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정도면 괜찮은 학부모 아닌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공감뉴스]
일상의 이야기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린 글, 공감을 불러일으킨 글, 그래서 오마이뉴스 독자와 함께 읽어보고 싶은 글을 콕 집어 '공감뉴스'라는 이름으로 소개합니다. 읽으며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글들을 엄선해 전달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오마이뉴스 기자]
모르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알면서 행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지요. 아래 글 '학교에 민원 전화를 하기 전에 생각해 볼 것'은 S초 교사 사망 이후 한 교사가 쓴 것입니다.
'학부모 민원이 이정도인 줄 몰랐다'는 세상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민원을 사례 중심으로 조목조목 알려주고 있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현 시점에 꼭 봐야 할 글이라 생각돼 직접 연락을 취해 기사화에 대한 동의를 구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이 시기에 꼭 필요한 글이라고 생각해주셔서 감사하고 기사화 되는 것이 많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동료 선생님들께서도 알리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용기를 내 봅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혹여라도 학부모를 자극하거나 학부모와 교사의 편을 가르기 위해 이 글을 쓴 것이 아님을 강조하셨습니다. 저희 또한 그러길 바랍니다. 함께 읽어보시죠(원문을 선생님 동의 하에 분량을 줄여 편집했습니다).
▲ 인터넷에선 모두가 제법 괜찮은 학부모인 이유를 깨달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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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추락 문제가 연이어 불거지며 여론의 몽둥이는 '진상 학부모'를 향했다. 교사의 온라인 단두대이던 맘카페에서마저도 문제의 학부모들을 지탄하는 댓글이 호응을 얻는 모양이다. 그런데 희한하게 '저도 그랬으니 반성해야겠다'는 말은 보기 힘들었다. 모두가 허공에 있는 익명의 진상 학부모에게 화가 나 있었고, 교사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은 모두 사라져 있었다.
그러다 흥미로운 글을 봤다. 교사에게 시시콜콜하게 무리한 민원을 넣는 학부모들을 꾸짖는 어떤 학부모의 글이었다. 그런데 한참을 읽어 내려간 그 글의 마무리는 이랬다. '저는 이제껏 학교에 딱 한 번 밖에 전화한 적 없습니다. 문제 학생과 반편성 떨어뜨려 달라고요.'
교사 입장에서는, 심정적으론 이해가 되나 자기 자녀를 위해 다른 자녀의 행복쯤은 깔끔하게 무시해 버린다는 점에서 이기적인 민원이며 수용할 수 없는 민원이다(*학폭의 경우 학교기준에 따라, 학부모가 얘기하지 않아도 당연히 고려된다).
그러나 여기서 내가 주목한 건, 민원의 내용이 아닌 글쓴이의 태도였다. 글쓴이는 이 사례를 '이 정도 사유는 되어야 한 번쯤 연락하는 거지 요즘 부모들은 너무하다'는 근거로 사용하고 있었다. 아! 드디어 인터넷에선 모두가 제법 괜찮은 학부모인 이유를 깨달았다.
어떤 사람들은, 진짜 모르고 있는 거였다. 순수하게 자기 아이의 행복과 감정을 위한 것이고 교사를 괴롭히려는 목적이 아니니, '죄송하지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붙여 업무시간 내에 연락하면 괜찮은 줄 아셨나 보다. 교사와 학부모가 가진 인식 사이의 거리는 이렇게나 아득하다.
그런데 진짜 몰라서 그런 거라면, 알려드리면 되는 게 아닐까. 나는 오히려 희망을 발견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업무시간 외의 연락, 욕설, 협박, 폭행, 반말처럼 누가 봐도 문제가 되는 민원을 제외하고, 예의바른 말투에 가려진, 너무 일상적인데 제법 이상한 민원을 예시로 하여, 정말 모르고 있을 법한, '괜찮은 민원의 기준'을 제안하고자 한다.
* 개인과 주변의 사례, 반응을 종합해 쓴 글로,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임을 밝힌다.
부적절한 민원 예시
- 우리 민수가 어제 외갓집에 다녀오느라 숙제를 못했어요.
- 가정통신문 잃어버렸으니 다시 주세요.
- 선생님, 우리 영희 말이, 사실 그게 아니라 ~한 거라고 하네요.
- 자리 바꿔 주세요.
- 뒷자리에 앉아서 안 보인대요.
- 애가 다쳐왔는데 이것도 모르고 뭐 하셨어요?
- 준비물이 너무 많아 우리 애가 가방이 무거워서 힘들었대요.
- 우리 애가 졸업사진 마음에 안 들어서 다시 찍고 싶대요.
