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잇따른 수사와 검사에 짙어지는 위기의 그림자
금감원 검사서 임원 특수관계인 대량 매도 드러나
커지는 평판 리스크에 멀어지는 초대형 IB 도약 꿈
키움증권에 대한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의 검사가 본격화되면서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발생 이후 지속돼 온 위기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검찰이 키움증권에 대한 두 번째 압수수색을 단행한 가운데 회사 임원 특수관계인이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직전 15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는 금융감독원의 발표까지 나오면서 향후 발표될 수사 결과에 이목이 더욱 집중되는 분위기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단성한 부장검사)는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와 오너인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폭락 당시 거래내역 등 자료를 확보하는 등 관련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SG증권발 사태의 주요 요인이었던 차액결제거래(CFD) 자료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던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이미 주가 폭락 사태의 주범인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 등 관련자들이 잇따라 기소된 가운데 연루 의혹이 불거진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4월 말 주가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전 자신이 보유한 다우데이타 지분을 매도해 정황을 미리 인지하고 주식을 처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4월20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65%)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원을 확보했다. 다우데이타는 SG증권발 사태 당시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 중 하나다.
이미 구속된 라 대표가 이번 사태의 배후로 김 전 회장을 지목하면서 검찰은 김 전 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수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통해 김 전 회장이 대규모 폭락 사태를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와 매도 거래가 사태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 등을 확인해 나갈 계획이다.
김 전 회장이 이미 지난 5월 그룹 회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 놓으면서 경영에서는 한 발 물러난 상태지만 오너라는 지위는 유지하고 있어 이번 수사가 회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개월 사이에 2차례나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수사의 칼날이 본격적으로 오너로 향하면서 당분간 긴장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검찰과 별도로 금감원의 검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도 부담이다.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 등 3개사에 대한 CFD 업무 처리 적정성을 중점 검사한 결과, 광고·계좌개설 및 판매·위험관리 등 전반에 걸쳐 금융 소비자 보호가 미흡한 영업 행태를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특히 키움증권에 대해서는 임원 특수관계인이 주가 급락 사태 직전에 특정 종목을 150억원 상당으로 대량으로 매도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 전 회장이 SG증권발 사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임원이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중요 정보를 주식 매매에 이용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회사의 평판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긴 상태다.
이미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의 도약 꿈은 사실상 물거품 된 가운데 키움증권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헤처 나갈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해 초대형 IB 인가 요건을 갖추면서 당초 연내에 금융위원회에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4월 말 주가폭락 사태 이후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초대형IB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뿐만 아니라 회사 건전성 및 대주주 적격성, 평판 리스크, 위험 관리 내부 통제를 위한 시스템 구비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평가를 통과해야 하는데 현재 회사와 오너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G증권발 사태로 인해 수사와 검사가 지속되면서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이었던 회사 이미지가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초대형 IB로의 도약과 회사 평판 회복은 향후 수사 결과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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