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전장...LG전자 다음 스텝은 '전기차 충전'

임채현 2023. 7. 3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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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역대 최대 매출, 전장 안정 궤도 올라서
LG전자 "전기차 충전 사업, 내년 북미 시장 진입"
2018년 뛰어든 사업, 기존 기술 역량으로 차별화 자신
하이비차저 전기차 충전기 라인업. (사진 왼쪽부터) 100kW, 200kW, 7kw 스탠드형, 7kw 벽부형.ⓒLG전자

생활가전 수익성 덕분에 역대 2분기 최대 매출을 올린 LG전자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인 가전과 TV 사업 외에 전장 사업이 실적 개선의 효자 역할을 하면서,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충전, 로봇 등의 사업이 향후 전통 주력 사업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9조 9984억 원, 영업익 7419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7% 늘었고 영업이익은 6.2% 줄었다. 특히 매출의 경우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이는 경기둔화 여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실적을 구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삼성전자 영업익을 뛰어넘었다.

사실상 기존 주력 사업인 H&A사업본부(생활가전)가 영업익 6001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고효율·친환경을 앞세운 B2B 공조 사업의 성장으로 매출이 확대됐고, 원자재비 및 물류비 등 원가구조 안정화 노력이 빛을 발하며 이익률이 늘었다. H&A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액은 7조 9855억 원을 기록했다. HE사업본부도 유럽 시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원가 개선·플랫폼 기반 콘텐츠 등의 수익구조 다변화로 전년 동기 대비 높아진 영업익 (1236억 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전장 사업의 성과다. LG전자에서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처음 흑자 전환한 이후 올 2분기 매출액 2조 6645억 원의 실적을 올리며 역시나 역대 2분기 최고 매출 기록을 썼다.지난 2021년 발생한 GM '쉐보레 볼트 EV' 리콜 과정에서 발생한 부품 재료비 증가 등으로 612억 원의 적자를 내긴 했으나, 일회성 비용임을 감안하면 이미 그 성장세에 탄력이 붙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G전자가 전장 관련 사업 중에 미래 먹거리로 꼽는 것 중 하나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이다. 27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의 경우 2024년 북미 시장 진입을 위해 현지 생산기지 구축 및 선행 활동을 준비 중"이라며 "제조업 강점을 활용해 초기엔 EV 충전기 사업자로 진입한 뒤 중장기적으로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LG전자가 일찍이 공 들이고 있는 사업이다.시장 성장세에 비해 충전 인프라 확충 속도는 더딘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전기차 충전 시장이 고성장 및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국내·외를 망라하고 자동차 산업 내 업체 외에 주요 대기업들이 전기차 충전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LG전자는 2018년부터 전기차 충전솔루션 선행개발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GS그룹과 손잡고 충전기 전문업체인 애플망고를 인수한 후 지난 5월 자회사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출범시켰다. 현재 공개 모델은 100kW, 200kW 급속 충전기 및 7kW(킬로와트) 완속 충전기 2종 등 4개 모델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시장 침투율을 높이기 위해 전기차 충전기에 테슬라의 슈퍼차저가 사용하는 북미 충전규격(NACS)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 충전 표준에는 다양한 규격이 있지만, 최근 제너럴모터스(GM), 볼보 등의 완성차 업체가 테슬라의 규격을 채택함에 따라 LG전자도 글로벌 대세에 따른다는 취지다. 시장조사업체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전기차 10대 중 6~7대는 테슬라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우, 미국이 중국과 유럽에 앞서 확장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LG전자는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 유럽과 아시아의 전기차 충전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해당 사업을 2030년 1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익환 LG전자 BS본부장은 지난 10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전자 미래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가 오랜 기간 제조 사업에서 축적한 품질과 서비스 역량은 다른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사업자가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장점"이라며 "B2B 사업을 통해 형성한 호텔과 병원, 리테일 파트너와 협업한다면 2030년까지 1조 매출을 이룰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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