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 검사비, 교실 온돌설치비 준다…지자체 과도한 복지 논란
초등학생 성장판 검사비나 아침밥을 먹고 인증샷을 남기면 상품을 준다. 교실 온돌 설치비 지원도 추진한다.
전국 자치단체와 지방의회 등이 추진하는 색다른 복지 혜택이다. 이를 놓고 "주민이 꼭 필요한 부분을 챙기는 '생활 밀착형 복지'"라는 주장과 "예산 대비 효과가 의심되는 데다 지자체가 이런 세밀한 부분까지 챙겨야 하냐"는 지적이 맞선다.
대전 "아이 키 성장 지원하겠다" 조례
대전시의회는 지난 24일 김영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전시교육청 학생 키 성장 지원 조례안’을 가결했다. 조례안에는 교육감이 초등학생 성장판 검사비를 지원하고 맞춤형 급식 식단이나 운동 프로그램 개발·운영 등 성장에 필요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전시의회와 대전시교육청은 초등학교 1학년 1만1402명(5월 기준)에게 검사비로 5만원씩 지원하면 연간 5억7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하면 예산은 37억원으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대전시의회 민경배 의원은 지난 12일 ‘대전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했다. 세상과 단절한 상태로 몸을 숨긴 은둔형 외톨이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데다 지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통계청 조사 결과를 근거로 2021년 기준 전국 19~34세 고립 청년이 전체 청년의 5%인 53만8000여 명으로 추정했다.
대전·부산, 은둔형 외톨이 지원방안 마련
민경배 시의원은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이 사회에서 멀어지면서 각종 사건·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라며 “은둔형 외톨이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의회도 지난 2월 의원 대표 발의를 통해 ‘부산시 고립·은둔 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했다.
경기 이천, 교실 온돌 설치비 지원
경기도 이천시는 각급 학교에 교실 온돌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다. 사업 첫해인 올해는 6개 초등학교 저학년 38개 교실에 1000만원씩 모두 3억8000만원을 지원한다. 이천시 관계자는 “학교가 낯선 초등학교 저학년이 집처럼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 남원시는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1인 가구와 한부모 가정에 폐쇄회로TV(CCTV)나 안심장비를 지원하고 있다. 안심장비는 현관문 이중 잠금장치나 창문 잠금장치, 휴대용 비상벨 등으로 원하면 모두 설치가 가능하다. 성범죄 노출이 우려되는 여성 장애인 가구에는 CCTV를 설치해주고 있다.
충남 보령·서울 성동구, 탈모 치료 지원
충남 보령과 서울 성동구 등은 ‘탈모 문제’ 해결에 나섰다. 보령시는 1월 ‘치료비 지원 조례’를 만들고 연간 최대 200만원까지 주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지난해 5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성동구 청년 등 탈모 치료 지원 조례’를 제정, 공포했다.
전문가 "시급하지 않은 돈 지원은 부적절"
이런 가운데 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도입했던 국제결혼 지원 제도는 줄줄이 폐기되고 있다. 매매혼을 조장하고 성차별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충북 괴산군은 지난 4월 ‘미혼자 국제결혼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폐지했다. 2008년 조례를 제정한 지 15년 만이다. 충남 서천군도 국제결혼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를 입법 예고했다. 충남 금산군과 부여군도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관련 조례를 폐지했다.
신진호 기자·전국종합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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