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컵대회 스타' 김세인, 올해는 더 성장했다

양형석 2023. 7. 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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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9일 페퍼저축은행과의 컵대회 개막전서 20득점 폭발, 도로공사 3-1 승리

[양형석 기자]

지난 시즌 V리그 우승팀 도로공사가 올해 컵대회 개막전에서도 승리를 따냈다.

김종민 감독이 이끄는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는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의 A조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7, 21-25, 25-23, 25-22)로 승리했다. 작년 컵대회 준우승팀이기도 한 도로공사는 박정아(페퍼저축은행)와 정대영(GS칼텍스 KIXX)이 이적, 이윤정 세터가 부상으로 결장했음에도 컵대회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가져갔다.

도로공사는 미들블로커 배유나가 블로킹 6개를 포함해 14득점을 올렸고 전새얀이 9득점, 최가은이 6득점을 기록했다. 이윤정 대신 주전세터로 출전한 안예림 세터도 서브득점 2개와 블로킹 3개로 5득점을 보탰다. 하지만 컵대회 첫 경기에서 도로공사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따로 있었다. 172cm로 이날 출전했던 도로공사 선수 11명 중 가장 신장이 작았던 아웃사이드히터 김세인이었다.

컵대회 스타들, 모두 주전이 되진 못했다
 
 작년 컵대회에서 5경기69득점을 기록한 김세인은 도로공사의 준우승에 크게 기여하며 MIP에 선정됐다.
ⓒ 한국배구연맹
 
지난 2006년에 시작해 작년까지 17번의 대회를 치렀던 컵대회는 무더운 여름에 배구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물론 각 구단들에게는 자신과 상대의 전력을 파악하고 여름훈련의 성과를 확인하는 '시범경기'의 성격이 강하다. 사실 주전자리를 확실히 보장 받은 각 팀의 핵심선수들은 컵대회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지만 주전과 벤치의 경계에 있는 선수들은 컵대회를 통해 감독과 팬들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컵대회 활약을 통해 주전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던 대표적인 선수는 KGC인삼공사의 토종에이스로 활약했던 최은지(GS칼텍스)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지명을 받았던 최은지는 기업은행과 도로공사를 거치며 7시즌 동안 한 번도 100득점을 넘긴 시즌이 없을 정도로 좀처럼 주전으로 활약하지 못했다. 그렇게 2017-2018 시즌이 끝나고 첫 FA 자격을 얻은 최은지는 800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인삼공사로 이적했다.

최은지는 아웃사이드히터가 약했던 인삼공사에서 곧바로 주전 한 자리를 차지했고 2018년 컵대회 5경기에서 113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인삼공사의 우승을 견인하며 MVP에 선정됐다. 컵대회를 통해 인삼공사의 새로운 토종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최은지는 2018-2019 시즌 360득점, 2019-2020시즌 271득점, 2020-2021 시즌 229득점을 기록하며 세 시즌 연속 팀 내 토종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렸다.

물론 컵대회 활약이 언제나 V리그에서 많은 기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컵대회에서의 맹활약에도 V리그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던 비운의 선수는 GS칼텍스의 문지윤이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순위로 기업은행에 입단한 문지윤은 2020년1월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GS칼텍스에는 메레타 러츠와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현대건설 힐스테이트)라는 외국인 선수가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하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던 문지윤은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았던 작년 컵대회에서 GS칼텍스의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하며 4경기에서 63득점을 기록하는 활약으로 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문지윤은 V리그 개막 후 여전히 모마에 밀려 웜업존을 달구는 시간이 더 많았고 익숙하지 않은 미들블로커를 전전하며 28경기에서 130득점을 올리며 시즌을 마쳤다. 컵대회에서 보여준 엄청난 존재감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활약임에 분명했다.

작년보다 더욱 성장한 '작은 거인' 김세인
 
 김세인은 올해 컵대회 첫 경기에서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며 한 단계 성장한 기량을 선보였다.
ⓒ 한국배구연맹
 
도로공사의 김세인 역시 작년 컵대회가 배출한 스타 중 한 명이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신생구단 페퍼저축은행에 지명됐던 김세인은 루키시즌 31경기에서 92세트를 소화했지만 단 6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공격보다는 주로 수비보강을 위해 후위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시즌 중·후반에는 문슬기 리베로 대신 리베로로 출전하기도 했다. 김세인은 최하위 페퍼저축은행 내에서도 크게 돋보이는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작년 4월 도로공사는 FA자격을 얻어 페퍼저축은행으로 이적한 이고은 세터의 보상선수로 김세인을 지명했다. 배구팬들은 임명옥 리베로의 다음 세대를 키우기 위한 지명이라고 예상했지만 김종민 감독은 김세인을 리베로가 아닌 아웃사이드히터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김세인은 도로공사에서의 데뷔무대였던 작년 컵대회에서 5경기 69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MIP를 수상했다.

하지만 김세인의 기세는 V리그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김세인은 2022-2023 시즌 정규리그 31경기에 출전했지만 32.26%의 성공률로 단 11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박정아와 문정원, 전새얀 같은 핵심 선수들은 물론이고 백업선수 이예림(48득점)에게도 미치지 못하는 활약이었다. 외국인 선수를 비롯해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V리그에서 공격수로 활약하기에 김세인의 작은 피지컬(172cm58kg)은 너무 큰 약점으로 보였다.

그렇게 지난 시즌을 통해 한계를 절감한 김세인은 올해 컵대회에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29일 페퍼저축은행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주전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한 김세인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5.61%의 공격 점유율을 책임지며 45.24%의 높은 성공률로 20득점을 기록했다. 세터를 제외한 양 팀 공격수들을 모두 합쳐 이날 45%가 넘는 공격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김세인이 유일했다.

컵대회에서는 김세인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외국인 선수 반야 부키리치와 아시아쿼터 타나차 쑥솟이 합류하면 V리그에서 김세인의 입지는 좁아질 수도 있다. 지난 시즌 27.45%, 29일 경기에서도 23.53%에 그쳤던 리시브 효율 역시 김세인이 아웃사이드히터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작년 컵대회에서 배구팬들을 놀라게 했던 김세인은 올해 컵대회에서도 한층 성장한 기량으로 배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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