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입' 메드베데프 "우크라 반격 성공하면, 러 핵무기 쓸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성공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왼쪽)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한 훈련장을 방문한 모습. AP=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만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성공하고 그들이 우리 땅 일부를 점령한다면 우리는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핵무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연일 서방에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 ‘푸틴의 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다른 선택지는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의 적(우크라이나 등)은 우리 전사들(의 성공을) 빌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군이 전 세계 핵무기에 불이 붙지 않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서다.

로이터통신은 이 발언이 ‘러시아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공격에 대응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한 핵 사용 원칙의 일부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아직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합병한 영토를 수복하려고 하고 있고, 러시아는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가 공세를 이어가고 있고 러시아가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휴전을 선언할 수 없다”며 전쟁의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렸다.

최근 러시아는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에 전략 핵무기를 배치하기도 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앞선 발언에서도 “3차 세계대전이 가까워졌다”고 발언하는 등 모든 전쟁이 평화 조약 또는 핵무기 사용으로 끝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