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북·중, 새로운 높은 단계로 업그레이드”
북한과 중국이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하는 중국 당정 대표단의 방북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는 데 합의했다. 지난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리훙중(李鴻忠) 정치국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을 만나 “북·중 두 나라가 새로운 높은 단계로 끊임없이 승화 발전시키는 입장이 재확인됐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긴밀한 전략적 전술적 협동을 통해 복잡다단한 국제정세에 주동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며 전면적인 협력 강화를 예고했다.
중국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29일 “북한은 중국과 전통적 우의를 공고히 하고,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며, 북·중 관계를 더 높은 단계를 향해 추동하기를 원한다”고 보도하며 호응했다. 신문은 “시진핑 총서기가 친서에서 70년 전 중국군과 북한군이 함께 항미원조(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왔다며 중국이 한국전쟁을 부르는 명칭)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고, 피로 위대한 전투 우의를 맺었다고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북한을 처음 방문한 중국 대표단은 10년 전 60주년과 달리 당 대 당 관계를 과시했다. 우선 단장은 당 서열 24위권인 정치국위원리훙중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맡았다. 서열 205명의 중앙위원급에서는 류쥔천(劉俊臣) 전인대 부비서장을 파견했다. 당 대 당 관계를 주관하는 대외연락부에서는 궈예저우(郭業州) 상무부부장, 국가 대 국가 관계를 맡는 외교부는 쑨웨이둥(孫衛東) 부부장을 파견했다. 국경을 마주한 랴오닝(遼寧)성은진궈웨이(靳國衛) 부성장을 파견했다. 진 부성장은 올해 3월에는 한국을 찾아 자매결연을 한 경기도 염태영 경제부지사와 회견을 갖기도 했다.
지난 2013년에는 달랐다. 중련부 대변인이 올해 대표단 파견을 발표했던 것과 달리 같은 10년 전 정치국원이던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부주석의 방북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발표했다. 당시 중국은 2013년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3월 11일 정전협정의 무효화를 선언한 북한과 국가 대 국가의 정상 관계화를 추진했다.
이후 북·중 혈맹 관계의 복원은 미·중 전략 경쟁의 격화와 궤를 같이했다. 홍콩 인터넷 매체 ‘홍콩01’은 2017년 19차 당 대회 이후 시 주석의 특사 쑹타오(宋濤) 중련부장을 파견한 이후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의 세 차례 방중, 2019년 1월 재차 방중과 6월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을 거치며 북·중 혈맹이 전면적으로 복원됐다고 지적했다.
혈맹 관계 복원을 상징하듯 29일 귀국에 앞서 마지막 일정으로 김일성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한 리훙중 정치국위원은 “조선 인민의 위대한 수령이시며 중국 인민의 친근한 벗이신 김일성 주석이 그립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중은 오는 9월 9일 북한 정권 창건 75주년, 9월 중국의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고위급 교류를 이어갈 전망이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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