아이는 친구들과 교사를 상대로 사회생활 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을 못 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조차 경험해야 할 영역이다. 말 못 할 거면 입 다물고 불이익을 감수하란 게 아니라, 그러므로 직접 말할 수 있도록 '교육' 하라는 의미다. 아직 그런 걸 모르고 못하기 때문에, 그런 걸 배우려고 학교에 다니고 있지 않은가.
일단 교사는, 아이가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작은 상처, 발열 여부 등은 특히 그렇다. 교사가 아이를 미워해서 모른 척한 게 아니니, "다음부터 아프면 선생님께 말씀드려"라고 말하면 된다.
아이가 직접 하기 불편할 것 같은 말, 혹시나 했다가 혼나지 않을까 싶은 말들을 대신해 주기 시작하면 아이는 약해진다. 점점 더 입을 다물 거다. 왜냐고? 어차피 부모님한테 말하면 해결이 되니까. 심지어 자기가 말할 때보다 훨씬 더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니까. 따라서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싶은 아이들은 점점 더 부모에게 기대어 산다.
그러나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을, (예의를 갖춰) 직접 얘기했을 때 학교에서 벌어질 최악의 상황은, 기껏해야 그게 '수용되지 않는 것' 밖에 없다. 학교는 아이가 용기를 내어보고 거절당해 보고 좌절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장소이다. 연습하기에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물론 타인으로부터 거절당하는 경험을 하는 아이들은 그 순간 마음이 찢어질지도 모른다. 덩달아 부모도 마음이 찢어질 거다. 그러나 얼마가 지나면 곧 더 단단해진다. 마음의 근육은 찢어져봐야 커진다. 학생은 그걸 배우려고 12년이나 학교엘 다닌다. 그러나 그런 걸 학습하지 못한 아이는 대학에 가도, 취직을 해도, 부당한 일에 발을 동동 구르며 엄마 아빠를 찾을 뿐, 혼자 그걸 해결해내지 못한다.
요즘 어떤 신입사원은 연차쓰고 싶을 때 엄마가 대신 전화해준다고 하더라. 우리 애는 그렇게 안 키울거라고? 그 부모는 애가 그렇게 클 줄 알고 그렇게 키웠을까? 평생 요구사항을 용기 내어 말해본 적 없던 아이가 성년의 날이 지난다고 갑자기 똑 부러지게 그걸 해낼 순 없다. 그건 학습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이를 위해서, 학교로 전화하기 전에 한 번만 생각해 보자. '이건 꼭 부모인 내가 대신 얘기해주어야만 하는 일인가. 아이가 직접 이야기해도 되는 문제인가.' 만약 후자로 결론이 난다면 교사가 아닌 아이의 성장을 위해 아이한테 얘기하자.
"철수야, 네가 직접 말씀드려 봐. 이건 네 일이잖아. 어떻게 말씀드리면 될지 고민해 볼래?"
부적절한 민원 예시
- 30분 늦었다고 진짜 지각 처리를 하면 어떡해요?
- 아파서 결석하는데, 출석인정결석 처리하고 싶으니 교외체험학습 신청서 내겠습니다.(*체험학습신청서는 체험학습 전에 '미리' 내야 하며, 질병결석과 출석인정결석은 그 사유가 다르다.)
- 학급 번호가 마음에 안 드니 번호 바꿔주세요.
출결, 반배정, 평가에는 원칙이 있다. 온갖 민원이 횡행하다 보니 사소한 지각이나 결석 등을 두고 학부모 편의를 봐주는 교사들도 분명 있다. 그러니 학부모들은, 원칙을 지키는 교사에게 엉뚱하게 민원을 퍼붓는다. 작년엔 해 줬는데 올해엔 왜 그렇게 칼 같냐는 거다.
민원을 제기하기 전에 생각하자. 관련된 원칙이 있는가? 그걸 어겨 달라는 요구사항인가? 그럼 수화기를 내려놓자. 만약 시스템과 원칙 자체에 근본적인 불만이 있다면, 담임교사가 아닌 교육부나 교육청, 국회로 연락해서, 법과 시스템을 바꾸라는 민원을 넣으면 된다. 담임에겐 그런 걸 바꿀 권한이 없다.
부적절한 민원 예시
- 통지표에 왜 우리 아이가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썼습니까?
- 채점할 때 빗금 긋지 말고 별표 해 주세요. 저는 집에서 그렇게 합니다.
- (정당한 평가자료가 있는데) 왜 교과 평가 결과가 '보통'입니까? 올려 주세요.
- 선생님이 무섭대요. / 선생님이 착하셔서 선생님 말을 안 들어요.
- 옆반(옆학교)은 ~한다던데 우리 반은 안하나요?
- 숙제 안 해가도 혼내지 마세요.
