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통화 완화 정책 기조 유지...모호한 해석? [글로벌 시황&이슈]
[한국경제TV 정연국 기자]
월가 인사이드 오늘의 주제는 금요일 미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던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입니다. 학교에서는 방학을 하고 날씨는 더워지는데요.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내 물가도 많이 올라있어 이 돈으로 차라리 해외 여행을가자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건데요. 코로나 19 시기에 가지 못했던 여행, 밀린 여행 상반기 벌써 다녀오신 분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런데 여기 조금 신기한 점이 눈에 띱니다. 중국 노선을 이용했던 사람 수에 비해 일본을 다녀오는 비행기 이용객이 네 배 수준으로 많았던 건데요. 엔저 현상으로 비교적 엔화가 저렴해진 영향이 작용을 한 것 같습니다.
2, 3년 전 엔원 환율은 11.5로 100엔 당 1,100원 까지도 올랐는데요. 올해 역대급 엔저현상이 지속 되더니 7월에는 1100원이 800원 대 까지도 뚝 떨어진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엔화를 미리 사두시는 엔테크, 일본 여행을 여러차례 다녀오는 N일본족 이라는 단어들도 생겨나죠.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을 기점으로 엔원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 시점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우리시간으로 27일 아주 늦은 저녁시간에 니혼게이자이 신문에서 보도가 나옵니다. 일본은행이 내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일부 변경을 줄 수 있다. 라는 갑작스러운 단독 보도가 실리면서 , 일본 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몰립니다. 이때부터 엔화가 급등합니다. 다음날 28일 낮 12시 경 일본에서 통화정책 회의가 시작되며, 30분 후에 회의 내용이 발표가 되는데요. 이 때 발표된 내용으로 당일 일본 증시, 그리고 이어진 미증시가 흔들렸습니다.
우선 일본은행은 굵직한 정책 방향에 변화를 주지는 않았는데요. 올해 임금 상승세도 확대됐고, 물가 상승률이 조금 더 높아질 거라고 봤지만요.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는 금융 완화 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단기 금리는 현행 수준인 마이너스 0.1%으로 동결, 장기 금리에 대해서도 “기존의 정책 사항”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까진 놀랄 만한 사항이 없어보이는데요. 시장이 주목했던건 이부분입니다. 장기 금리 상한제를 유지는 하되 “이전보다는 큰 유연성을 가지고 시행하겠다”며 세부 내용을 조금 조정한 겁니다. 이 내용 잘 이해하기 위해, 잠시 지금 일본의 통화정책 기조 한 번 짚어봐야합니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코로나 시기에 진행했던 완화정책을 조금씩 거두어 들이고 있죠. 이에 반해 일본은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오히려 거꾸로 금융 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YCC 라고 불리는 일본만의 특수한 통화정책을 6년 째 유지하고 있는데요.
YCC는 '일드 커브 컨트롤'의 앞글자를 따온 용어입니다. 수익률 곡선을 제어하는 정책이라 하여,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대체로 0% 수준에서 움직이도록 관리를 하는 정책입니다. 국채 금리가 높아지면, 가계에서 주택담보대출를 받거나, 기업에서 투자자금을 조달할 때 발생하는 여신금리도 같이 높아지기 때문에 내수 경제에 방해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통제, 관리를 하는건데요. 이를 위해서 금리 변동 상한을 설정하고, 시장 금리가 이보다 높아지겠다 싶으면 중앙은행이 국채를 막 사들여 금리 상승을 억제하는 원리로 작동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세계흐름에 맞춰 두차례 정도는 이 상한폭을 조금씩 올린 바 있습니다. 이번 7월 회의에서는 이 폭을 바꾸지는 않았지만, 1% 까지는 용인을 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중간단계인 0.75%도 아니고 1% 까지 용인한다는 이런 회의 결과에, 시장에서는 사실상 일본의 장기금리에 미세한 조정이 들어간게 아니냐는 의문을 던지는겁니다. 당일 엔화 가치가 일시적으로 급등하고, 미 국채 수익률도 함께 뛰어올랐습니다. 미증시에서 다우존스 안에 금융주들 위주로 하락세가 연출되기도 했는데요. 다만 막상 우에다 총리는 ”금리 정책 정상화, 즉 긴축을 향한 첫 걸음은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단지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예방 차원의 조치였다며, 아직은 인플레 목표치인 2%에 달하기에는 멀었다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발언들을 내놨습니다. 이런 발언을 해석하면서 장 막판까지 충격이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외신과 월가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는데요. 호주 커먼웰스 뱅크의 한 전략가는 일본은행이 비둘기파적인 톤을 유지한 만큼 아직 통화 긴축 신호가 보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럼에도 블룸버그에서는, 이번 YCC 정책 수정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관련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봤구요. 아폴로 매니지먼트에서는 “가장 큰 두려움은 일본 국채 수익률 상승에 따라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을 매도하고 자국 채권 수익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채권 물량이 많아지면 채권 가격은 하락, 수익률은 상승하는데요. 실제로 현지 27일 미국채 10년물이 4%를 다시 찍습니다. 이런 모습이 미 증시에 타격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에 그 영향을 주시해야한다는 의견의견입니다.
이처럼 채권 금리와 환율, 그리고 증시는 복잡하게 얽혀있는데요. 단기적으로 이번주에는 해외 사업부를 가져 엔화 약세에 수혜가 예상되는 닌텐도나 토요타 같은 일본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하니 주목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또 엔저효과로 연초부터 지금까지 벌써20% 이상의 상승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 증시가, 앞으로도 상승세 이어갈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전가은 외신캐스터
정연국 기자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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