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사시 치명적…NYT "美군사기지에 中악성코드 침투"
미국 정부가 자국의 군사기지 컴퓨터 네트워크에 중국 멀웨어(malware·악성 코드)가 침투한 사실을 확인하고 색출·삭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정부는 해당 멀웨어를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해커들이 심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략 등 군사 작전 상황이 벌어질 경우, 미군의 대응을 늦추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장치로 판단했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멀웨어를 통해 미군 기지의 전력·통신·급수 시스템에 장애를 일으켜 미군 대응을 방해할 목적으로 악성 코드를 심었다는 것이다.
NYT는 실제로 대만 유사시에 이같은 멀웨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얼마나 빨리 군대를 투입하느냐가 전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국의 멀웨어로 인해 미군 투입이 단 며칠이라도 지연되면 이는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장악하는 데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과거 중국의 사이버 작전은 발각되기 쉽고 기초적인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수법이 점점 정교해져 우려를 더 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지난 5월 미국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웨어(MS)는 중국 정부의 후원을 받는 해커 조직이 미국 내 정부기관 등 핵심 인프라 시설에 멀웨어를 심고 디지털 감시 활동을 벌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때 파악된 해킹 대상 중엔 미국의 서태평양 지역 핵심 군사 거점인 괌의 통신망도 포함됐다. 그러나 당시 MS가 밝힌 내용은 전체 멀웨어를 놓고 볼 때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중국 멀웨어가 군사 기지를 넘어서 수도·파이프라인·철도·항공 등 국가 기간 시설에 훨씬 광범위하게 침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최근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 안보 관련 주요 부서의 담당자들과 대책 논의에 돌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여기에 더해 연방 의회 관계자와 일부 주(州)의 주지사, 인프라 관련 업체 등에 중국의 멀웨어 실태를 브리핑했다. 한 의회 관계자는 NYT에 "미국에 침투한 중국의 멀웨어는 사실상 시한폭탄과도 같다"고 우려했다.
미 국가안보회의의 아담 호지 대변인은 NYT에 "바이든 행정부는 주요 기간 시설에 대해 어떠한 방해를 받더라도 미국을 방어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이든 정부가 3억4500만 달러(약 4400억원) 규모의 대만 군사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29일 보도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과의 군사적 연계는 대만을 '화약통'으로 만들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대만 민진당이 계속 이 길을 고집한다면 청년들은 총알받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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