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다이버 심장병 의사가 ‘잠수병’ 이유 밝혀냈다

민태원 2023. 7. 3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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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다이버에게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일명 '잠수병(감압병)'이 선천성 심장병과 연관있다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보건복지부 지정 국내 유일 심장 전문 병원인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이현종·임달수 과장팀은 최근 미국 내과학회(ACP) 공식 저널인 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난원공 개존증을 가진 다이버와 그렇지 않은 다이버의 감압병 발생률 비교 연구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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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뱃속 ‘난원공 개존증’, 성인기까지 계속 남아
부천세종병원 이현종 전문의 등…국제 학술지 논문
뉴시스

스쿠버 다이버에게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일명 ‘잠수병(감압병)’이 선천성 심장병과 연관있다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엄마 뱃속에서 존재했던 심장의 우심방과 좌심방 사이 구멍이 태어나서도 닫히지 않고 성인기까지 계속 남는 ‘난원공 개존증’을 가진 다이버가 그렇지 않은 다이버 보다 잠수병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자신의 선천성 심장병 여부를 모르거나 관련 심장질환 병력을 가진 다이버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보건복지부 지정 국내 유일 심장 전문 병원인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이현종·임달수 과장팀은 최근 미국 내과학회(ACP) 공식 저널인 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난원공 개존증을 가진 다이버와 그렇지 않은 다이버의 감압병 발생률 비교 연구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이자 교신 저자인 이현종 과장은 다이빙 로그(경험) 횟수 110회, 마스터 다이버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다이버다.

감압병은 물속 깊이 잠수했다가 감압(주변 압력이 감소하는 현상) 없이 급격히 상승할 때 기압차 때문에 발생하는 병을 말한다. 가볍게는 피부 가려움·출혈, 사지 관절·복부의 통증을 비롯해 흉통, 호흡곤란 혹은 혈압 저하, 청색증 등 쇼크, 현기증·구역질, 의식장애 등 중추신경계 이상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다이빙 중 압력 차이로 발생한 혈액 속 미세 질소 기포가 난원공 개존 탓에 좌심방으로 유입, 결과적으로 뇌를 포함한 전신으로 질소 기포를 퍼뜨린다는 점에 주목했다.

다이버는 실린더에 넣은 압축 공기로 물속에서 호흡한다. 물속 깊이 내려가는 동안 압축 공기에 포함된 질소가 높은 수압으로 인해 혈액 속에 녹아 들어가고, 물 위로 오를 때 압력이 낮아지면서 혈액 속 질소는 미세 기포 형태로 기화된다.
이런 질소 기포가 전신에 퍼지면 통증과 호흡곤란 등을 일으킨다. 이현종 과장은 “태생기 때의 ‘난원공’이 성인이 돼서도 닫히지 않고 남는 경우가 25~30% 관찰된다”며 “이런 구멍이 결국 감압병을 유발 및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는 연 50회 이상 다이빙을 하는 100명의 다이버가 참여했다. 난원공 개존 여부를 확인하고자 먼저 경식도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고, 감압병 발생 여부를 평균 28.7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 다이버들에게 난원공 개존 유무는 정보에 의해 발생하는 편견을 줄이기 위해 비밀에 부쳤다. 이들이 호소하는 감압병 증상을 객관적인지 판단하고자 잠수의학 전문가와 신경과 전문의도 평가에 투입됐다.

초음파 검사 결과 68명에게서 난원공 개존증이 진단됐다. 이들은 평생 난원공 개존증이 있는지 몰랐다. 이 중 37명은 개존이 큰 고위험군으로 관찰됐다.
연구 결과, 고위험군 37명 중 12명(28.3%)에서 감압병 증상이 나타났다. 저위험군 31명중에서는 2명(7.5%)이 감압병 증상을 보였다. 난원공 개존이 없는 32명은 아무도 감압병 의심 증상을 보고하지 않았다.

임달수 과장은 31일 “감압병을 진단받았거나 의심되는 다이버는 난원공 개존증은 물론, 나아가 고위험군일 수도 있는 만큼 먼저 진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고위험 난원공 개존을 가진 다이버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높은 감압증 발생률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게는 다이빙 중단과 더불어 치료를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종 과장은 “다이빙 현장에서 감압병은 드물지 않게 관찰된다. 그럼에도 수많은 다이버가 자신이 감압병인지 모르거나 알면서도 증상을 참으면서 위험한 다이빙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다이버들은 물론, 더 많은 의료진이 감압병에 관심을 가져 예방 및 치료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이현종 과장(왼쪽)과 임달수 과장. 병원 제공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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