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빙하 사라진다…실종 산악인 시신 37년만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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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에서 등반 도중 실종된 산악인의 시신이 수십 년 만에 발견됐다.
이듬해에는 마터호른 빙하 가장자리에서 1970년 눈보라로 실종된 일본인 등반가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2017년에는 1942년 초원에서 실종된 스위스 부부의 시신이 빙하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번에 독일인 시신이 발견된 테오둘 빙하 역시 유명 스키장으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인근의 고르너 빙하와 연결돼 있었지만 지금은 분리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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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록적 폭염으로 더 빨리 사라질 것”
알프스에서 등반 도중 실종된 산악인의 시신이 수십 년 만에 발견됐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린 탓이다.
영국 BBC 방송은 28일(현지시간) “이달 초 스위스 체어마트 위의 테오둘 빙하를 지나던 등반가들이 인간의 유해와 소지품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시신의 주인은 37년 전인 1986년 실종된 독일인 등반가로 밝혀졌다. 당시 대대적인 수색과 구조 작전이 펼쳐졌으나 그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 독일인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으나, 실종 당시 그의 나이는 38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최근 눈 속에 묻혀 있던 시신이나 사고의 흔적이 발견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스위스 마터호른 북서쪽의 슈토키 빙하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 1990년 실종된 27세의 독일 산악인으로 밝혀졌다. 같은 해 8월에는 융프라우 인근 알레치 빙하에서 1968년 추락한 경비행기 일부 형태가 드러났다.
2014년에는 마터호른 산악 대피소에 보급품을 배달하던 헬리콥터 조종사가 1979년 실종된 영국인 산악인 조너선 콘빌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듬해에는 마터호른 빙하 가장자리에서 1970년 눈보라로 실종된 일본인 등반가 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2017년에는 1942년 초원에서 실종된 스위스 부부의 시신이 빙하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시신을 찾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나, 이는 우려할 만한 사건”이라고 지적한다. 스위스 당국에 따르면 20세기 들어 알프스의 빙하 중 약 500개가 사라졌으며, 나머지 4000여 개 빙하도 2100년까지 90%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스키 관광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번에 독일인 시신이 발견된 테오둘 빙하 역시 유명 스키장으로,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인근의 고르너 빙하와 연결돼 있었지만 지금은 분리된 상태다.
올해 초 제네바대학 연구팀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겨울철에 알프스에서 눈에 덮이지 않은 면적이 지난 22년간 5200㎢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서울 전체(약 605㎢)의 약 9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지구 온난화는 국경의 모양까지 바꾸고 있다. 지난해에는 얼음이 녹으면서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이 달라졌다.
국경선은 일반적으로 해빙수가 흐르는 유역 분수계(하천의 유역을 나누는 경계)를 따라 형성돼 있다. 그러나 빙하가 줄면서 분수계의 위치도 달라진 것이다. 이 때문에 스위스와 이탈리아 정부는 국경선의 재설정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의 빙하 전문가들은 지난해 여름 과학자들이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빙하가 줄고 있다며 “이 속도라면 이번 세기 말에는 거의 모든 알프스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BBC는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빙하 전문가들의 이런 예측마저도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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