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다 뺏겼다…한국인도 300만명, 우르르 몰려간 이 나라
최근 엔저와 엔데믹으로 올해 상반기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는 한국 관광객이 300만명을 넘어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의 3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가치 하락(엔저)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일본은 도쿄 외 지역 관광지들도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31일 한국관광공사와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12만9000명으로 한국을 찾은 일본인(86만2000명)의 3.6배였다.
방일 한국인은 코로나 전인 2019년 상반기(386만3000명)와 비교하면 81.0%까지 회복한 상태다. 이에 반해 방한 일본인(86만2000명)은 2019년 상반기(165만4000명) 대비 52.1%에 그쳤다.
일본 방문객 중 한국인은 전체의 29.2%를 차지해 1위다. 한국 방문객 중 일본인도 1위지만 비중은 19.5%로 더 낮았다.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인은 1071만2000명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443만1000명)의 2.4배였다. 한국인만 일본을 많이 찾는 것이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도 한국보다는 일본을 더 많이 찾는 상황이다.
상반기 일본을 찾은 대만인은 177만1000명으로 한국을 찾은 대만인(40만2000명)의 4.4배였다.
홍콩인도 일본 방문객이 91만명으로 한국 방문객(16만9000명)의 5.4배였으며, 미국인의 경우 일본 방문객이 97만2000명으로 한국 방문객(51만4000명)의 1.9배였다.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도 일본 방문객이 한국 방문객보다 많다.
日, 엔저에 지역 관광지 포진
한국을 비롯한 외국 관광객이 일본을 많이 찾는 데는 역대급 엔저 현상과 함께 지역마다 유명 관광지가 조성돼 있다는 점이 요인으로 꼽힌다.
원/엔 환율이 지난해 1분기에는 100엔에 1000원이 넘었지만, 최근에는 910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달 초에는 100엔당 900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일본은 인플레이션으로 고민이 깊었던 다른 국가들과 달리 수년간 물가도 정체 상태를 보여왔다.
또 일본은 도쿄 외에도 오사카, 교토, 후쿠오카, 삿포로, 오키나와 등 유명 관광지가 골고루 분포해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은 대부분 서울을 찾고 부산이나 제주 등을 방문하는 경우가 일부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인바운드(국내 유입 관광) 관광객을 더 유치하려면 지역관광 경쟁력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에 가보면 지방 공항 인프라 시설이 아주 잘 갖춰져 있다”며 “그러다 보니 지역관광이 한국보다는 편하고 더 찾게 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도 “지역의 차별화된 콘텐트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며 “국내에서는 한 지역에 출렁다리가 인기 있으면 여기저기에서 카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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