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교정·'긁히는' 3구종…안우진이 밝힌 '에이스의 조건'

차승윤 2023. 7. 3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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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 키움 제공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은 지난 27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서 8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7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여섯 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였고, 가장 완벽한 경기였다. 올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했고 3출루 이하·10탈삼진 이상·무실점을 모두 달성한 첫 경기였다.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지난해에도 단 한 차례(2022년 8월 10일 롯데전 7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밖에 없었다. 그날보다 더 긴 이닝을 소화한 '최고의 경기'였다.

안우진은 올 시즌 기대가 컸기에 성적이 준수하지만, 그 안에는 기대치에 못 미친 부분도 있었다. 그는 7승 6패 평균자책점 2.31 146탈삼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4.83(스포츠투아이 기준)을 기록 중이다.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2위, WAR 1위로 지난해 못지않다.

안우진. 키움 제공


그러나 지난해와 달리 고전하는 경기들이 생겼다. 지난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비중이 80%에 달했으나 올 시즌은 68.4%에 그쳤다. 9이닝당 탈삼진 10.86개, 볼넷 1.86개로 지난해(9이닝당 탈삼진 10.29개, 볼넷 2.53개)보다 좋았으나 피안타율이 0.188에서 0.212로 소폭 올랐다. 특히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1일까지 4경기 성적이 1승 2패 평균자책점 5.70에 불과했는데, 27일 한화전에서 그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27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안우진은 "최근 4~5경기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다. 바뀐 부분이 있나 고민해 보고 데이터도 봤다"며 "올 시즌 초에 비해 직구가 투심(투심패스트볼)처럼 날아가는 경향이 있었다. 캐치볼 할 때부터 2주 정도 신경 쓰고 있는데 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팔을 내려놓는 길이나 공을 (손가락으로) 누르는 감각을 신경 썼다. 오늘 경기 데이터도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좋아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직구는 5월부터 말썽이었다. 4월(0.182)과 5월(0.286) 6월(0.288) 차이가 컸다. 27일 전까지 7월 직구 피안타율도 0.281로 높았다. 반면 27일 한화전에서는 직구 피안타율이 0.091에 불과했다. 안우진이 우려한 무브먼트는 기복이 심했다. 부진한 기간에도 직구 평균 수직 무브먼트가 34㎝ 이상 나온 날도 있었지만, 26~27㎝에 그친 경기도 있었다.

직구만의 변화는 아니다. 직구 수직 무브먼트가 좋았던 날에도 흔들렸다. 안우진은 이날 호투 비결에 커브를 덧붙였다. 이날 그는 커브(24구)를 주 무기 슬라이더(25구)만큼 많이 던졌다. 초구에 던진 것도 총 6구로 슬라이더와 같았다.

안우진. 키움 제공


안우진은 "(포수인) 이지영 선배가 초구에 커브를 던지는 식으로 리드한 게 너무 좋았다. 커브가 잘 돼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며 "오늘 커브를 많이 던지면서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하니 한화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타격했고, 빠른 카운트에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며 "제3구종이 잘 되는 날은 항상 만족스럽게 결과를 얻었다. 2피치(직구-슬라이더)로 가는 날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남은 후반기 안우진의 어깨에 얹어진 부담은 더 커졌다. 휘문고 선배이자 팀의 타선 에이스 이정후가 부상으로 정규시즌 복귀가 어려운 가운데 29일 가장 믿고 의지한 선배 투수 최원태가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떠났다. 키움이 반전을 일으키려면 안우진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항상 등판하면 내 승리보다 팀 승리를 위해 던진다는 마음"이라며 "가을야구에 가면 정후 형이 돌아올 수 있다. (높은 순위로) 올라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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