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월·화·수까지 버틴 우리…"마법에 가까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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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수요일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기적에 대해, 그건 거의 마법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의뭉떨게." 시집은 수요일과 금요일 사이, 사람과 사랑 사이 세상의 모든 낙오된 이들에게 보내는 단단한 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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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수요일까지 우리가 살아남은 기적에 대해, 그건 거의 마법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의뭉떨게.” 시집은 수요일과 금요일 사이, 사람과 사랑 사이 세상의 모든 낙오된 이들에게 보내는 단단한 헌사다. 시인은 2005년 '작가세계'로 데뷔 당시 “명주실처럼 매우 여리고 섬세하면서도 강한 견인력”을 지닌 시적 화법과 “온유하면서도 끈덕진 감성의 언어를 통해 입체적으로 감각화”한 의미를 “적요한 시적 울림으로 전하는 능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은 천서봉. 시인은 이미 죽었거나 사라진 존재인 ‘발목 잃은 자’들이 여전히 골목가 어느 한편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형상화했다.
내 슬픔의 가장 안쪽에 성 가족공장이 있다//아침이면 새로운 아이가 태어나 도로 쪽으로 걸어나갔고//도로로 나간 아이들은 누구도 이 골목으로 되돌아오지 못했다//아이들의 얼굴은 생각나지 않는 죽은 이복동생을 닮았다//오늘은 성 가족공장 공장장인 삼촌의 서른번째 기일이다//공장의 굴뚝은 조금씩 자라 어느새 이 골목의 상징이 되었다//잡설을 불러 저녁 식탁에 앉으면 삼촌의 수염 같은 분진들이 밥상 위에 조용히 내려앉곤 했다 - 「닫히지 않는 골목-性 가족공장」 전문
모든 예보에선 불명열(不明熱)이 빠져 있고 당신과 나 사이의 등고선은 이제 없다 이 정도면 슬프지 않을 것도 없지만 슬플 것도 없다 바람이 잠든 후 아무것도 잠들지 못했다 - 「닫히지 않는 골목-O」 부분
저녁 속으로 문병 다녀갑니다 한발 다가서면/또 한발 도망간다던 당신 걱정처럼 참 새카맣게/저녁은 어두워지고 뒤를 따라 어두워진 우리가/나와 당신을 조금씩 착오할 때 세상에는/바꾸고 싶지 않은 슬픔도 있다고 일기에 적었습니다 - 「플라시보 당신」 부분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너무 늙어 | 천서봉 지음 | 문학동네 | 136쪽 | 1만2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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