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하이랜더'의 습격... "아빠차 접수해주마"

편은지 2023. 7. 31.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니발·팰리세이드엔 없는 '연비'… 이 크기에 13.8km/L
벌크업한 라브 4 닮았네… 미국 감성 나는 거친 외모
차 크기 부담없는 편리한 주행감… 세련된 인테리어
하이랜더 외관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하이브리드 왜 없나요?" "준대형 SUV에서 연비는 욕심내면 안되는 건가요"

국민 아빠차 시장에서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요구를 받는 것은 다름아닌 하이브리드 차다. 카니발과 팰리세이드의 독무대인 이 시장에서 두 차종의 인기가 높은 것은 물론 뛰어난 상품성도 있겠지만, 고려할 만한 대체재가 없는 탓도 크다.

연비는 욕심조차 못내던 이 시장에 하반기 토요타가 하이랜더를 앞세워 습격한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하이브리드 명가' 타이틀은 준대형 SUV 시장에선 매력을 넘어서 무기가 될 듯 하다. 과연 큰 차체를 굴리면서 연비까지 뽑아낼 수 있을까.

지난 27일 토요타의 7인승 준대형 SUV 하이랜더를 직접 시승해봤다. 시승코스는 파주 '더스테이지'에서부터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왕산 마리나'를 찍고 돌아오는 왕복 약 150km로, 도심과 고속주행을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코스가 마련됐다.

하이랜더 전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꼭 라브4가 벌크업을 한 것 같네'. 하이랜더를 마주한 첫 인상은 꼭 덩치 커진 라브4 같았다. 못생겼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특유의 무난하고 평범한 인상 덕에 요즘 신차 같은 느낌은 덜했다. 어딜가나 주목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외관에선 다소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 있겠다.

차체 주변을 한바퀴 돌아보니 7인승 준대형 SUV라는 차급 대비 차가 그다지 커보인다는 느낌은 들지않는다. 가만 뜯어보니 이유는 그릴에 있는 듯 하다. 하이랜더의 그릴은 우람한 덩치 대비 옹졸한 편인데, 팰리세이드 그릴과 비교하면 확실히 전면부 존재감에서 압도적이라는 느낌이 적다. 전장은 동급 대비 더 길면서 차폭은 좁은 것도 한 몫을 하는 듯 하다.

하이랜더 1열 인테리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외관이 다소 평범했다면, 내부는 또 예상보다 괜찮다. 눈에 확 띄는 앰비언트 라이트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기존 토요타 모델에서 봤던 올드함이 많이 줄어든 모습이다. 중앙 디스플레이를 감싼 블랙 하이글로시 소재가 바로 아래 공조조절 버튼까지 이어지면서 꽤 세련된 느낌을 낸다.

컵 홀더 쪽은 우드 마감이 들어가면서 중후하고 고급진 느낌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적으로 그간의 토요타 중 가장 깔끔하고 세련된 듯 하다. 조수석 대시보드 쪽에 마련된 수납공간도 활용도를 높인다. 공조 조절부와 컵홀더 사이 배치된 휴대폰 무선충전란 역시 손을 많이 뻗지 않아도 돼 운전 중에 특히 편안했던 요소다.

우드로 마감된 하이랜더 컵홀더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2열 공간감은 7인승 SUV 답게 널찍하다. 2열에만 사람을 태울 경우엔 2열 승객까지 충분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겠다. 시트와 시트 사이 컵홀더를 배치한 것도 시트를 뒤로 젖혀 앉았다고 생각하면 동선 상 더욱 편리할 요소다.

3열을 풀폴딩할 경우 트렁크 공간은 대형견 두마리는 거뜬히 태울 수 있을 만한 크기다. 2열까지만 사람을 태운다면 사람도 편하고, 짐도 많이 싣고, 여러모로 합리적이겠다.

3열에 앉기 위해선 2열 좌석의 승객이 다소 불편할 정도로 의자를 당겨줘야 한다. 왼쪽은 3열에 사람이 앉았을 때 2열 승객의 공간감, 오른쪽은 2열 승객이 첫번째 사진과 같이 의자를 당겨줬을 때의 레그룸.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다만 3열을 짐칸으로 쓰지 않고 피치 못하게 사람을 태울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공식적으론 7인승이니 3열에 3명이 앉을 수 있어야하지만, 동급 대비 전폭이 좁은 탓에 성인 2명 정도 앉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보는 편이 맞겠다. 통상적으로 3열까지 사람을 태울 생각으로 이 크기의 차를 찾지는 않는 만큼, 실용성에선 뒤지지 않는다.

이게 다였다면 화려한 옵션을 자랑하는 경쟁 차종에 뒤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하이랜더의 장점은 엄청난 연비에 있다.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감은 덤이다.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한다는 토요타의 차 답게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큰 차체가 실감나지 않을정도로 부드럽게 나아간다. 둔탁하거나 딱딱하지 않으면서, 또 너무 푹신하지도 않다. 스티어링휠 조작 역시 세단만큼이나 부드럽다.

특히 놀라운 것은 주행시 5m에 육박하는 전장이 느껴지지 않는단 점이다. 카니발과 비교하면 수치적으로 전장이 짧긴 하지만, 차가 길어 뒷꽁무니가 늦게 따라붙는 듯한 준대형, 대형 SUV 특유의 느낌이 전혀 없다. 경쟁차종보다 좁은 차폭은 주차시 요긴하다.

3열을 모두 폴딩했을때의 트렁크 공간.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연비는 생각하지않고 달리다보면 14~15km/L 를 훌쩍 넘어선다. 이날 행사에서는 목적지 도착 기준 하이랜더의 공인 연비인 13.8km/L 를 정확하게 맞추는 이벤트를 열었는데, 연비가 자꾸만 올라 오히려 연비를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할 정도였다. 가장 높은 연비를 달성한 경우엔 22.2km/L 까지 뽑아내기도 했다. 과연 하이브리드 명가답다.

시승을 마치고 연비를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다소 좁았던 3열이나 경쟁차종 대비 덜 세련된(?) 내부는 쉽게 용서가 됐다. '아빠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차들은 준대형 세단이나 중형 SUV처럼 운전자만 만족시켜선 안되기 때문이다. 실용적이고 널찍한 데다, 장거리 여행도 부담되지 않는 연비는 거를 타선없는 최대 장점이다.

물론 가격 면에서 취등록세 등을 감안하면 7000만원대 후반~8000만원대 선으로 뛰면서 국산 준대형 SUV, 대형 RV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순 있겠지만, 차량을 구매 한 운전자 입장에선 구매와 별개로 유지비 측면에서 크게 만족할 수 있겠다. 친환경차인 덕분에 주행 중 곳곳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면 혜택은 덤이다.

한편, 토요타 하이랜더의 제원은 ▲전장 1965mm ▲전폭 1930 ▲전고 1755 ▲축거 2850 ▲최고출력 246마력 ▲최대토크 23.9kg.m ▲복합연비 13.8km/L 다. 트림별 가격은 ▲리미티드 6660만원 ▲플래티넘 7470만원이다.

▲타깃

-오래 오래 연비 챙기며 장거리 여행 다니고 싶은 아빠

-"관심은 됐어요" 새 차 산 티 많이 내고 싶지 않은 당신

▲주의할 점

-차 크기와 비례하지 않는 존재감

-미국 생산 차종이라 관세 안붙는다지만… 접근 쉽지 않은 가격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