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땐 많았던 여성 촬영감독”…촬영 현장에만 있는 ‘벽’ [콘텐츠 만드는 여성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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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개봉한 임순례 감독의 영화 '교섭'은 여성 감독이 연출한 첫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영화였다.
또 다른 스태프 또한 "영화과의 여성 학생 비율은 낮은 것은 아니다. 학생일 땐 여성 촬영 스태프, 그리고 여성 촬영감독도 많았다. 그런데 현장의 여성 비율이 낮다는 건 결국 진입장벽 자체가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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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개봉한 임순례 감독의 영화 ‘교섭’은 여성 감독이 연출한 첫 100억원대 블록버스터 영화였다. 물론 그동안 없었던 기회가 열린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2000년대 초반 100억 제작비 시대가 열려,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해에 10편이 넘는 100억원대 작품들이 제작되던 것을 고려하면 너무 늦은 변화라는 지적도 있다.
변영주, 이경미 감독 등 베테랑 여성 감독들부터 최근 소규모 영화지만, 웰메이드로 주목받으며 떠오르는 감독이 된 ‘벌새’의 김보라, ‘내 언니전지현과 나’의 박윤진, ‘다음 소희’의 정주리까지. 여성 감독들의 영화계 진출 및 활동은 이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큰 규모의 상업 장르영화에서는 기회가 덜 주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 영화감독은 “여성 감독들의 역량을 의심한다기보다는 아무래도 과거에는 리더로서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여성 감독들에게 맡기는 것에 의문을 표하는 분위기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그 이유를 짚으며 “앞선 사례들이 없다 보니 더딘 부분이 있었지만, 최근 신인 감독들 중에선 여성들의 숫자도 많다.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 연출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여러 영화 현장에서 일했던 한 영화 스태프는 현장의 여성 비율에 대해 “현장에 남성 스태프들의 숫자가 더 많은 것은 맞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몇 작품들에서 여성이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한 적도 있다. 현장의 여성 스태프들 비율만 보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핵심 인력의 여성 비율은 극히 낮다. 특히 촬영, 조명 등 일부 직군에서는 여성들이 여전히 높은 벽을 느끼기도 한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한국 영화산업 성인지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202편의 영화 중 감독, 제작자, 프로듀서, 주연배우, 각본가, 촬영감독 등 핵심 인력으로 손꼽히는 자리를 여성 인력이 맡은 경우는 26%에 불과했다.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 작품으로 좁히면 여성 촬영감독은 ‘0명’이었다.
드라마 업계 종사자의 설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드라마 외주 제작사 PD는 “요즘에는 여성 PD 혹은 CP들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눈에 보인다. 다만 촬영, 조명 스태프들은 남자들의 숫자가 압도적이라 변화가 쉽게 예상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수의 영화에 참여한 한 촬영 스태프는 “사실 현장 내에서 차별을 느끼는 부분은 없다. 임금이 다르다거나, 세컨드, 퍼스트로 올라가는 것에 있어서도 남자라고 우선해 기회를 주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물론 팀마다 분위기는 다를 것이다. 내 경우에는 그렇다. 과거에는 있었다던 성희롱적인 발언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달라진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현장에서 직접 경력을 쌓는 여성 촬영 스태프들의 숫자 자체가 적은 것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팀을 꾸리고 나면 느끼는 차별은 없지만, 아무래도 남자들이 많은 곳에 여자 스태프가 들어가게 되면 숙소 문제를 비롯해 불편함이 생길 수 있지 않나. 그런 부분 때문에 처음부터 여자 스태프를 꺼리는 사례는 종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태프 또한 “영화과의 여성 학생 비율은 낮은 것은 아니다. 학생일 땐 여성 촬영 스태프, 그리고 여성 촬영감독도 많았다. 그런데 현장의 여성 비율이 낮다는 건 결국 진입장벽 자체가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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