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파는 오리온도 물건값 떼였다…中까르푸의 몰락

베이징=김현정 2023. 7. 3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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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중국 '현지화의 신화'로 여겨지던 대형 마트 체인 까르푸(중국명 쟈러푸)가 물품 대금 지급 지연과 정리해고, 매장 폐쇄 등으로 구설을 낳고 있다.

30일 중국 제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쟈러푸는 정리해고 한 직원들에게 약속한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물품 공급 업체들에 대금을 제때 주지 않아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쟈러푸는 중국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 프랑스계 대형 마트 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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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대금 못 받아 자산 동결 신청
정리해고 한 직원에도 보상금 미지급

한때 중국 '현지화의 신화'로 여겨지던 대형 마트 체인 까르푸(중국명 쟈러푸)가 물품 대금 지급 지연과 정리해고, 매장 폐쇄 등으로 구설을 낳고 있다. 중국에서 초코파이를 국민 간식 대열에 올린 오리온도 물건값을 받지 못해 자산 동결을 신청하는 등 사태가 커지는 형국이다.

30일 중국 제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쟈러푸는 정리해고 한 직원들에게 약속한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물품 공급 업체들에 대금을 제때 주지 않아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우리 기업도 피해를 입었다. 오리온(중국명 하오리요우)은 올해 초 쟈러푸의 은행 예치금 2274만위안(약 40억6068만원)을 동결 신청해 추심에 나선 상태다.

쌀과자로 유명한 왕왕 역시 쟈러푸에 2398만 위안 이상의 대금 지급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왕은 대금 지급이 늦어지자 지난해 9월부터 물건 공급을 중단했으며, 소송을 통해 추심을 진행 중이다.

쟈러푸는 최근 직원 대부분에게 정리해고도 통보했다. 제일재경은 본격적인 정리해고가 지난 4월부터 시작됐는데 회사 측은 당시 약속한 보상금과 퇴직금 등을 아직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0년가량 근무한 한 직원은 근속연수에 따라 20만위안을 받고 퇴사하는 것에 합의했지만, 현재까지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쟈러푸는 중국에서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 프랑스계 대형 마트 체인이다. 2012년 점포 수를 321개까지 늘리며 중국 '3대 마트 체인'에 진입하며 사업에 정점을 찍었다. 2019년에는 법인 지분 80%를 현지 유통 공룡인 쑤닝그룹이 48억위안에 인수하면서, 사실상 중국회사가 됐다. 2022년 한 해에만 매장 58곳을 폐쇄했다. 올해 1분기 추가로 문 닫은 매장도 33곳에 달한다.

중국 쟈러푸의 한 매장 매대가 텅 비어있다. (사진 출처= 중국 웨이보)

제일재경은 이 같은 소매 시장 공룡의 몰락은 전자상거래와의 경쟁과 보수적인 가맹점 확보, 기존 쟈러푸 직원을 쑤닝 직원으로 교체하면서 발생한 마찰과 운영 효율 저하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쑤닝의 영업 방식은 쟈러푸 자체의 방식과 매우 달랐다"면서 "공급망과 인력 등 측면에서 갑자기 변화를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이퍼 마켓 공급체인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당초 가지고 있던 강점과 이점이 크게 손상된 것"이라면서 "주문과 계약 방침 등도 바뀌면서 제품 구성도 급격히 변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기간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영업을 하던 쟈러푸의 실적은 고꾸라졌다. 2020년 7억9500만위안 수준이던 쟈러푸의 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33억3700만위안으로 급증했다.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며 올해 상반기 순손실 규모는 4억7100만위안을 기록했다. 제일재경은 "쑤닝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지만, 쑤닝 역시 3년 연속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쟈러푸는 일부 사업모델을 변경하고 매장과 직원을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이 외부에 노출되면서 브랜드 경쟁력 자체가 크게 훼손돼 재기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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