- 숙제 너무 많습니다. / 숙제 좀 내주세요. /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받으니 하지 마세요. / 시험 문제가 쉽습니다, 어렵습니다. / 독서록 일주일에 두 편으로 늘리세요. / 독서록 쓴다고 애가 책을 많이 읽습니까?
요즘 생활통지표 '행동특성' 란에 가감 없이 솔직한 말을 적는 교사는, 아니 그럴 수 있는 교사는 전국에 단 한 명도 없을 거다. 생활통지표에 아이의 단점이 적혀 있다면, 감히 말하건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바란다. 어차피 단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 장점만으로 꽉 채울 수도 있을 공간에 단점을 적어 놓은 거라면, 교사는 굉장한 숙고를 거치고 민원에 대한 걱정마저 이겨내어 그걸 적은 것이다. 아이가 이 기회에 그걸 진짜 개선하기 바라기 때문이다.
교과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당연히, 납득되지 않는 평가에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의를 제기할 순 있으나, 정당한 근거가 있을 경우 받아들여주면 좋겠다. 평가 결과가 '노력 요함'이라고 그 애 인생에 '부족함' 딱지가 붙은 건 아니다. 요즘 교사들이 감히 '학부모 심기를 거스르는' 평가를 하는 건, 정말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는 저마다 교육관이 다르다. 자기 맘에 쏙 드는 담임을 만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위 민원은) 제안이 아닌 월권이다. 어떤 교육관이든, 그중 필요한 것을 흡수하고, 본인 생각에 미비한 점이 있다면 가정교육에서 힘써주면 좋겠다. 교사는 개인 과외 교사가 아니다.
부적절한 민원 예시
- 휴대폰 번호 알려주세요. 작년 선생님은 알려 주셨습니다.
- (교무실로 전화해서) 3학년 5반 담임선생님 휴대폰 번호 뭔가요?
- 프로필 사진 부적절하네요. 내려 주세요.
- 선생님, 결혼하셨나요? 애 있으신가요? (사생활에 관한 질문)
- (근무 시간이 아닐 때) 답장이 왜 이렇게 늦어요? 전화를 왜 안 받아요?
- 애를 안 낳아봐서 모르시네요. / 자기 애 키우시느라 애들 신경 안 쓰시나봐요. /
- 졸업앨범의 교사 사진을 돌려 보는 것, 공개수업에서 담임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도 교사 인권 침해 행위다.
교사에게도 인권이 있다. 교사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권리 말이다. S초 선생님 추모집회에서 한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세상에 어떤 직업이 퇴근 후에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욕을 듣고 카톡 프사를 검열당합니까."
아, 듣고 보니 그랬다. 어느 은행 직원이, 어느 동사무소 직원이, 어느 누가, 퇴근 후에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욕을 먹고, SNS 프로필 사진을 검열당하나. 어느 누가 결혼 여부와 육아 여부에 따라 전문성을 의심받으며, '궁금하다'는 이유로 인터넷에 얼굴 사진이 나돌아 다니는 걸 감수해야 하나. 어느 직업인의 사명감이, 이렇게까지 강요당하나. 교사가 개인 번호를 공개하는 건 순전히 교사 개인의 호의이고 선의이다. 그리고 그 호의는 거대한 악습을 만들어냈다. 이제 바꿔나가야 할 때가 됐다.
부적절한 민원 예시
- 애들이 주말에 놀이터에서 싸웠대요. 선생님이 아셔야 할 거 같아 말씀드립니다. 학교에서 그런 거 교육 안 하시나요?
- 우리 애가 집에서 야동을 봅니다. 학교에서 뭘 가르치는 건가요?
- 우리 애가 식당에서 너무 버릇없이 굴어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 거 가르치는 게 학교 일 아닌가요?
- 작년엔 안 그랬는데. 원래는 안 그랬는데. (올해 담임에게 책임 전가)
- 우리 애가 선생님 말은 잘 들으니, 머리 좀 자르라고 말해주세요. 제 말은 안 들어요.
- 우리 애가 잘못한 건 알겠는데요, 그때 선생님은 뭐하셨어요?
아이가 교사의 말은 듣는데 부모의 말은 듣지 않는다면, 교사에게 교육을 떠맡길 게 아니라 부모의 역할과 권위를 고민해야 한다.
부적절한 민원 예시
- 그 애도 잘못 있지 않나요?
- 다른 애들도 그랬다면서 왜 우리 애한테만 그러세요?
- 원래 안 그랬는데 주변 친구들 영향을 받아서 그래요.
- 우리 애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 우리 애가 그럴 만하니 그랬겠죠.
- 우리 애가 잘못하긴 했는데, 우리 애 감정은 생각해 보셨어요?
