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아일리아 시밀러 'CT-P42' 임상 3상 결과 공개
셀트리온이 안과 질환 치료제인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개발 중인 'CT-P42'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2023 미국 망막학회(ASRS) 학술대회에서 CT-P42의 글로벌 임상 3상 상세 데이터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안과 질환 관련 학술대회인 ASRS는 올해 41회째로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진행된다.
셀트리온은 학술대회 셋째 날 진행된 '최신 초록(Late-breaking Abstracts)' 세션에서 구두 발표를 통해 이번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스페인, 헝가리 등 글로벌 총 13개국에서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환자 34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셀트리온은 CT-P42 투여군과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 두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해 기준선(베이스라인) 대비 8주 차에 측정된 최대 교정시력(BCVA) 값의 변화를 1차 평가지표로 측정했다. 측정 결과 CT-P42는 사전에 정의한 동등성 기준인 ±3글자 기준을 만족했다. 2차 평가지표인 다른 유효성 지표와 안전성, 면역원성 평가 등에서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한 경향성을 확인했다.
아일리아의 적응증은 당뇨병성 황반부종 외에도 국내 기준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wAMD) ▲망막 정맥 폐쇄성 황반부종 ▲맥락막 신생혈관 형성 등이 있다. 지난 26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전체 적응증(full-label)에 대해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는 소아 적응증을 제외한 전체 적응증에 대해 허가를 신청했다. 앞으로도 유럽 등 글로벌 주요 국가에 순차적으로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리제네론이 개발한 아일리아는 항체의약품을 안구 내 유리체에 직접 주사해 혈관내피생성인자(VEGF) 수용체와 결합해 이를 억제하는 방식의 기전을 가졌다. 이러한 투약 방식은 비슷한 적응증을 가진 '루센티스'가 보다 먼저 시장에 출시됐음에도 보다 투약 주기가 길어 환자의 부담이 적은 아일리아가 더 빠르게 시장을 장악한 요인으로 꼽힌다. 아일리아의 글로벌 매출은 지난해 97억5699만달러(약 12조45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눈에 직접 주사를 놓아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투약 방식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경영 일선 복귀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CT-P42에 대해 "(오리지널이) 안구에 직접 주사하다 보니 환자들이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한다"며 "'램시마SC'처럼 바이오베터를 만들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도 기존의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해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을 높인 램시마SC를 개발해내기도 했다. 서 회장이 직접 유럽 현지 의료진을 만난 후 제형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판단하고 직접 개발을 지시했다. 램시마SC는 바이오시밀러는 물론 기존 오리지널도 갖지 못한 SC 제형이라는 장점을 살려 통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이를 고려해 이례적으로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의 승인 신청을 권고해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CT-P42의 제형 변경 개발이 성공한다면 FDA 신약 승인 같은 성과가 재현될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42의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치료적 동등성 및 안전성을 확인한 글로벌 임상 결과가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학술대회에서 처음 공개되면서 전문 의료진 및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며 “해당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의 허가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고품질의 바이오 의약품이 글로벌 시장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다른 국내 기업에서도 시장 선점을 위한 활발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SB15'의 오리지널 대비 동등성 등을 임상 3상에서 입증한 결과를 지난 4월 공개한 바 있다. 삼천당제약은 'SCD411', 알테오젠은 'ALT-L9'를 개발하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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