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원 과자'도 한몫했다...엔데믹 후 첫 여름휴가 3가지 키워드
이우림 2023. 7. 31. 06:00
오는 8월 셋째 주 여름휴가 때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인 직장인 김민철(32)씨는 최근 행선지를 부산에서 울산으로 바꿨다. 당초 친구와 부산에서 ‘맛집 투어’를 할 생각이었지만 휴가 성수기에 광복절까지 겹치며 평소 1박당 10만원 정도였던 숙박 비용이 1박당 27만원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숙박비와 외식비를 아낄 겸 울산에서 자취하는 또 다른 친구 집을 찾아가 2박 3일 ‘집콕’ 휴가를 보내기로 노선을 수정했다. 김씨는 “휴가 기분을 내러 잠시 놀러 가는 건데 지출을 무리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의 트렌드는 ‘단기·근거리·저비용 국내 여행’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물가에 ‘바가지요금’ 논란이 더해져 여행객들이 휴가철에도 지갑을 크게 열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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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문 리서치 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공개한 ‘6월 국내·해외 여행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인당 하루 여행 경비는 7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9만원)보다 15.6% 감소했다. 만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조사한 결과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6월(7만4000원)과는 비슷한 수준인데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에 이르는 등 최근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여행객이 과거보다 지갑을 덜 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3개월간 1박 이상 숙박 여행 경험을 한 비율은 67.4%로 조사됐다. 2019년 6월(66.4%)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행 가지만, 지갑은 덜 열어
여행 전문 리서치 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공개한 ‘6월 국내·해외 여행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인당 하루 여행 경비는 7만6000원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9만원)보다 15.6% 감소했다. 만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조사한 결과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6월(7만4000원)과는 비슷한 수준인데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에 이르는 등 최근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여행객이 과거보다 지갑을 덜 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3개월간 1박 이상 숙박 여행 경험을 한 비율은 67.4%로 조사됐다. 2019년 6월(66.4%)과 비슷한 수준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호텔과 펜션의 선호도는 떨어졌다. 지난 3월 32.5%였던 호텔 이용률은 6월 들어 28.3%로 떨어졌다. 펜션 이용률 역시 6월 20.1%로 전월(21.1%) 대비 하락했다. 대신 가족이나 친구 집을 이용하는 비율이 지난 4월 이후 3개월(14.8%→16.4%→17.4%) 연속 늘었다. 비싼 숙박 시설을 피해 여행 경비를 줄이려는 것이다. 향후 평균 여행 계획 기간도 2.39박으로 조사됐다. 1년전 (2.48박)보다 짧아졌다.
이런 흐름은 이번 여름 휴가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향후 여름 휴가 일정과 맞물려 여행 계획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행 기간은 줄어들고 1일당 여행비도 감소세가 뚜렷하다”라며 “단기간·근거리·저비용 여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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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요금 근절해야…“소비 심리 위축시키면 안 돼”
고물가와 함께 ‘바가지요금’도 관광객의 지출을 주춤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 6월 방송된 한 TV 프로그램에선 전통 과자 한 봉지를 7만원에 팔아 '바가지요금' 논란이 벌어졌다. 다른 지역 축제에서도 고기가 몇 점 들어가 있지 않은 바비큐 한 접시를 5만원에 팔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건이 있었다. 이은하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이 올라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 공급자에게도 결코 좋지 않다”라며 “‘일단 올리고 본다’는 마음보다는 ‘서로 돕는다’는 마음으로 인상을 자제해야 관광객들의 마음을 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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