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속 쿨한 모녀…달라지는 ‘가족 드라마’ [D:방송 뷰]

장수정 2023. 7. 3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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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속 사투를 벌이는 경찰, 소방관의 활약 다룬 드라마부터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CG)으로 구현하는 악귀들과의 다툼까지.

그럼에도 여전히 소소하지만, 익숙한 우리네 가족이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시하는 작품들 속, 크게 새로울 것 없어 보이는 가족 드라마지만 나름의 색다른 재미와 메시지들을 담아내면서 여전히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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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결말 탈피한 ‘닥터 차정숙’
희생보다 강인함 강조한 ‘나쁜 엄마’ 등

재난 속 사투를 벌이는 경찰, 소방관의 활약 다룬 드라마부터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CG)으로 구현하는 악귀들과의 다툼까지. TV 드라마의 제작 규모는 커지고, 이에 소재도 다양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소하지만, 익숙한 우리네 가족이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스릴러, 또는 로맨스와 결합해 색다른 재미를 담아내거나, 조금씩 달라지는 양태를 반영하면서 지금의 시청자들과 발을 맞추고 있다.

‘남남’ 스틸ⓒ지니TV

현재 방송 중인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남남’은 철부지 엄마 은미(전혜진 분)와 쿨한 딸 진희(최수영 분)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으로, 늘 티격태격 하지만 때로는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존재가 되는 평범한 모녀의 모습으로 공감을 유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일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기존의 가족 드라마들과는 사뭇 다른 풍경들이 이어진다. 해수욕장을 찾은 젊은 은미는 남자들과 시선을 교환하며 거듭 관심을 보이고, 딸 진희가 오히려 그런 엄마를 걱정하며 곁을 지킨다.

이 역시도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남남’은 한발 더 나아간다. 이후 은미가 자위를 하다가 딸에게 들키고, 이후 고민하던 딸이 엄마를 위해 성인용품점을 함께 방문하는 모습까지 담기면서, ‘남남’이 담고 있는 모녀 관계가 기존의 드라마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전달한다.

지금도 엄마의 희생적 면모를 보여주며 모성애를 강조하는 작품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KBS2에서 토, 일요일 오후 8시 방송되는 주말드라마에서는 여전히 대가족이 등장하고, 갈등 끝에 화해하며 가족애를 되새기는 전개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방송된 JTBC 드라마 ‘나쁜 엄마’ 또한 삐뚤어진 모성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나가면서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름의 의미 있는 시도들을 통해 기존의 드라마들과는 다른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나쁜 엄마’는 엄마의 희생을 뒤늦게 깨닫는 자식의 모습으로 감동을 유발하는 진부한 전개가 아닌, 영순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짚으며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한다. 동시에 영순의 변화를 촉발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반전들까지. 범죄 스릴러를 보는 듯한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며 차별화를 위해 노력했다. 강인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여러 엄마들의 모습도 함께 보여준 것이 ‘나쁜 엄마’의 모성애가 진부함이 아닌, 공감의 소재가 된 이유였다.

의학 드라마의 외피를 입은 가족 드라마 ‘닥터 차정숙’ 또한 마찬가지다. 가족들 뒷바라지로 20년을 살았지만, 거듭되는 무시와 외면에 각성하고 ‘나’를 찾아 나가는 익숙한 전개 탓에 KBS2의 주말드라마들과 비교되기도 했지만, 결말만큼은 달랐다. 결국 화해하는 것으로 귀결되던 여느 주말드라마들과 달리 주인공 차정숙(엄정화 분)의 진정한 홀로서기를 응원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었다.

이 외에도 ‘일타 스캔들’ 속 행선(전도연 분)과 그의 동생 재우(오의식 분), 조카 해이(노윤서 분)는 뒤늦게 등장한 해이의 친엄마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진짜 가족이었다. 여기에 행선의 남자친구 치열(정경호 분)과 친구 영주(이봉련 분)까지도 끈끈하게 어우러지면서 확대된 가족의 의미를 보여줬었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시하는 작품들 속, 크게 새로울 것 없어 보이는 가족 드라마지만 나름의 색다른 재미와 메시지들을 담아내면서 여전히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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