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가 독일 잡아줬지만...한국, 독일 5골차 꺾어야 16강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연패를 당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국은 30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모로코에 0-1로 졌다. 중앙 수비 임선주가 경기 직전에 몸을 풀다가 다쳤다. 역대 여자월드컵 12경기에서 모두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또 다시 전반 6분 만에 실점했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이브티삼 즈라이디가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했다.
한국은 아랍권 국가 최초로 월드컵 본선에 나선 모로코에게 월드컵 1호 골과 첫 승의 제물이 됐다. 한국(17위)은 FIFA 랭킹이 55계단이나 낮은 모로코(72위)를 상대로 한 골도 못 넣었다. 박은선의 헤딩슛과 케이시 유진 페어의 터닝슛 모두 빗나갔다. 한국은 슈팅 14개를 난사했지만, 유효슈팅은 0개에 그쳤다.
콜린 벨 한국 감독은 3-5-2 변칙 포메이션을 내세워 양쪽 윙백을 높은 위치까지 끌어올렸다. 레날 페드로스 모로코 감독은 예상했다는 듯 양쪽 측면 뒷공간을 노리는 역습을 펼쳤다. 파이널 서드(축구장 3등분 시 상대 골문 근처 지역)에서 세밀한 마무리가 안 되는 고질병은 여전했다. 월드컵 사상 최초로 히잡을 쓰고 나선 모로코의 누하일라 벤지나를 뚫지 못했다.
2019년 한국을 맡은 벨 감독은 4년간 체력과 스프린트로 피지컬 열세를 극복하는 ‘고강도 축구’를 외쳤지만, 정작 모로코를 만나서도 힘에서 밀렸다. 지소연은 “4년 전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25일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0-2로 졌던 한국은 2연패를 당해 조 최하위(승점 0·골득실-3)에 그쳤다. 이어 열린 같은조 경기에서 독일이 비기기만 해도 한국은 조기 탈락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는데, 콜롬비아가 후반 44분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추가시간 7분에 마누엘라 바네가스의 극장골로 독일을 2-1로 잡아줬다.
H조 순위는 콜롬비아(2승·승점 6), 1승1패(승점3)의 독일(골득실 +5)과 모로코(골득실 -5), 2패의 한국(골득실 -3) 순이다. 한국이 다음달 3일 3차전에서 FIFA 랭킹 2위 독일을 꺾는다면, 한국-독일-모로코 모두 1승2패로 동률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독일이 1차전에서 모로코를 6-0으로 대파해 골득실에서 크게 앞서있다.
‘경우의 수’는 한국이 독일을 5골 차로 이기고, 모로코가 콜롬비아에 패하면, 한국이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는 있다. 한국이 최종전에서 4골 차로 이겨도 독일과 골득실이 +1로 같지만 다득점에서 뒤져 탈락이다. 말이 쉽지 한국은 기적을 바라야 하는 신세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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