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경영]아프리카 '니제르' 쿠데타에 서방이 움직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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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니제르에서 대통령 경호실장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이 전복됐다.
보통 아프리카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전형적인 군사 쿠데타지만, 이번엔 서방국가들의 반응이 심상찮다.
서아프리카 지역 국가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도 니제르 군부가 쿠데타를 중단하지 않으면 직접 무력을 동원하겠다고 압박했다.
아프리카 다른 지역들과 달리 이 3가지 쟁점이 한꺼번에 교차하는 니제르에 대해서만큼은 미국과 서방국가들도 마냥 손을 놓을 수 없을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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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니제르에서 대통령 경호실장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이 전복됐다. 보통 아프리카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전형적인 군사 쿠데타지만, 이번엔 서방국가들의 반응이 심상찮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잇따라 쿠데타를 규탄하고 프랑스는 군사 개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서아프리카 지역 국가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도 니제르 군부가 쿠데타를 중단하지 않으면 직접 무력을 동원하겠다고 압박했다. 사태 장기화 시 서방이 인근 서아프리카 국가들을 통해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군사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러한 서방의 움직임은 최근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최대한 발을 빼고 있는 미국의 출구전략을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러시아가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앞세워 지난 10여년간 아프리카 13개국의 내전에 개입하며 막대한 이권을 챙기는 동안에도 서방은 줄곧 침묵해왔다. 그런데 유독 니제르 쿠데타에는 강하게 반응한 것이다.
미국과 서방이 니제르 쿠데타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바로 전략자원과 지리적 이점, 테러 문제다. 아프리카 다른 지역들과 달리 이 3가지 쟁점이 한꺼번에 교차하는 니제르에 대해서만큼은 미국과 서방국가들도 마냥 손을 놓을 수 없을 것이란 평가다.
먼저 니제르는 매우 민감한 전략자원인 우라늄의 보고다. 전 세계 7위 규모의 매장량을 자랑한다. 현재 전체 전력 생산의 70% 이상을 원자력발전에 의존 중인 프랑스의 최대 우라늄 수입국이 니제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가격 급등에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프랑스와 EU 입장에선 니제르의 우라늄은 당장 국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니제르는 아프리카 서부지역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중남부 아프리카에서 지중해 권역으로 나가려면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한다. 지중해로 몰려드는 아프리카 난민 문제는 물론 아프리카 전역의 정치, 안보상 문제와 니제르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이로 인해 오래전부터 미국과 서방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도 이곳의 세력 확장을 위해 터를 닦아왔다.
니제르를 둘러싼 또 하나의 문제는 이곳이 세계 테레집단들의 아프리카 지부가 한꺼번에 모여 있는 곳이란 점이다. 알카에다, 보코하람 등 중동부터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일대까지 뻗어 있는 거대 테러 무장단체들의 아프리카 전진기지는 모두 니제르에 모여 있다. 리비아와 차드, 수단 등 주변국들의 내전 이후 각지 군벌세력들까지 니제르 곳곳에 숨어들면서 이곳은 전 세계 테러의 화약고가 됐다.
이 3대 쟁점의 교차로를 지키기 위해 그동안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매년 수십억달러 규모의 경제지원과 함께 친서방 정권의 생존을 위해 평화유지군까지 파견하며 아프리카의 출구전략과 별개로 애지중지해왔다. 그런데 갑자기 군부 쿠데타가 발발했고, 이들이 친러 노선을 걸으려 하자 크게 반응한 것이다.
니제르가 친러 국가로 변모하면 국제사회는 한층 더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니제르의 막대한 우라늄은 당장 세계 최대 우라늄 정제국가인 러시아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 모스크바 반란 이후 날개가 꺾인 바그너그룹 또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연결된다. 아프리카 극빈국 중 하나의 반란이 단신처리되지 못하는 이유는 이처럼 복잡하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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