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먹거리도 ‘거거익선’…라면·커피 이어 안주도 커졌다
한 번에 다 먹기 힘든 대용량 라면, 커피에 이어 안주까지…. 고물가 속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 업계에 ‘거거익선(클수록 좋다)’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편의점 CU는 대용량 안주 상품들을 출시한다고 30일 밝혔다. 무더운 여름철 가성비 높은 안주를 찾는 고객들을 겨냥해서다. 우선 1㎏짜리 특대용량 안주 ‘꾸이 포대(2만5900원)’를 출시한다. 오븐에 구워 만든 어포를 포대 자루 모양의 봉투에 담았다. 기존에 판매하던 30g짜리 소용량 상품보다 중량당 가격이 3배 저렴하다.
CU는 또 기존 감자칩보다 중량이 6배가량 많은 400g짜리 ‘엘도라다 감자칩(9900원)’과 270g짜리 ‘대표 오징어 튀김(1만9800원)’도 출시한다. 대용량 상품이라 여러 번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지퍼백 형태로 만들었다. 정재현 BGF리테일 가공식품팀장은 “물가 인상이 계속되면서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용량 제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알뜰 쇼핑을 돕는 대용량 상품 도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성비는 물론 재미까지 챙긴 ‘빅 사이즈’ 먹거리가 인기를 얻자 소량화에 주력하던 편의점 업계가 대량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GS25가 지난 5월 말 내놓은 초대형 컵라면 ‘점보 도시락’은 3일 만에 초도 물량 5만여 개가 동났다. 전체 중량이 729g으로 기존 팔도 도시락(86g)의 약 8.5배여서 한 명이 다 먹기 힘들 정도지만, 유튜브 ‘먹방(먹는 방송)’ 콘텐트로 활용되는 등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마트24가 선보인 대용량 삼각김밥도 인기다.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 속 한 끼 해결을 위해 ‘빅’ ‘더블’ 등의 이름을 단 대용량 김밥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다. 올 상반기 ‘더빅·더블삼각김밥’과 ‘대용량 김밥’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해 71% 증가했다. 일반 삼각김밥·김밥 증가율(33%)과 비교해 38%포인트 높았다. 세븐일레븐도 밥과 토핑의 중량을 늘린 ‘더커진 삼각김밥’ 6종을 판매하고 있다. ‘더커진 비빔참치마요네즈’는 참치 함량을 20% 이상 높였다.
스타벅스도 기존 ‘벤티(591mL)’보다 더 큰 ‘트렌타(887mL)’ 사이즈를 오는 9월 말까지 판매한다. 여름철 인기 음료인 ▶콜드 브루 ▶자몽 허니 블랙 티 ▶딸기 아사이 레모네이드 스타벅스 리프레셔 등에 시범 적용하고, 고객 반응에 따라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풀무원식품은 이달 2.3L의 대용량 냉장 주스 ‘잇츠 프레쉬업’을 출시했다. hy(옛 한국야쿠르트)의 대용량 발효유 ‘야쿠르트 그랜드(280mL)’는 누적 판매 1억병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이색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더해져 대용량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며 “초반 화제성이 큰 만큼 당분간 거거익선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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