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들 새 무대 된 스케치 코미디…소재 고갈·수위 조절 한계도 [D:방송 뷰]

장수정 2023. 7. 3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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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코미디언 된 숏박스의 김원훈·조진세·엄지윤
일부 콘텐츠들, 아슬아슬 수위로 빈축

일상 속 한 순간을 포착해, 이를 과장하거나 비틀어 공감 가는 웃음을 선사하는 ‘스케치 코미디’가 유튜브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코미디언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기획, 연출력을 바탕으로 ‘인기 장르’로 거듭난 스케치 코미디지만, 최근에는 비슷한 소재를 반복하거나 선을 넘는 콘셉트로 아쉬움을 사기도 한다.

유튜브가 발표한 ‘2022년 인기 동영상 및 크리에이터 결산’에 따르면 숏박스는 2022년 구독자 수 변동을 기준으로 한 인기 크리에이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숏박스는 현재 269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스케치 코미디 채널로, 이 채널의 ‘모텔이나 갈까’ 영상은 1000만이 훌쩍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지난해 최고 인기 영상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인기 크리에이터 2위에도 너덜트가 이름을 올리는 등 스케치 코미디 채널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숏박스ⓒ유튜브 영상 캡처

그 중심에는 코미디언들의 활약이 있었다. 김원훈, 조진세, 엄지윤은 숏박스를 통해 역량을 입증한 뒤 지금은 TV 프로그램,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에 진출하며 활약 중이다. 이들 외에도 피식대학의 김민수, 이용주, 정재형, 킥서비스의 정진하, 박진호, 싱글벙글의 김두현, 최지명, 이유미 등 여러 코미디언들이 유튜브의 스케치 코미디쇼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쾌한 상황을 콘텐츠로 구성하는 기획력은 물론,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높이는 완성도까지. 코미디언들이 그간 쌓은 역량이 짧은 콘텐츠 안에 담기면서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20년 KBS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폐지 이후 많은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호소가 나왔지만, 오히려 유튜브 통해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스케치 코미디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 중이다.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 속 한순간을 포착해 이를 리얼하게 구현하거나 혹은 과장 또는 비틀기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이 장르의 장점인데, ‘킥서비스’의 경우 10년 후 미래사회를 과장되게 그리며 배달팁 또는 부동산 문제 등을 유쾌하게 비틀고 있다. ‘쉬케치’에서는 여성 코미디언이 주축이 돼 여자들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포착하면서 재미 주는 한편, 시청자들과 더욱 깊은 공감대를 형성 중이다.

다만 최근 들어 비슷한 소재를 반복하거나 혹은 아슬아슬한 수위를 강조하며 이목을 끄는 시도들도 이뤄지고 있다. 부부 또는 연인들의 일상에 초점 맞추는 가운데, 주도권을 꽉 잡은 여성과 그의 눈치를 보는 철없는 남성 등 다소 뻔하고 도식적인 전개가 이어지는 것. 특히 ‘싱글벙글’이 부부 일상 포착하는 콘텐츠를 주로 선보이는데, 늘 비슷한 패턴을 반복 중이다.

혹은 ‘우와 저 언니 몸매 봐’라는 제목과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의 모습을 썸네일로 설정해 이목을 끄는 등 아슬아슬한 제목, 사진 등으로 시청자들을 낚는 시도도 이뤄진다. 콘텐츠의 내용은 다르게 전개하며 반전을 주는 사례도 없지는 않으나, 의도가 빤히 보이는 시도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

이 외에도 MZ세대의 특성을 활용하거나, 여성 BJ를 소재로 삼는 과정에서 가벼운 표현으로 우려를 자아내는 경우도 있다.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정을 지나치게 과장, 막무가내식 행동을 강조하며 오히려 공감을 잃는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너튜브를 통해 공개된 ‘여캠남친’에서는 여성 BJ의 이야기를 담는 가운데, 리리코가 시청자들에게 애교를 부리며 후원을 끌어내는 모습, 나아가 집 주소를 알아내 배달 음식을 보내는 모습 등 여성 BJ들이 겪는 어려움을 웃음 포인트로 삼아 찜찜함을 남긴다.

물론 다른 플랫폼에서 이것의 장점을 영리하게 활용하며 색다른 재미를 주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영리한 활용이 아닌, 한계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욱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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