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도는 ‘받은 글’ 증시 쥐락펴락

이광수 2023. 7. 3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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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메신저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급속도로 퍼지는 이른바 '받은 글' 정보가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지난 25일 텔레그램에서 주식 정보를 공유하는 채널에는 일제히 LS가 '제2의 포스코(POSCO)홀딩스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됐다.

당시 오전 9시 40분쯤 주식 정보를 공유하는 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공유되기 시작한 이 글은 다른 주식 텔레그램 채널로 빠른 속도로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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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개 종목 유포 이후 주가 급등
일부 투자자 선행매매 악용설 돌아
게티이미지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거치지 않은 채 급속도로 퍼지는 이른바 ‘받은 글’ 정보가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받은 글 유포 이후 주가가 뻥튀기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개인뿐 아니라 일부 기관 투자자가 이를 선행매매 수법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진 상태다. 선행매매는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유통한 뒤 미리 사들인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기는 불공정행위를 뜻한다. 하지만 최초 유포자와 유통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운 받은 글 특성 탓에 금융당국의 감시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텔레그램에서 특정 종목에 대한 받은 글이 돌면 이 종목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는 기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받은 글은 출처와 작성자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누군가에게 받았다’는 뜻으로 메신저 등을 통해 공유되는 일종의 사실 확인 안 된 미확인 정보로 일명 ‘지라시’다. 본문 앞에 ‘받은 글’ 또는 ‘받’ 등으로 표기돼 있다.


지난 25일 텔레그램에서 주식 정보를 공유하는 채널에는 일제히 LS가 ‘제2의 포스코(POSCO)홀딩스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됐다. 당시 오전 9시 40분쯤 주식 정보를 공유하는 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공유되기 시작한 이 글은 다른 주식 텔레그램 채널로 빠른 속도로 퍼졌다.

이 받은 글에는 ‘LS의 성장 키워드는 해상풍력과 2차전지 소재, 전기와 관련된 풀밸류체인’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LS일렉트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상장이어서 지주사인 LS를 주목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 글이 확산하면서 LS와 LS일렉트릭 두 종목은 동반 급등했다. 받은 글에서 특히 강조된 LS의 경우 이날 상한가로 치솟았다.

LS는 시가총액이 3조원 넘는 대형주다. 한국거래소에서 상·하한가 제한이 15%에서 30%로 확대된 이후 단 한 번도 상한가에 근접한 적이 없었지만, 공교롭게 텔레그램 받은 글에 언급된 뒤 상한가 기록을 세웠다.

지난 26일에는 티로보틱스가 ‘제2의 두산로보틱스’라는 내용의 글이 텔레그램에서 공유됐다. 티로보틱스는 이날 오전 장에서만 전 거래일 대비 26%까지 치솟았다. 오후에 낙폭을 줄였지만 19.25%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티로보티스의 거래량은 963만4481주로 전장 대비 4배 이상 뛰었다. 이 밖에도 이달 텔레그램 주식투자 채널 등에서 받은 글이 공유됐던 나스미디어(7월 6일 7.66% 상승)도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리포트 제목에 ‘텔레그램 받은 글’ 형식을 활용한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장문수 연구원은 지난 28일 현대모비스 분석 보고서를 내면서 ‘받) 글로벌 OEM 전동화 수주 진행 중’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텔레그램 받은 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선행매매 등 주가조작 행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불공정거래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자본시장법상 처벌이 가능하다”며 “다만 정보 유통의 특성상 적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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