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發 사태 알았나… 키움증권 특수관계인 폭락 전 대량 매도

금감원, 지난 5월 자료 검찰에 넘겨
김익래 의혹 수사 맞물려 시장 촉각
CFD 관련 교보증권 비위도 확인

서울 영등포구 키움증권 본사. 뉴시스

키움증권 임원 특수관계인이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 직전 특정 종목의 주식을 150억원 규모로 팔아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SG사태에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시장은 추후 발표될 검찰 수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30일 차액결제거래(CFD) 업무 처리 적정성 등을 중점 검사한 결과 금융소비자 보호가 미흡한 영업행태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CFD 거래 관련 불건전 영업행위도 확인했다. CFD는 다우데이타와 서울가스 삼천리 등 8개 종목 주가 폭락사태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 라덕연 일당이 주가조작의 창구로 활용한 장외파생상품이다.

금감원이 이번에 중점 검사한 증권사는 키움증권과 교보증권, 하나증권이다. 먼저 금감원은 SG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키움증권 임원 특수관계인이 주가급락일 전에 특정 종목을 150억원 상당으로 대량으로 판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SG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키움증권 임직원이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중요정보 등을 주식매매에 이용했거나, 내부통제가 적정했는지 점검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금감원은 관련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 5월 검찰에 관련 자료를 넘겼다. 검찰은 지난 28일 김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605억원 규모의 다우데이타 주식을 팔아치운 것과 관련해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를 압수 수색했다. 김 전 회장은 SG발 폭락 사태 직전 주가조작 정황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CFD를 도입한 교보증권의 비위도 확인됐다. 교보증권은 CFD 매매시스템 개발업체에 구축 비용을 직접 내지 않고, 대신 고객에게 받은 수수료 수입의 일부를 주고 있었다. 또 외국계 증권사의 마케팅 대금이 교보증권이 아닌 시스템 개발업체에 지급된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사안도 마찬가지로 검찰에 관련 자료가 넘어갔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가 미흡한 영업 행태도 적발했다. 현금 대신 주식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대용 주식’은 경쟁사도 적용하고 있지만, 자신들만의 장점으로 내세우거나 2.5배까지 가능한 레버리지를 초과할 수 있다고 표현한 증권사 과장 광고도 적발됐다.

가수 임창정씨 사례로 지적된 비대면 계좌 개설 절차 허술함도 확인됐다. 비대면으로 개설할 경우 신분증 사본을 제출하거나 영상 통화를 하는 등 최소 2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거래자를 확인해야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별도 명의를 확인하지 않았다.

CFD 판매 시 필수적으로 제시해야 하는 요약설명서를 제시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요약설명서 내용 역시 부실했다. 고난도 상품인 만큼 손실 위험에 대한 시나리오 분석 결과 등을 제시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CFD 취급 증권사 나머지 10곳에 대해서는 정기검사로 대신할 계획이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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