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사는 가장 깨끗한 청정지역

오문수 2023. 7. 3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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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여행기5] 북해유전 발견으로 경제성장 이룬 노르웨이

[오문수 기자]

 크르즈선이나 페리선을 타고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여행 중 만나는 최고의 비경은 만년설이 녹아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폭포수 구경이다.
ⓒ 오문수
긴 장마가 끝나 이제 좀 살만해졌나 싶었는데 찌는 듯한 무더위가 찾아와 전국이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날은 시원한 냉방 시설이 준비된 페리를 타고 산위에 쌓인 만년설이 녹아내려 폭포를 이루는 피요르드를 돌아보는 상상을 해본다.

꿈만은 아니다. 떠나보자! 시원한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북쪽으로 가는 길' 노르웨이로. 노르웨이(Norway) 단어를 분해하면 'Nor(북쪽) Way(길)'의 합성어다. 우리나라보다 위도상 북쪽에 치우친 노르웨이는 여름엔 우리나라보다 시원한 편이다.

바이킹 시대로 불렸던 8세기경 유럽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노르웨이는 872년경 '노르웨이'라는 이름으로 첫 통일왕국이 만들어진 후 베르겐을 수도로 삼아 약 500년간 평화를 누렸다.

하지만 1397년에 '칼마르 동맹'이 맺어진 후 400년간 덴마크의 속국으로, 1814년부터 약 90년간은 스웨덴의 연방으로 지배를 받았다가 1905년에 독립국가가 될 수 있었다.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할 때 버려진 산악 지형만을 물려받아 아이슬란드와 함께 북유럽에서 가장 살기 힘든 국가로 여겨졌다. 먹고 살 길이 없어 해적질을 해야만 했던 바이킹왕국.
  
 노르웨이 제2의 도시 베르겐 모습. 12세기부터 약 200년간 노르웨이의 수도였다. 오슬로로 수도가 옮겨 간 이후에는 한자동맹을 통해 19세기까지 북해와 발트해 전체를 주름잡은 해상무역의 중심지였댜.
ⓒ 오문수
    
하지만 1969년 북해유전이 발견되면서 유럽 최고의 산유국으로 급부상했고 현재는 세계 3위 석유 및 천연가스 수출국이 되어 소득수준과 인프라를 비롯한 여러 면에서 덴마크와 스웨덴에 역전했다.

노르웨이는 지구상에서 인간이 사는 가장 깨끗한 청정지역 가운데 하나다. 국토 면적에 비해 인구밀도가 극히 적고 제조업이 거의 발달되어 있지 않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한국인임을 빛낸 이철호의 '미스터 리' 라면

노르웨이인들은 그들의 땅을 사랑한다. 그들의 국가는 'Ja, vi elsker dette landet'로 '그래, 우리는 이 땅을 사랑한다'라는 의미다. 한반도의 1.7배나 되는 면적에 인구 550만명 정도가 사는 이 땅에는 한국 교민이 1540명 정도 살고 있고 노르웨이에 입양된 한국 입양아 출신이 6천명 가량 거주하고 있다. 노르웨이에는 한국인임을 빛낸 이도 있다.
 
 오슬로 시청사 모습으로 1990년 이후부터 매년 12월 10에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린다.
ⓒ 오문수
   
한국전쟁 중 노르웨이인 의사를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긴 이철호(2018년 작고)씨는 노르웨이로 와서 스위스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유럽 최고의 요리사 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우연히 허름한 뒷골목에서 먹었던 라면이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전국을 직접 돌면서 시식회를 열었는데 심지어는 시식회를 여는 한 동네 초등학생 대부분이 무단결석까지 했다고 한다. 2018년 2월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그는 라면을 통해 한국을 알리고 양국 간 마음의 다리를 놓았다. 노르웨이에 가시거든 이철호씨가 만든 '미스터 리' 라면을 먹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노르웨이를 빛낸 인물에는 극지방 탐험가 난센과 아문젠 등의 탐험가가 있지만 노르웨이의 3대 예술가를 들라면 극작가 '헨릭 입센'과 음악가 '그리그', 화가인 '뭉크'를 든다.

