 계획을 예전에 발표했지만, 그 조치로 영향받는 게 의료기관 내부에서의 마스크 착용과 진단 검사나 치료에 있어서 정부의 지원 여부 정도밖에 차이가 없는 거거든요.

본질적으로 1년에 두 번 정도 올라갔다 내려간다는 거에 대해 모든 분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의료 체계가 감당 가능하고 방역 정책에 있어서 큰 무리가 없다면 계획한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 마스크는 안 써도 될까요?
"이제 마스크를 써야 된다는 관점보다는 쓰지 않으면 처벌받을 정도로 남겨둬야 되는가에 대한 문제인 거거든요. 저는 당연히 모든 종류의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나 병원 내 감염 같은 것들을 막기 위해서 마스크 착용은 매우 존중되고 권고가 되어야 하는 조치라고 생각하는데요. 근데 이게 쓰지 않는다고 해서 법의 처벌을 받을 것이냐면 그렇지 않은 방법들도 많거든요.

예를 들어 의료기관 자체적으로 마스크 꼭 쓰고 출입해야 한다고 규정을 내부적으로도 정할 수 있는 것들이고요. 의료기관에서는 당연히 마스크 쓰는 게 좋죠. 그런데 그게 법적인 의무로 쓰지 않으면 처벌받는다는 걸 계속 남겨둘 것이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코로나19가 2급 감염병인데 8월부터 4급으로 낮춘다는 건 어떻게 보세요?
"언젠가 당연히 바꿔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4급으로 바뀌게 되면 정부의 지원이나 방역 정책에 있어 재원 문제들도 분명히 있을 거거든요. 그런 재원에 대한 보조가 어느 정도는 유지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게 아니라 감염병의 현재 상황이나 등급으로 본다면 4급으로 전환해도 당장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4급으로 내려가면 뭐가 바뀌는 건가요?
"감염병도 여러 등급 안에서 차이가 다 있거든요. 걸려도 전체 집계를 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입원 환자 숫자라든지 중환자 숫자 정도로만 평가하겠다는 거고요. 환자 한 명 한 명을 집중적으로 관리하지 않겠다는 의미인 거거든요. 이미 격리 의무 같은 것들은 다 전환되어 있는 상황이라 바뀌는 것보다 개념이나 관점의 전환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진자가 오르내리는 거에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편의점 진단 키트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7월 1일부터 25일까지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매출이 지난달 같은 기간에 비해 30% 늘었다고 밝혔다. 사진은 26일 서울 한 편의점에 진열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 연합뉴스
- 백신 접종은 어떻게 해요?
"현재까지 백신 접종만으로 감염되지 않고 보호되고 있는 인구 집단이 고연령층에서 30% 정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중증화율이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어르신들에겐 아직 위험하거든요. 그래서 고위험군들 위주로 추가 접종하는 형태가 인플루엔자의 형태인 거죠. 그러니까 인플루엔자의 정기적인 접종 형태로 가는 게 가장 맞다고 생각합니다."

- 감염병 등급이 내려가면 백신 접종도 유료화되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도 고위험군들에는 무료로 해드리고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면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당분간 이 정도의 상황이 유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반인들은 어떻게 하나요?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고요. 증상이 심하거나 아니면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면 의료기관 방문해서 진단 검사받는 게 맞고요. 그런데 4급 전환이라고 한다면 모든 감염된 사람이 확진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는 거에 가깝거든요. 이미 국민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조치를 계속 이어 나가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검사를 잘 안 받는 경우도 있는 듯한데 괜찮나요?
"고위험군 같은 경우 여전히 적극적으로 진단 검사를 하셔야 되고 병원 내에서 감염되시는 경우 진단 검사의 필요성이 강력하게 있죠. 거기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거고요. 그런데 일반적인 상황에서 건강한 인구 집단에서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되는 것인가는 증상의 여부와 주변에 전파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의료계 준비는 충분히 되어 있나요?
"중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재정 상황 같은 것들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재원 마련이나 감염병을 전담으로 진료할 수 있는 기관의 설치가 여전히 중요한 상황이고요. 당장 준비를 본다면 우리나라는 이미 몇천 병상 이상 확보해 본 경험도 있고 준비들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 대응할 여력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독감 상황은 어떤가요?
"인플루엔자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가 예년과 다르게 연중 검출이 되고 있죠. 이런 상황은 마스크 착용이라든지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방역 정책이 완화된 결과인데요. 그런데 그게 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급격하게 늘어날 정도로 부담을 줄 거냐에 대한 관점으로 봐야 하죠.

지금은 지난 3년 동안 강력한 방역 정책을 했고 거기에 따른 우리가 인구 집단의 면역이라든지 아니면 여러 가지 어렵게 막아왔던 것들을 풀게 되면서 생기는 반작용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번 동절기에 인플루엔자 접종을 강력하게 하는 게 굉장히 도움 될 거로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요?
"일상 회복이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게 일상 회복이 진행되는 거예요. 이번 유행이 올라갔다가 내려가더라도 또 겨울에 다시 한번 더 올라갔다가 내려갈 거거든요. 그래서 올라가고 내려가는 거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의료의 대응 체계라든지 방역에 대한 상황들을 안정적으로 넘어갈 수 있게 하는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 거고 지금은 대비하는 시간이죠. 확진자가 오르고 내리는 거에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정도의 이야기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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