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경영] AI·배터리·전동화·바이오 … 미래 먹거리에 과감한 투자

박해리 2023. 7. 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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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경기침체 극복 위해 총력
미국·영국 등 글로벌 AI센터 운영
지난해부터 5년간 179조 국내 투자
시장 지배력 높이려 M&A 활성화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 중국, 미국, 유럽에서 R&D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10년 동안 약 6조300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직원들이 롱-셀(Long Cell)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 LG에너지솔루션]
차량용 P-OLED(플라스틱 OLED)로 구성된 디지털 콕핏의 모습. [사진 LG디스플레이]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등 불안정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과감한 R&D 투자를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미래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인공지능(AI)과 차세대 통신(6G) 등 신성장 정보기술(IT) 분야 R&D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AI 글로벌 R&D 역량 확보와 기반 생태계 구축 지원에 힘쓰고 있다. 전 세계 7개 지역(서울, 미국 실리콘밸리·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의 글로벌 AI 센터를 통해 선행 기술연구에 나서는 한편 인재 영입과 전문인력 육성을 추진한다.

또한 기존 3세대(G)·4G·5G 통신을 선도해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도 R&D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선행연구를 주도하고 6G 핵심 기술 선점 및 글로벌 표준화를 통해 통신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SK그룹은 지난해 핵심 성장동력인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의 국내 기반 시설과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국내 투자 및 R&D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5년간 179조원을 국내에 투자키로 하고, 그 가운데 서울·경기·인천 등을 제외한 비수도권에 67조원을 투자해 지방경제 활성화와 국토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비수도권 투자 분야는 반도체·소재 30조5000억원, 그린 22조6000억원, 디지털 11조2000억원, 바이오·기타 2조8000억원 등으로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에 집중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신사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무버(선도자)가 되기 위해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을 개발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특히 올해 세계적인 자동차종합연구소로 출범한 지 20주년이 되는 남양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성공적인 전동화 체제 전환을 이끌면서 미래 모빌리티와 신성장 동력 분야의 글로벌 R&D 핵심 거점으로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4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오토랜드 화성에서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하면서 전기차 분야의 국내 생산·수출 확대 및 연관 산업 강화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8년 동안 국내에 24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전동화 체제로 전환 지속,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 자율주행 등 신사업 동력을 창출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LG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AI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R&D 추진을 위해 5년간 3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 및 AI 관련 R&D에 집중하고,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돕는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해 5년간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LG화학은 신약 연구와 더불어 신약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M&A 등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첨단 바이오 기술 확보에도 집중한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계획에는 R&D 투자 25조원 이상, 설비 투자 17조원 이상, 전략 투자 7조원 등이 포함돼 있다.

롯데는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4가지 테마의 신성장 동력을 주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2023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비전과 전략에 부합하는 투자,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 세 가지 경영 방침을 당부했다. 특히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창출된 이익을 신사업에 투자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지속해서 과감한 혁신과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우주항공, 친환경 에너지 등 미래 산업 분야 신규 사업 발굴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며, 관련 분야 우수 인재 영입과 육성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기업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정도경영도 적극 실천해 나갈 예정이다.

GS그룹은 지난해 국내 지주사 최초의 CVC(Corporate Venture Capital)인 GS벤처스를 설립한 이후 계열사들의 투자를 받아 약 13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조성 후 9개월여 만에 10개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실행하는 등 벤처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진까지 함께 함에 따라 협력 스타트업에게 실질적인 사업적 시너지를 제공하고 GS의 미래성장 전략과 연계성을 더욱 높일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총 9조2580억원을 투자하는 석유화학 2단계 ‘샤힌 프로젝트’를 건설하는 등 ‘석유에서 화학으로’ 혁신 전환을 이루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효성은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부설 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는 등 R&D에 꾸준히 투자하며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 글로벌 1위 제품을 만들고 있다. 코오롱은 전 사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DX)을 확대해 공정 생산성과 효율성의 고도화를 위한 솔루션 개발에 투자해왔으며 현재 여러 사업장의 생산 공정에 적용돼 스마트팩토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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