오슬로에는 뭉크 박물관이 있다. 삶의 여러 단면을 강렬한 색감으로 그려낸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작품 앞에 서면 절망스런 상황 앞에서 고뇌했을 뭉크를 생각하며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영원한 삶의 굴레'를 표현한 비겔란 공원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중심가에서 약간 떨어진 외곽지역에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비겔란 공원이 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조각가 구스타프 비겔란과 그 제자들이 만든 조각이 널린 대형 공원에는 인간의 삶을 주제로 만든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비겔란 공원 모습. 비겔란과 그 제자들이 만든 조각이 널린 대형공원에는 인간의 삶을 주제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 오문수
  
 하당에르 국립공원 지역으로 겨울에는 양쪽에 세워놓은 막대기 높이까지 눈이 쌓인다. 운전자들을 위해 도로 양쪽에 막대기를 세운 곳으로 영화 <스타워즈> 촬영지이기도 하다
ⓒ 오문수
 
그 중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공원 중심에 서 있는 '모노리탄'으로 1929년부터 약 14년간 3명의 석공에 의해 만들어졌다. 14m의 조각 안에 있는 121명의 인간 군상은 '영원한 삶의 굴레'를 표현하고 있으며 그 주변에는 36개의 동상이 '모노리탄'을 호위하듯이 둘러싸고 있다.

노르웨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피요르드 관광

노르웨이에 가면 노르웨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랄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피요르드인 송네 피요르드와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뤼세피요르드, 하르당에르 피요르드가 있다.

피요르드가 생성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약 6천년 전 빙하기로 추정된다. 여러번의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쳐 빙하의 침식작용에 의해 육지가 침식되자 U자형의 복잡한 해안선과 빙하 지형이 만들어졌다.

페리를 타고 피요르드를 항해하는 사람들 입에선 산 위에 쌓였던 만년설이 녹아 천길 낭떠러지를 타고 내려오는 폭포수를 바라보다 "아! 하루만 더 이곳에서 쉬고 싶다!", "이 아름다운 곳에 한 번 더 오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출발지점에 있는 페리선 앞에 노르웨이의 요정으로 불리는 트롤상이 서있다. 노르웨이 숲속에는 트롤이라 불리는 요정이 살며 낮에는 숲에서 자고 밤에 나와서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나쁜사람을 곯려준다고 한다.
ⓒ 오문수
     
 1500m 달스니바 전망대에서 바라본 게이랑에르 피요르드 모습
ⓒ 오문수
   
일행은 눈 쌓인 길이 너무 험해 5월말에서 9월 25일경까지만 오픈한다는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를 방문했다. 아기자기한 매력을 지닌 게이랑에르 피요르드를 찾아가는 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는 산길을 따라 건설된 도로로 360도 회전하는 도로가 11개나 된다. 창밖을 보면 너무 아찔해 오금이 저린다.
한참을 달려 도로 주변에 쌓인 눈과 얼음을 보며 해발 1500m '달스니바 전망대'에 오르면 구름 사이로 아스라이 보이는 게이랑에르 피요르드가 보이고 만년설 쌓인 산 정상들이 발 아래 있다. 
 1500m 달스니바 전망대에서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 일행의 모습 뒤로 만년설이 보인다.
ⓒ 오문수
   
 기후변화로 인해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리는 베이야 빙하 모습.
ⓒ 오문수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절벽 끝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나도 카메라를 스포츠 모드로 바꾼 뒤 일행 한 분에게 하늘로 날아오르는 인생샷을 선물했다.

게이랑에르 헬레쉴트 구간은 게이랑에르 피요르드의 대표적인 지류를 지나가는 한 시간 10분간의 S자 노선이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일곱 자매 폭포'라 불리는 아름다운 일곱 줄기의 폭포와 그 건너편의 '구혼자 폭포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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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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