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2위 모로코에도 졌다, 여자월드컵 2연패+16강행 희박

박린 2023. 7. 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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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축구대표팀 조소현(가운데)이 30일 여자월드컵 모로코전에서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72위 모로코에도 졌다. 한국 여자축구가 2연패를 당하면서 월드컵 16강행 가능성이 사실상 희박해졌다.

한국여자축구대표팀(FIFA랭킹 17위)은 30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의 하인드마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모로코에 0-1로 패했다. 전반 6분 이브티삼 즈라이디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경기를 주도했지만 끝내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FIFA 랭킹 72위로 이번 대회 출전국 중 두 번째로 낮고 월드컵에 첫 출전한 모로코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지난 25일 콜롬비아와 1차전에서 0-2 완패를 당했던 한국은 2연패(승점0)를 당하며 조 최하위에 그쳤다. 한국은 각 조 4개국 중 1·2위에 주어지는 16강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다음달 3일 맞붙을 조별리그 최종전 3차전 상대는 FIFA 랭킹 2위 독일이다. 독일에 0-6 참패를 당했던 모로코는 월드컵 사상 첫승을 거두면서 1승1패(승점3)를 기록했다. 나란히 1승을 기록 중인 독일-콜롬비아는 이날 오후 6시30분 2차전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킥오프 6분 만에 모로코 즈라이디에게 헤딩골을 내줬다. 연합뉴스


콜린 벨(영국) 한국 감독은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펀칭 실수로 실점을 내준 골키퍼 윤영글(BK 헤켄) 대신 ‘맏언니’ 김정미(39·인천 현대제철)에게 골키퍼 장갑을 맡겼다. 원래 선발명단에 포함됐던 수비수 임선주(현대제철)가 킥오프 30분을 앞두고 웜 업 도중 종아리 통증을 호소해, 콜롬비아전에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줬던 심서연(수원FC)을 긴급 투입했다.

어수선한 가운데 킥오프 6분 만에 선제 실점했다. 모로코의 하나네 아이트 엘 하지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얼리 크로스를 즈라이디가 몸을 던지는 다이빙 헤딩골로 연결했다. 홍혜지(서울시청)가 쫓아가 몸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랍권 국가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모로코의 역사적인 대회 1호골이었다.

전반 13분 홍혜지의 백헤딩이 자책골로 연결될 뻔했다. 8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선발출전한 키 1m82㎝ 공격수 박은선(38·서울시청)이 전반 26분 지소연(수원FC)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빗나갔다.

모로코전에서 헤딩슛을 시도하는 박은선(오른쪽). 연합뉴스


벨 감독은 스리백을 세우는 3-5-2 변칙 포메이션 꺼내 들고 양쪽 윙백을 높이 올렸다. 예상이라도 한 듯 모로코의 레날 페드로스 감독은 공격을 차단한 뒤 양쪽 측면 뒷공간을 노리는 빠른 역습으로 맞섰다. 페드로스는 2018년 프랑스 올랭피크 리옹 의 유럽 여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사령탑이다.

벨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4-3-3 포메이션으로 전술 변화를 줘 경기를 주도했다. 교체 투입된 최유리(현대제철)와 문미라(수원FC)가 전방에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세트피스를 통해 동점골을 노렸지만 상대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모로코는 교체 투입으로 4-5-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줘 중원을 두텁게 했다.

한국 콜린 벨 감독이 조소현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로코는 후반 28분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로셀라 아야네를 교체투입했다. 한국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모로코 수비를 뚫지 못했다. 모로코는 교체투입으로 4-5-1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줘 중원을 두텁게 했다. 후반 36분 지소연이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냈지만, 직접 때린 슈팅이 수비벽에 막혔다.

후반 39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대회 최연소 선수 케이시 유진 페어(16·PDA)가 교체투입됐다. 후반 42분 페어의 왼발 터닝슛이 오른쪽 골포스트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1분 뒤 모로코 역습 상황에서 아야네의 슛이 빗 맞았다.

한국은 파이널 서드(축구장 3등분 시 상대 골문 근처 지역)에서 세밀한 마무리가 아쉬웠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6분이 주어진 가운데 동점골을 노렸으나, 히잡을 쓴 누하일라 벤지나가 지킨 모로코 수비는 견고했다. 한국은 벨 감독을 선임해 4년 가까이 체력과 스프린트로 피지컬 열세를 극복하는 ‘고강도 축구’를 준비했으나 본선에서 통하지 않았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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