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피닉스 한달 내내 43도 펄펄… 사막 선인장도 말라 죽었다

김지애,권지혜 2023. 7. 31.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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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는 한 달 넘게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인장까지 탈수 증세를 보였다.

피닉스에서 기록적인 폭염으로 밤에도 고온이 유지되면서 애리조나주의 명물로 꼽히는 '사구아로 선인장'도 질식·탈수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서치업체 페리먼그룹을 인용해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 다음 달까지 폭염이 이어질 경우 텍사스주의 경제성장률이 0.47%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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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계속 땐 텍사스 12조원 손실
남극 해빙량 1980년 이후 최소치
中 태풍 ‘독수리’에 폭우 적색경보
한 노숙자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최대 노숙자 캠프 ‘더 존(The Zone)’에 설치된 텐트에서 물을 마시며 열을 식히고 있다. 피닉스에서는 하루 최고기온이 43도(화씨 110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29일까지 30일 연속 이어졌다. AFP연합뉴스


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는 한 달 넘게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인장까지 탈수 증세를 보였다. 남극의 해빙량은 1980년 이후 최소치로 줄어들었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립기상청(NWS)은 남부 애리조나주 주도 피닉스의 이날 최고기온이 30일 연속 43.3도(화씨 110도)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74년의 최장기록인 18일을 훨씬 넘어선 것이다.

피닉스에서 기록적인 폭염으로 밤에도 고온이 유지되면서 애리조나주의 명물로 꼽히는 ‘사구아로 선인장’도 질식·탈수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사막에서 자라는 사구아로 선인장은 최대 15m까지 자라며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 주로 생명 활동을 한다. 피닉스 사막식물원의 과학책임자 킴벌리 매큐는 고온과 몬순(계절풍)의 부재로 사구아로 선인장이 정상적인 생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캘리포니아주 버뱅크 경찰은 야생 곰이 주택가에 출몰해 수영장에서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됐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미 기상청은 “미국 내 많은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38도(화씨 100도)를 넘어섰다”며 “29일 오후까지 최소 1억7500만명이 폭염경보 및 주의보 아래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전체 인구 3억3600만명의 절반에 육박한다. 시카고 뉴욕 필라델피아 등은 더위를 피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공공 도서관과 커뮤니티 센터에 냉각 센터를 열었다. 낮 최고기온이 42도(화씨 108도)까지 오른 필라델피아에서는 주말 공공 수영장 운영 시간을 연장했다.

폭염은 경제 손실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서치업체 페리먼그룹을 인용해 미국 남서부 지역에서 다음 달까지 폭염이 이어질 경우 텍사스주의 경제성장률이 0.47%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주내 총생산(GSP)은 95억 달러(약 12조1000억원) 감소하게 된다.

현재 겨울철인 남극의 해빙량도 40여년 만에 최소치를 보이며 평소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뉴질랜드 일간 1뉴스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과학자들은 지난 28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린 뉴질랜드·호주 남극 과학 회의에서 남극 바다에 떠 있는 해빙량이 1980년 이후 어느 해와 비교해도 20% 정도 적으며, 이 같은 감소 추세는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 더 나쁘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서는 12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중앙기상대는 이날 제5호 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31일 오후 2시까지 베이징과 톈진 등 북방과 동북, 중부 내륙 지역에 250~350㎜의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8~10등급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중앙기상대는 전날 오후 6시 이 일대에 발령한 폭우 적색경보를 유지했다. 중국에서 폭우 적색경보가 발령된 건 2011년 9월 이후 12년 만이다. 앞서 태풍이 상륙한 푸젠성 일대에서만 72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농경지가 침수돼 5227만 위안(93억4000만원)의 경제 피해가 발생했다.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선 항공편 1119편 가운데 일부가 취소됐다.

중앙기상대는 또 제6호 태풍 ‘카눈’이 31일 밤부터 다음 날 아침 사이 저장성 해안에 접근한다고 예보했다. 그 여파로 오는 1~3일 상하이 일대에 비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애 기자,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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