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협박에 무너진 교권… 6년새 교사 100명 극단 선택

이도경 2023. 7. 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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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 새 초·중·고교 교사 100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지난 6월까지 공립 초·중·고교 교사 1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초·중·고교 교사(44만명) 중 초등 교사는 44%가량 되는데, 극단 선택 비중은 절반을 훌쩍 넘긴다는 점에서 교육 당국이 원인과 배경 등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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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만 11명… 초등교사가 과반
교사 3만명 검은 옷 입고 추모 집회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 인근 도로에서 열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집회’에 참석해 교권침해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지난 18일 숨진 서울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검은 옷을 입었다. 연합뉴스


최근 6년 새 초·중·고교 교사 100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반이 초등학교 교사였다. 교사들이 학부모로부터 당하는 교권 침해 유형은 모욕·명예훼손 비율이 주는 반면 폭력과 협박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8년부터 지난 6월까지 공립 초·중·고교 교사 1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초등 교사가 57명으로 월등히 많았고 고교 교사 28명, 중학교 교사 15명 순이었다. 초·중·고교 교사(44만명) 중 초등 교사는 44%가량 되는데, 극단 선택 비중은 절반을 훌쩍 넘긴다는 점에서 교육 당국이 원인과 배경 등을 보다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 당국은 100명 가운데 70명을 ‘원인 불명’으로 분류했다. 16명은 ‘우울증·공황장애’였다. ‘가족갈등’이 4명이었고, ‘신변비관’ ‘질병비관’ 각 3명, ‘병역의무’ 2명 등이었다. 교사의 극단 선택은 2018년 14명, 2019년 16명, 2020년 18명, 2021년 22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19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올 들어 상반기에만 11명이 사망했다.

교사들이 겪는 교권 침해 양상은 더 험악해지는 양상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2학년도에 접수된 학부모 등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는 202건이었다. 2019학년도 227건에서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시행되면서 100건대로 감소했다가 등교가 전면 재개된 지난해 다시 예전 수준으로 늘어났다.

학부모 등에 의한 교권 침해 중 모욕·명예훼손 비중은 2019학년 49.3%에서 2022학년도에는 37.1%로 줄었다. 이에 비해 상해·폭행의 비율은 같은 기간 3.5%에서 6.9%로, 협박의 경우 9.3%에서 11.9%로 증가했다. 악성 민원을 끊임없이 제기하거나 직접 학교를 방문해 교사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방해하며 괴롭히는 유형은 18.5%에서 22.3%로 늘었다.

대책을 요구하는 교사들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정부서울청사 인근 사직로는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로 가득 찼다. 참석자들은 지난 18일 숨진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검은색 옷을 입었다. 주최 측 추산 3만명(경찰 추산 2만1000명)이 내리쬐는 땡볕과 아스팔트가 뿜어내는 열기 속에서 교육 현장의 교권 침해 실태를 고발했다.

교육부는 다음 달 말 학부모 악성 민원 방지 대책을 포함한 ‘교권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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