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3.5 지진’ 노후건물 4건 균열...'쿨밸리 페스티벌' 등 중단

김준희, 최종권 2023. 7. 3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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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전북 장수군 지진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장수군 “비상 근무…현장 점검”


전북 장수군 주민들이 밤사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날(29일) 오후 7시7분쯤 장수군 북쪽 17㎞ 내륙 지역(천천면)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하면서다. 행정안전부는 지진 발생 3분 뒤인 29일 오후 7시10분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지진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지진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순으로 발령된다.

장수군은 30일 현재 재난상황실·안전재난과를 비롯해 7개 읍·면 등 총 53명이 비상 근무 중이다. 전북도도 이날 임상규 행정부지사 주재로 시·군 부단체장 회의를 여는 등 지진 피해 여부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피해 발생 시 응급 복구를 할 방침이다. 또 행안부와 함께 장수·진안 등 진앙 주변 마을을 둘러볼 예정이다.

29일 오후 7시7분쯤 전북 장수군 북쪽 17㎞ 지역(천천면)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했다. [자료 기상청 홈페이지]


전북서만 43건 지진 감지 신고


이번 지진으로 전북에서만 43건의 지진 감지 신고가 접수됐다. 전주 12건, 장수 7건, 진안 4건, 무주 3건, 남원 2건, 익산 1건을 비롯해 타 시·도에서 신고한 13건도 포함됐다. 타 시·도에서도 “진동이 느껴진다”는 신고가 9건 들어왔다. 경북 4건, 경남 2건, 충북 1건, 전남 1건, 부산 1건 등이다.

지진 피해 신고는 현재까지 장수 2건, 진안 2건 등 4건이 집계됐다. 장수군 계남면 호덕리와 장수읍에서 각각 주택 담장 균열이 발견됐고, 진안읍에선 아파트 1층 발코니와 외부 화장실 벽에 금이 갔다는 내용이다. 현장 확인 결과 노후화로 인한 균열인지, 지진 영향인지 불분명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장수군 설명이다. 인명 피해는 접수된 게 없다.

29일 지진 발생 직후 진앙지 인근인 장수·진안에서 피해 신고를 한 4곳 현장 모습. [사진 전북도]


장수군, 축제 2개 중단


장수군은 혹시 모를 여진에 대비해 현재 장수에서 진행 중인 ‘쿨밸리 페스티벌’과 ‘참샘골 토마토랑 수박축제’를 중단시켰다. ‘쿨밸리 페스티벌’은 지난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열흘간 일정으로 장수군 번암면 방화동 계곡에서 물놀이와 함께 문화·예술·공연을 즐길 수 있는 축제다. 29~30일 계북초등학교와 참샘골 체육관 일대에서 열리는 ‘참샘골 토마토랑 수박축제’는 계북면 주민이 지역 농특산품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했다.

모두 올해 처음 열린 축제지만, 전날 지진이 발생하자 장수군은 축제장에 있던 관광객과 주민을 모두 귀가 조처했다. 장수군 관계자는 “오늘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축제 재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진앙 인근 주민들 ‘불안’…“산사태 위험” 지적도


갑작스러운 지진 발생으로 진앙 인근 장수·진안 주민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해안가 아닌 내륙에서 발생해 불안하다”,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탁자가 좌우로 흔들려 깜짝 놀라 밖으로 나왔다”, “엉덩이가 들썩일 정도로 방바닥이 흔들렸다” 등 호소가 이어진다.

학계에서는 “산사태에 취약한 우기에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산사태 위험도를 예측할 때 지진동에 의한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지질공학회 회장인 서용석 충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장수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전북 일대는 산사태 위험성이 매우 높고 경남과 충청남북도도 약간의 영향권에 속하는 것으로 예측된다”며 “지난 2주간의 폭우로 인해 흙·암석 등 지반 물질이 포화돼 지층 강도가 매우 약화된 데다 지진의 흔들림에 의해 지반 물질 강도도 저하된 상태에서 추가로 비가 내릴 경우 산사태 위험성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청주=김준희·최종권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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