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후보들, 트럼프 증거인멸 비난…"매우 뻔뻔한 행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기밀문건 유출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대선 경선 후보들을 비롯해 공화당 내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대선이 1년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공화당 경선에 뛰어든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지사는 30일(현지시간) CNN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증거 인멸 혐의와 관련해 "매우 뻔뻔하다. 경험이 없는 '콜레오네'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토 콜레오네는 마피아 조직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대부'의 주인공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위를 범죄조직인 마피아에 빗대 비판한 것이다.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CBS 방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이 (과거 대선 후보 당시) 그의 이메일을 지웠을 때와 같은 방식"이라며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상관없다. 힐러리인지 트럼프인지 중요하지 않다. 숨길 게 없다면 지워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과거 민주당 대선 후보였을 때 개인 서버에 업무용 이메일을 보관하다 문제가 불거져 수사를 받은 바 있다.

크리스 스누누 뉴햄프셔주지사는 A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면 제3의 후보를 밀겠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며 "공화당 후보는 트럼프가 아닐 것이다. 미국은 트럼프나 바이든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공화당 경선 주자 가운데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면 주장을 재확인하고 나섰다.

그는 CNN에 "차기 대통령으로서 내 기준은 우리나라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라며 "그 올바른 방법 중 하나로 명백히 정치화한 기소로부터 트럼프를 사면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27일 미국 연방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방수사관이 지난 6월 기밀 문건을 회수하려고 저택을 방문한 이후 직원들에게 내부 CCTV 영상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