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진지 때린 우크라군 로켓, 알고보니 불발률 높은 북한산?
우크라이나 포병이 러시아군 진지에 북한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로켓을 발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지난 27일 러시아가 이른바 ‘전승절’(정전협정기념일) 70주년을 계기로 방북해 무기 거래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북한산 무기가 실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된 정황이 포착돼 주목된다.
매체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 포병대에서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탄약이 옛 소련제 그라드(Grad) 다연장 로켓포 BM-21을 통해 러시아군 진지로 발사됐다. 해당 북한산 무기는 우크라이나군이 이전에 사용했다는 보고가 없었다.
우크라이나의 포병 부대원들은 해당 무기에 대해 불발률이 매우 높다면서 “(이 탄약은) 매우 신뢰할 수 없고 때때로 미친 짓을 한다”며 FT 취재진들에게 발사대 가까이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FT는 북한산 탄약을 사용한 우크라이나 부대는 바흐무트 북쪽과 남쪽 측면에서 러시아군에 대한 공격을 지원하는 포병 부대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북한산 탄약이 선박을 통해 이동 중이었고,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군에 전달되기 전에 (우크라이나에 대해) ‘우호적 국가’에 의해 압수됐다고 전했다. 유리 삭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북한과 이란을 포함한 폭정 국가에서 다양한 종류의 군수품을 쇼핑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해상 운송을 통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규탄했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이를 강력히 부인해왔다.
미 정보당국은 지난해 9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쓰기 위해 북한에서 로켓 수백만발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엔 북한이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에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 등 무기와 탄약을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엔 러시아가 북한에 식량을 주는 대가로 추가로 탄약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간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고,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산 무기가 사용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지도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7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을 방문하면서 양측이 무기 거래를 논의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쇼이구 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맞이해 무기 전시회 참관, 기념공연 관람, 회담과 오·만찬, 기념 보고 대회, 열병식 참석까지 2박3일간 거의 모든 일정을 함께 하며 유대를 과시했다. 북한 매체는 양측이 국방 분야 협조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호주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29일 “그(쇼이구 장관)가 그곳(북한)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곳에서 필사적으로 지원과 무기를 찾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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