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도 여중생도 쓰러뜨렸다...'40도 육박' 日 사망자 속출
세계 각지에서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열도도 '재해급 더위'로 열사병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30일에 이어 31일에도 일본 전역에서 40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낮 최고 기온이 사이타마(埼玉)시에서 38도 이상, 도쿄(東京) 도심과 교토(京都), 후쿠시마(福島) 등에선 36도를 넘어섰으며 오사카(大阪), 센다이(仙台) 등도 35도까지 올라갔다.
일본 기상청은 홋카이도(北海道)와 아키타(秋田)현 등 북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에 열사병 경계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에선 내달 4일까지 폭염이 계속될 전망이다.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도 잇따르고 있다. 도쿄도 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시에서는 29일 90대 남성과 80대 여성 부부가 침대 위에서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30일에도 70대 부부가 집 안에서 사망했다. 모두 실내에 에어컨이 꺼진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들이 열사병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야마가타(山形)현 요네자와(米沢)시에서는 30일 야외에서 학교 동아리 활동을 하던 여자 중학생(13)이 열사병 증세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으나 사망했다. 또 가나가와(神奈川)현 가마쿠라(鎌倉) 해안에서는 40대 여성이 텐트 안에서 사망 상태로 발견됐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 내 열사병 사망자 수는 2019년 1224명, 2020년에는 1528명으로 매년 1000명을 넘고 있다. 평균 기온이 비교적 낮았던 2021년에는 755명으로 줄었다가 2022년에는 1387명으로 증가했다.
사망자 중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기준 전체의 84.9%다. 마쓰모토 요시로(松本吉郎) 일본의사회 회장은 2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해 더위로 1000명이 사망한다는 것은 대재해에 필적하는 사태"라며 "사망자의 80%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만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더위 가운데 태풍도 올라오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6호 '카눈'이 일본 오키나와(沖縄) 남동쪽으로 북상 중이다. 대형 태풍인 카눈은 31일 오후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해 8월 1일에는 오키나와와 가고시마(鹿児島) 해안 등에 강한 비를 뿌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키나와 등지에서 주행 중인 트럭이 뒤집어질 수 있을 강도의 거센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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