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볼→실책→주루사→벤치 판단, 3위 맞아?…'악몽' 같았던 두산의 '토요일 밤'

유준상 기자 2023. 7. 3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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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더비'에서 그냥 물러설 수 없었던 두산 베어스가 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도 승리를 놓쳤다.

게다가 두산은 후속타자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더 헌납, 두 팀의 격차가 0-4까지 벌어졌다.

이닝을 더 끌고 갔다면 2명의 주자와 함께 LG를 더 몰아붙일 수 있는 두산이었다.

10회초에는 1사 3루에서 오지환이 친 땅볼 타구를 3루수 허경민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두산은 역전까지 허용했고, 연패 탈출을 다음 경기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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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잠실더비'에서 그냥 물러설 수 없었던 두산 베어스가 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도 승리를 놓쳤다. 연패는 더 길어졌다.

두산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9차전에서 6-7로 패배하면서 4연패 수렁에 빠졌고, 시즌 성적은 44승1무40패(0.524)가 됐다.

이날 잠실야구장에는 3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2만1126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 양 팀 선수들에 응원을 보냈다. 선수들 못지않게 팬들도 연패 탈출에 대한 의지가 강력했다.

그러나 선취점을 허용하는 과정에서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4회말까지 LG와 0의 균형을 이어가던 두산은 5회초 돌발 변수와 함께 대량실점을 헌납했다.

위기를 자초한 건 다름 아닌 주전 포수 양의지였다. 4회초 1사 1·2루에서 두 번째 투수 김명신이 올라왔는데, 신민재에게 던진 3구 직구를 포수 양의지가 잡지 못하고 뒤로 흘렸다. 공식 기록은 양의지의 패스트볼(포일)이었다.

신민재의 삼진으로 한숨을 돌린 두산은 홍창기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면서 문성주와의 승부를 택했지만, '악수'가 됐다. 2사 만루에서 문성주가 좌전 안타를 때렸고 3루주자 문보경과 2루주자 박해민이 차례로 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1루주자 홍창기까지 홈으로 쇄도했다.

홍창기의 경우 원심은 아웃이었으나 LG 벤치의 비디오 판독 요청 끝에 세이프로 판정이 번복됐다. 홈 충돌 관련 상황까지 함께 들여다본 판독센터는 포수 양의지가 슬라이딩을 시도한 홍창기의 손을 가로막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강력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불복이 퇴장으로 이어진다는 걸 모를 리가 없었지만, 퇴장을 당할 것까지 감수하고 한동안 항의를 이어갔다. 게다가 두산은 후속타자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더 헌납, 두 팀의 격차가 0-4까지 벌어졌다.

LG의 필승조를 감안하면 4점 차가 결코 작은 격차는 아니었지만, 사령탑 없이 경기를 소화해야 했던 두산은 곧바로 추격을 시작했다. 5회말 강승호의 몸에 맞는 볼과 양찬열-박준영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김태근의 삼진 이후 정수빈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날 두산의 첫 득점.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김재환이 우전 안타로 주자 두 명을 불러들였다. 다만 우익수의 1루 송구에 방심한 김재환이 1루에서 태그 아웃 되면서 이닝이 허무하게 종료됐다. 이닝을 더 끌고 갔다면 2명의 주자와 함께 LG를 더 몰아붙일 수 있는 두산이었다.

6회말 1점, 8회말 2점으로 승리에 다가서는 듯했던 두산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사령탑 없이 경기를 운영하던 두산 벤치가 8회초를 공 9개로 매듭지은 정철원을 9회까지 밀고 간 선택이 결과적으로는 '실패'였다. 문보경의 2루타와 박해민의 안타로 1사 1·3루가 됐고 신민재의 타구 때 유격수 김재호가 송구 실책을 범하며 3루주자 문보경이 홈을 밟았다.

LG가 1점 차로 따라붙자 두산이 홍건희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후속타자 홍창기의 땅볼 때 1점을 추가한 LG가 기어코 6-6 균형을 맞췄다. 10회초에는 1사 3루에서 오지환이 친 땅볼 타구를 3루수 허경민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두산은 역전까지 허용했고, 연패 탈출을 다음 경기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실책 개수는 2개였지만, 보이지 않는 실수까지 포함하면 여기저기서 허점이 드러났다.

'3위답지' 않은 경기력에 팬들도, 선수들도 무거운 마음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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