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 완벽투에도 긴장한 우승 청부사…최원태 "점수 많이 났는데도 0-0 같더라"
차승윤 2023. 7. 30. 20:36
"점수가 많이 났는데도 계속 긴장됐다. 10-0이라 생각하고 던진 게 아니라 0-0처럼 느껴졌다. 첫 단추가 중요하지 않나. 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어제 이겨 위닝 시리즈가 확정된 후라 (그래도) 더 편하게 던진 것 같다."
프로 9년 차도 처음은 언제나 어렵다. 최원태(LG 트윈스)가 이적 첫 등판부터 완벽투를 기록하고도 긴장했던 속 마음을 웃으며 털어놨다.
최원태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7승을 기록했다.
최원태는 LG가 야심차게 영입한 우승 청부사다.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의 유일한 약점이 선발진으로 꼽혔다. 아담 플럿코가 11승 2패 평균자책점 2.33, 임찬규가 6승 3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으나 이후 믿을 투수가 없었다. 2선발 수준 이상의 투수가 필요했고, 올 시즌 가을야구 가능성이 낮아진 키움 히어로즈와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최원태를 영입했다.
첫 등판부터 든든했다. 5회 2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이어가는 등 경기 내내 안정감이 넘쳤다. 든든한 득점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경기는 LG가 왜 우승 후보인지, 최원태 영입 이후 어떻게 더 강력해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런데 정작 최원태 본인은 긴장으로 가득했던 날이라 했다.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최원태는 "어제 감독님께서 3~4점은 줘도 된다고 하셔서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 불리한 볼 카운트일 때마다 그 생각을 하면서 스트라이크를 던진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긴장했다'고 웃은 최원태를 야수진이 도왔다. 그는 "1회 첫 타자가 가장 긴장됐다. 빠른 타구였는데 3루수인 문보경이 호수비를 해줬다. 호수비가 너무 많아서 (꼽을 수 없는데) 감사하다. 운도 많이 따랐다. 트레이드해 와 첫 경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야수진이 도와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배터리를 맡은 건 베테랑 포수 허도환이었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했던 최원태가 잠시 호흡을 맞췄던 대선배였다. 허도환이 2015년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오랜 시간 멀어졌으나 8년이 지나 잠실에서 해후하게 됐다.
최원태는 "도환 선배님께서는 기억 못하시지만, 내가 2군에 있을 때 선배님과 합을 맞췄다"며 "원래 던졌던 포수에게 던지는 것 같았다. 내게 '네 마음대로 던져라'고 하셔서 진짜로 마음대로 던졌다"고 웃었다. 또 "중요할 때는 선배님 사인을 따랐고, 여유 있을 때는 편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2015년 입단해 어느덧 프로 9년 차다. 한국시리즈도 경험하고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리그 대표 투수다. 아무리 히어로즈에서만 뛰었던 원 클럽 맨이지만, 마운드에서 긴장 같은 건 극복했을 법한 커리어다.
그러나 그런 최원태도 첫 트레이드, 첫 등판은 낯설고 긴장되는 무대였다. 그는 "점수가 많이 났는데도 계속 긴장됐다. 10-0이라 생각하고 던진 게 아니라 0-0처럼 느껴졌다"며 "첫 단추가 중요하지 않나. 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어제 이겨 위닝 시리즈가 확정된 후라 (그래도) 더 편하게 던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런 그를 LG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수비로, 더그아웃에서는 환영으로 도왔다. 최원태는 "오지환 형께서 너무 잘 챙겨주셨고, 박해민 형, 김현수 선배님도 잘 챙겨주셨다. (전 키움 동료였던) 박동원 형은 말할 것 도 없다. 동료들이 다 많이 도와줬다. 홍창기 형, 정우영, 이정용 등도 많이 도와줬다"고 전했다.
우승 청부사의 임무는 명확하다. 지난해 키움 소속으로 준우승의 쓴맛을 봤던 최원태도 그걸 알고 있다. 일단은 정규시즌 1위부터다. 그는 "일단 정규 시즌 1위로 맞출 수 있도록 내가 힘이 되고 싶다. 그게 더 중요하다"고 다짐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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