사실 이런 말은 주로 아이들이 한다. 그런데 학부모에게 이 얘길 들으면, 좀 아찔하다. 학부모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같이 잘못한 다른 애들'에겐 따로 연락할 예정이거나 이미 연락을 드렸을테니 우리 애만 혼난 건가 하는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된다. 그리고 아이가 아무리 힘들고, 그럴만해도,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욕할 권리는 없다.
또한 아이들은 묘하게 자기가 유리한대로 말한다. 그 애가 교활해서가 아니라 원래 아이들의 본능이 그렇다. 그런데 학교에선 불러다 물어볼 수라도 있으나, 학부모는 오로지 자기 자식의 주장만 듣는다. A도 잘못했는데 선생님이 나만 혼냈다, 는 말을 너무 맹신하지 않으시면 좋겠다. 아이가 '난 가만히 있었는데', '갑자기',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걔도 그랬는데', '선생님이 나만' 이야기를 한다면, 그때만큼은 교사에게 연락하여 상황을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
부적절한 민원 예시
- 근무시간인데 왜 답장이 늦어요?
- 답장에 이모티콘, 다정한 말을 담지 않아 서운합니다.
- 우리 애 사진이 몇 장 없네요, 우리 애가 사진에서 웃고 있지 않네요.
교사는 생각보다 바쁘다. 고학년이라면 오후 2시 30분에 수업이 끝난다. 점심시간도 휴게시간이 아니다. 아이들 밥을 먹이고, 돌아다니는 아이들의 안전을 돌보느라 오히려 더 바쁘다. 화장실도 갈 수 없다. 나는 발령이 나고 처음 방광염의 고통을 알게 됐다. 아이들이 하교한 후에는, 개인 상담이나 회의, 다음날 수업 준비, 행정업무 등으로 또 바쁘다.
교사가 답장이 늦거나 답장에 이모티콘을 담지 않는 건, 부모님을 무시하거나 그 아이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그냥 바빠서다. 특히 출결 연락은 보통 아이들 등교시간에 받게 되는데, 그땐 아이들을 맞이하고 하루 업무를 시작하느라 분주하다.
교사의 일은 학부모의 연락에 발 빠르게 응대하며 서비스 정신을 발휘하는 게 아니라, 학교에 온 아이와 한 마디라도 더 나누는 데 있다. 부디 교사의 무뚝뚝하거나 늦은 연락에 서운해하지 마시길 바란다.
▲ 교사의 일은 학교에 온 아이와 한 마디라도 더 나누는 데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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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고서, '아니, 다 안된다고 하는 거면 그냥 민원을 안 받겠단 뜻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렇진 않다. 근데 사실, 절반 이상의 학부모님들은 정기 상담을 제외하곤 1년 내내 나에게 한 통의 연락도 없으시다.
담임에게 꼭 연락해야 할 상황도 있다. 출결 및 학적 관련사항, 학폭 접수, 아이의 건강이나 안전과 관련된 특이사항, 아이가 횡설수설해서 도저히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 경우 등이 그렇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교사와 학부모가 연락할 일은 사실 거의 없다. 그럼에도 꼭 해야 할 연락은, 교사 개인 핸드폰이 아닌 공식적인 학교의 민원절차를 통해 접수되길 바란다. 교사의 본 업무는 학부모 응대가 아니라 학생 교육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해 주면 감사하겠다.
서두에 밝혔듯이 이 글은 진상민원사례를 고발하려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에게 민원판단기준을 알려드리려 쓴 글이다. 그런데 '정말 이런 민원이 들어오냐', '이렇게 당연한 걸 이렇게 분류해서 알려주어야 알아듣냐'며 놀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내가 더 놀랐다.
교사들끼리는 일상적으로 겪어오던 일들이, 사실은 부당했다는 걸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나서야 절감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사례들은 구체적 용례의 차이는 있겠으나 학교 현장에서 일상적인 민원들이다.
글을 읽고 몰랐던 부분을 새롭게 알게 됐다는 학부모님들의 반응이 대다수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너무 교사 입장에서 쓴 글이라 동의할 수 없다, 아무 연락도 하지 말라는 거냐, 이제 무서워서 선생들한테 말도 못 걸겠단 반응들도 있었다.
단지 기준을 제시하는 것마저도 무서운 분들께서 그동안 왜 교사들에게 그렇게 모질었던 건지, 뾰족한 원망이 솟구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글 어디에도, 아무 민원도 제기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민원감인지 아닌지 기준에 비추어 판단해달라는 부탁일 뿐이다.
학부모의 민원을 응대할 시간에 수업 준비에 더 집중하고 싶다. 이런 현실에서도 많은 교사들은,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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