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설에도 끄떡없는 '런닝맨'의 보증수표
[김상화 기자]
▲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 SBS |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또 한번 <패밀리가 떴다>를 재소환했다. 지난 30일 방영된 <런닝맨>에서는 총 4주에 걸친 특집 '런닝맨이 떴다: 여름방학' 편의 일환으로 멤버들은 강원도 할머니댁에 방문해 일손 돕기에 나섰다.
지난 1월 멤버들과의 시끌벅적 시골 여행이 큰 호응을 얻은 데 힘입어 여름철을 맞아 다시 한번 1박2일 촬영으로 예전의 향수와 재미를 맛보려는 것이 이번 특집의 의도였다.
지난 몇달 사이 부침을 겪은 <런닝맨>은 최근 '조선판 타짜', '나이야 가라' 편에서 멤버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활약으로 좋은 반응을 얻으며 활력을 얻었다. 지난 23일 '런닝투어: 유재석의 문화유산답사기' 편에선 경주 불국사를 중심으로 수학여행의 추억을 재현하고 각종 퀴즈 대결을 펼치며, 재미와 유익함을 겸비한 내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신감을 얻은 제작진으로선 검증된 소재인 시골 마을에서의 하룻밤 여행과 이를 둘러싼 멤버들의 옥신각신으로 판을 크게 벌렸다. 과거 <패밀리가 떴다>에서도 큰 웃음을 마련한 계절은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이었다. 각자의 개인기, 입담, 상황에 임기응변이 더해지면서 '런닝맨이 떴다: 여름방학 편' 첫 회 역시 기대에 부응하는 재미를 선사했다.
▲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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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철원군 잠곡마을에서 진행된 첫 촬영을 시작으로 이번 <런닝맨> 여름방학 특집은 총 두 차례의 여행으로 꾸며지게 된다. 특별히 SBS 사장님이 격려 차원에서 금일봉 300만 원을 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멤버들은 저마다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의욕을 불태운다.
제작진은 "나의 잘한 점과 남이 발전했으면 하는 점을 하나씩 적어라"며 금일봉 3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교환권을 하나씩 제공했다. 대신 발전 대상으로 지목을 많이 당한 사람은 교환권을 1장씩 환수하게 되는 것이 이번 특집의 주요 내용이었다.
밭일 할 사람 vs. 새참 만들 사람으로 나뉜 멤버들은 서툰 솜씨로 호박밭의 줄기를 손으로 거두는가 하면, '패떴' 시절의 상징이기도 한 가마솥에 불 피우고 요리를 만드는 등 저마다의 일에 전념을 다했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완벽함 대신 허술함으로 채워진 요리와 밭일이었다.
▲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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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그랬지만 <런닝맨>에서 요리는 레시피가 있어도 무용지물이었다. 지난 1월 겨울엔 바닷물에 가까운 육수 끓이기로 큰 웃음을 만들었다면 이번엔 짜장면, 오이소박이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면 반죽에 돌입했지만 점차 밀가루 투입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춘장을 볶으면서 과도한 설탕, 물엿, 굴소스, 간장을 투입하다보니 '단짠'의 극한을 담은 짜장 소스가 만들어진다.
조리법은 안중에 없이 소금물에 절인 오이는 예상대로 짠맛 그 자체였다. 여기서 동문서답을 연신 내놓는 송지효의 기상천외한 오이소박이, 일단 맛있는 척 하자는 하하, 양세찬의 '수제비에 가까운 짜장면'이 탄생한다. 입맛 까다로운 멤버들의 구박이 쏟아지는 건 당연시사. 그런데 의외의 반전도 있었다.
그저 짠맛만 날 줄 알았던 송지효의 오이소박이가 의외로 호평을 받으면서 제법 완성도 높은 요리로 탄생한 것이었다. 덕분에 짜장면의 과한 단맛을 중화시키면서 즐겁게 식사를 끝마칠 수 있었다. 이어 멤버들은 밭으로 나가 게임을 진행하며 즐거움 속에 시골 마을에서의 하루를 보냈다.
▲ SBS <런닝맨>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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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런닝맨>은 멤버들의 소극적인 행동에 쓴소리가 이어지기도 하고, 위기설이 나오기도 하는 등 적잖은 부침을 겪었다. 이를 돌파하는 건 역시 멤버들의 관록이었다. 각자의 아버지를 전화로 연결해 하하-전소민의 앙숙 케미스트리로 웃음을 선사하는가 하면, 스켈레톤 선수 윤성빈과의 대결에선 김종국을 비롯해서 양세찬, 유재석 등이 몸개그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기조는 2주 전 소개된 '조선판 타짜'에서 절정을 이뤘다. 미끄러운 매트 위에서 넘어지는 멤버들의 몸 놀림,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타짜들의 대향연이 펼쳐지면서 <런닝맨> 본연의 재미를 선사했다. 초대손님 여부와 상관없이 상황에 따른 역할을 스스로 수행하는 출연진들의 관록은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능숙하게 웃음을 만들어낸다.
이번 강원도 시골 마을에서의 촬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프닝 토크를 시작으로 각자 팀으로 나뉜 공간에서도 7명의 멤버들은 빈틈없이 오디오와 화면을 채웠다. 입담, 몸개그, 돌발 상황이 적절히 버무려진 <런닝맨>은 현존 최장수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로서의 생존력을 또 한번 터득하면서 여름 특집으로서의 첫 회를 무사히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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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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