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신경 없고 게임만 하는 딸, 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이학후 2023. 7. 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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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 년 전부터 대대로 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히어로 '슈퍼 라이언'으로 활동 중인 집안에서 태어난 헤일리(신은수 목소리). 어느 날, 헤일리의 실수로 초능력을 발휘하게끔 해주는 슈트가 줄어들면서 아빠 라이프(정성원 목소리)는 더는 슈퍼 라이언으로 활동할 수 없게 된다.

라이프는 헤일리에게 슈퍼 라이언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 훈련을 시작하나 운동 신경은 둔하고 컴퓨터 게임만 좋아하는 딸은 실수만 연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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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슈퍼 키드 헤일리> 자신만의 히어로로 거듭나는 소녀의 성장담

[이학후 기자]

 영화 <슈퍼 키드 헤일리> 포스터
ⓒ 찬란
 
수백 년 전부터 대대로 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히어로 '슈퍼 라이언'으로 활동 중인 집안에서 태어난 헤일리(신은수 목소리). 어느 날, 헤일리의 실수로 초능력을 발휘하게끔 해주는 슈트가 줄어들면서 아빠 라이프(정성원 목소리)는 더는 슈퍼 라이언으로 활동할 수 없게 된다. 라이프는 헤일리에게 슈퍼 라이언 자리를 물려주기 위해 훈련을 시작하나 운동 신경은 둔하고 컴퓨터 게임만 좋아하는 딸은 실수만 연발한다. 
슈퍼 라이언이 사라져 도시가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린 통에 걱정이 태산이던 라이프는 조카 아드리안(김다올 목소리)의 뛰어난 운동 신경을 발견하고 그에게 슈트를 물려주기로 마음먹는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는 헤일리는 과거 슈퍼 라이언으로 활동했던 할머니(박시윤 목소리)에게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는다.
 
 영화 <슈퍼 키드 헤일리>의 한 장면
ⓒ 찬란
 
자신만의 히어로로 거듭나는 헤일리의 성장담을 그린 <슈퍼 키드 헤일리>는 '노르웨이의 아카데미시상식'이라 불리는 아만다 어워즈 4관왕에 빛나는 유럽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감독 라스무스 A. 실버르센의 신작이다. 30년 전통의 노르웨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큐비스텐 애니메이션'의 공동 소유주 중 한 명인 그는 CG 애니메이션인 <꼬마영웅 경찰차 프로디>(2009)와 <배저로와 친구들: 신비한 모험>(2015),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 <아기곰 보보 구출 대작전>(2016)과 <루이스&루카-미션 투 더 문>(2018) 등 다양한 제작 방식을 넘나들며 어린이에게 웃음을 주고 삶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분명 <슈퍼 키드 헤일리>의 캐릭터는 진부하고 이야기 또한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 등 할리우드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을 오가며 활동한 최정상 캐릭터 디자이너 카터 굿리치가 참여했지만, 제작 규모가 현격한 탓에 캐릭터, 액션 등 볼거리는 놀랍지도, 새롭지도 않다. 
 
 영화 <슈퍼 키드 헤일리>의 한 장면
ⓒ 찬란
 
흥미로운 건 볼거리가 아닌, 21세기 들어 가장 유행 중인 '슈퍼 히어로 장르'에 대한 라스무스 A. 실버르센 감독만의 새로운 해석이다. <슈퍼 키드 헤일리>가 던지는 "슈퍼 히어로가 된다는 의미"나 '엄청난 힘이 인물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미 숱한 슈퍼 히어로 영화들에서 다뤄진 바 있다. 그런데 <슈퍼 키드 헤일리>는 슈퍼 히어로란 소재를 취하지만, 장르의 이전 영화들과 다른 결의 이야기를 펼친다. 
영화는 슈퍼히어로의 힘 또는 슈트를 빌려 "다른 사람들이 갖는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면?" 내지 "부모가 정해준 길을 가고 싶지 않다면?" 같은 지금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고민하는 현실적인 문제를 조명한다. 그리고 슈퍼 라이언이 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며 자신만이 가진 장점을 발견하는 헤일리의 모습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가치인 '용기'를 일깨워 준다. 슈퍼 히어로의 슈트로 '사자'를 선택한 이유도 용기와 힘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영화 <슈퍼 키드 헤일리>의 한 장면
ⓒ 찬란
 
라스무스 A. 실버르센 감독은 "모든 사람이 훌륭해야 할까요? 아니면 자신 자신인 것만으로 충분할까요?"라며 "<슈퍼 키드 헤일리>는 따뜻하고 재미있으며 색다른 이야기를 전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라고 연출 의도를 전한다. <슈퍼 키드 헤일리>는 자극적인 재미나 단순한 볼거리를 추구하지 않고 비교적 탄탄한 서사를 통해 소중한 가치를 깨닫고 자신의 능력을 믿게 되는 소녀의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 이정도면 어린이를 위한 영화로 부족함이 없다. 노르웨이 박스오피스에서 7주 연속 TOP 10에 올랐고 제73회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섹션에 공식 초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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