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없이 물가잡기…미국 경제 연착륙 힘 실린다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 없이 물가 상승세를 잡을 수 있다는 ‘골디락스’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고용과 소비 지표가 탄탄한 가운데 물가 상승 추세도 둔화하면서다.
29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를 겪지 않고 연착륙할 것이라는 현지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을 보도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T에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전망에 확신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발표한 지표는 모두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지난 28일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조짐을 보였다. 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이 지수는 지난달 4.1%(전년 대비) 올랐다. 2021년 9월(3.7%) 이후 최저치다.
고용 흐름도 견조한 모습을 이어갔다. 지난 27일 미 노동부는 지난 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2만1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지난달 실업률도 3.6%로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고금리 여파에도 기업들이 직원 고용을 유지하며 양호한 고용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은 “당초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기업들이 근로자를 해고하고, 실직자들이 지출을 중단하면서 경제가 하강할 것이라고 예측됐다”라며 “하지만 실제 기업들이 해고를 꺼리고 가능하면 노동자를 붙잡고 싶어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탄탄한 고용시장은 소비 지출을 유지하고 이는 미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7일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4%(전기대비 연율 기준)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1.8%)를 크게 상회했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은 전 분기보다 1.6% 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도 미국 경제에 대한 인식 변화가 나타났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Fed는 더는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며 “상당한 고용 손실 없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올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주식 시장도 낙관적인 흐름에 올라탔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일주일간 강세를 보였다.
다만 경계론도 여전하다. 물가 지표가 둔화하긴 했으나 ‘물가 상승률 2%’라는 Fed의 목표치를 여전히 두 배 이상 웃돈다는 점에서다. Fed가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 기조를 더 오래,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 결국 실업자가 늘고 침체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지원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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